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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정치하면서 제 금수저 부러졌어요"

연정으로 대선 도전 ... 핸디캡 아닌 소중한 가정이죠

2017-03-08 09:34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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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바른정당 소속의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났다.
탄핵 정국인 현재 보수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다소 차가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홍대 앞 놀이터에서 ‘토크 버스킹’ 행사를 하고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도 만나는 등 스킨십을 높이고 있는 그다.
보수와 진보의 시각으로 보면 누가 봐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걸 뛰어넘자는 그의 목소리에선 힘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인터뷰는 일요일 오후, 경기도청이 있는 수원이 아닌 여의도에 위치한 경기도청 서울사무소에서 이루어졌다. 하루하루 상황이 달라지는 탄핵 정국 속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사람은 대선에 나가면 안 된다’, ‘세대교체가 아닌 정권교체가 중요하다’는 쪽으로 흐르는 국민 정서. 이런 와중에 보수주자로서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하며 쉽지 않은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그다. 세대와 지역을 오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는 그와 마주앉았다.
 
 
요즘 많이 바쁘시죠? 어제는 홍대 앞 놀이터에서 토크 버스킹 행사도 하셨던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많이 춥더라고요.(웃음) 날씨가 추워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직접 젊은 사람들을 만나서 소통을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세대교체가 아닌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들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보수 후보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권교체, 필요하죠. 하지만 정권교체를 한다고 해서 나라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문재인 후보도 패권입니다. 패권 아닌 정치의 세대교체로 가야 합니다. 끼리끼리 다 갖고 투명하지 못하게 장막 속에서 운영하고 그런 게 패권인데, 새로운 정치는 아주 투명하게 모두 힘을 합해서 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세대교체고요. 탄핵이 인용돼서 엄청난 국정농단을 일으킨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을 하면 이제 국민들이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의 세대교체를 하자고 할 겁니다.
 
지지율이 아직은 미미한 편인데, 분위기 전환의 전략이 있으신가요? 변화가 곧 오겠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들 하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변화가 올 시간은 충분합니다. 변화의 계기는 국민들이 보수 쪽을 쳐다봐 주느냐의 문제지 시간이 부족하진 않아요. 지지율 1위인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로 반기문, 황교안, 이재명, 안희정 이렇게 여러 사람이 떴다 졌다 하는데, 그 변화가 불과 1~2주 사이였어요.
 
보수주자로서 ‘보수에 인물이 없다’는 말을 들으면 속상하지 않으십니까. ‘내가 인물이다’ 이런 말씀을 하고 싶으실 텐데요. 인물이 없는 게 아니라 지금은 아직 보수진영 후보에 대해 안 들으려고 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이 ‘어떤 대통령을 뽑을까’ 고민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것보다, 정치가 이대로 가면 다 망해요. ‘경제와 안보를 튼튼하게 하자, 그래서 그 가운데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나라를 만들자’는 게 제 생각이거든요.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해요.
 
바른정당 내 라이벌인 유승민 주자와 비교가 됩니다. 유승민 후보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또 본인의 차별점은 무엇인지요. 좋은 경쟁자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좋은 경쟁을 펼치겠습니다. 실제로 유승민 주자와 친합니다. 경제민주화 같은 경우엔 같은 고민을 했고, 보수의 변화를 위해 같이 고민했지요. 큰 틀에서는 정치적 동지로 봐요. 차별점이라면 한 사람은 영남에 기반을 두고 활동을 하셨고, 한 사람은 수도권에서 중앙정치를 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겠죠.
 
두 분은 아버지로 인한 금수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정치하기 전까지는 순탄했는데, 정치하면서 제 금수저는 부러졌습니다.(웃음) 많이 힘들었어요.
 
아버지께 물려받은 정치적인 자산, 가치가 있다면요? 저희 아버지는 생활정치를 하셨어요. 중앙정치 무대에서의 권력싸움이 아니고요. 도지사가 되면서 특히 더 느끼는데, 국민들에게는 싸우는 정치보다 먹고사는 그런 단순 명백한 정치가 더 와 닿아요. 저에게는 아버지의 그런 DNA가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런 데서 먼 정치인도 많거든요.
 
 
# 경기도 책임진 정치 프로페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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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지사는 본인을 ‘프로페셔널이다’라고 정의 내렸다. 국회의원 5선을 거쳐 도지사가 되면서, 국회에서 준비했던 철학과 비전을 현실 정책으로 만든 경험이 있다. 이론과 실전을 겸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근 대선주자들의 핫 키워드로 떠오르는 연정 역시 경기도청에서 먼저 시도하여 정확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경기지사의 경험이 큰 자산이죠? 저는 중앙정치에서 5선을 했고, 말레이시아보다 더 큰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는 경기도를 맡고 있습니다. 저는 해본 사람이에요. 앞으로는 ‘해보지도 않고 이렇게 하겠다’고 하는 사람을 믿지 말고, 해본 걸 보고 평가를 하고 진짜 프로가 누구냐를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소중한 가족, 귀한 재산을 지켜줄 사람이 누군지 판단하셔야죠.
 
후보로서 전략을 가지고 있다면요? 경기도에서 하는 대로 하면 됩니다. 두 부지사를 둔 경기도청 테이블에서는 각기 다른 당 출신 장관들이 회의하는 테이블에서 흔히 일어나는 멱살잡이나 최순실이 없어요. 국민 여러분이 제일 싫어하시는 게 정치싸움이잖아요. 해본 사람한테 시키면 됩니다. 예를 들어 재벌은 보수가 해야 해요. 노동개혁은 진보가 해야죠. 제일 잘하는 사람에게 일을 시키는 거죠. 링컨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팀 오브 라이벌스’, 제가 하겠습니다.
 
탄핵 정권이 시끄러운데 정치인으로서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내가 잘났으니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모든 정파가 다 모여서 토론을 통해 큰 원칙을 만들어야 해요. 한 가지 역사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하는 거예요. 독일이 그래요. 다양성,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연정을 하고 있어요. 아주 기본적인 원칙을 지켜서 눈부신 성장, 통일을 이루어냈어요.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계십니다. 여성들을 위한 정책은 어떤 것을 생각하고 계신지요? 우리 사회는 여성을 독립적인 개인으로 보지 않고 종속된 존재로 보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성의 아이덴티티가 엄마, 부인, 며느리로 규정되고 누구 엄마로 불립니다. 그걸 바꾸고 극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제적으로도 독립된 여성으로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런 사람을 국민들이 뽑았으면 좋겠어요. 원치 않았는데 불현듯 5년 정도 우리나라를 떠나야 한다고 가정을 해요. 내 가족, 내 재산을 맡기고 가야 하는데 누구에게 맡기고 떠날지 생각을 해보는 겁니다. 프로가 해야 하지 않을까요? 프로페셔널 대통령. 경기도는 대한민국 최초로 연정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보다 훨씬 훌륭한 분들에게 맡길 거예요. 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저보다 훨씬 훌륭한 분들에게 맡길 거예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면요? 어떤 나라도 외부 침입으로 망하지 않아요. 내부가 하나가 안 되기 때문에 망하지요. 망하지 않으려면 진보와 보수, 내부 싸움을 하면 안 돼요. 하나로 모으고 국론을 통일해서 30년짜리 외교정책, 교육정책, 노동정책을 만드는 등 정치가 확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튼튼한 안보, 경제를 만들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이루어져야 해요. 경기도는 대한민국 최초로 연정을 하고 있어요. (대통령이 되면) 저보다 훨씬 훌륭한 분들에게 맡길 거예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팀으로 할 거예요. 팀 남경필, 남경필 팀. 그냥 혼자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어요. 권력을 공유하고 나누면서 함께 가야죠.
 
 
# 가족은 핸디캡 아닌 가장 소중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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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촌스러운 잣대일 수 있지만, 남 지사는 정치인으로서 가족의 수혜를 받지 못한 쪽에 가깝다. 이미지로 승부를 하는 정치인에게 이혼 경력은 가정을 성공적으로 꾸리지 못했다는 인상을 심어줬고, 아들의 군복무 중 후임병 폭행 등의 혐의는 남 지사가 자식농사에도 실패했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남 지사는 이 모든 것이 사실이고 그것이 본인 삶의 모습이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쪽이다. 그런 일들을 겪는 과정에서도 그의 가족은 해체되지 않았고, 오히려 똘똘 뭉치게 되었다는 점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가족의 형태는 달라졌지만 그의 삶에서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남경필에게 가족은 핸디캡입니까? 그건 아니고, 사실이죠. 그게 그냥 저예요. 그게 제 모습이고 제 삶의 모습이에요. 잘못한 부분이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본격 대선 레이스에 들어가면 가족으로 인한 결핍이 없진 않을 것 같은데요. 외롭죠. 그런데 아이들과는 그런 일을 겪고 깊어졌어요. 서로 이해하게 되고. 아이들 엄마와도 법적으로는 이혼했지만 가족 단톡방에서 수다를 떨고. 오히려 더 깊어진 부분이 있어요. 거의 매일 대화를 나눠요. 정말 일상적인 이야기요. 오늘은 일요일이니까 ‘교회 다녀왔니?’ 이런 대화를 나눕니다. 서로 잘하라고 매일매일 응원도 해주고 그래요. 아내는 지금은 그냥 큰딸 같은 존재입니다.
 
결혼생활 25년 만에 종지부, 그리고 아들 문제. 쉽지 않은 고비였습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을 가족을 통해 경험했어요. 힘든 일이 있을 때 서로를 보듬어주는 존재는 결국 가족이었습니다. 가족이 소중하다는 것을 역으로 알게 됐어요. 어렸을 때 아이들과 스킨십을 잘 못 했는데 거꾸로 아들 문제가 터진 뒤에 더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됐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이런 직업을 하는 게 나에게 이런 의미구나’라고 느꼈을 거예요. 아들 잘못은 내 잘못이에요. 그렇지만 아들을 버릴 수는 없잖아요. 원망할 수도 있었지만 서로 걱정해줬어요.
 
아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처벌을 받고 아프리카에 봉사활동을 갔어요. 6개월 동안 한국말을 입 밖에 내본 적이 없대요. 아들이 외국에 있을 때 둘이서 열흘 가까이 여행을 다녀왔어요. 아버지와 아들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대화를 나누게 되더라고요. 힘든 일이 없었다면 아들과 단둘이 보내는 시간은 없었겠죠. 아들이 많이 성숙해졌어요. 제가 요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이야기하는 게 아들이에요. 전에는 아버지 산소에 가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요즘엔 아들과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엄한 아버지가 아니라 감싸고 보듬는 아버지로 보이네요. 정치인의 가족, 자녀가 쉬운 자리는 아니에요. 그러니 미안하죠. 저는 헤어진 우리 아이 엄마와도 서로 비난하는 마음이 없어요. 어쩔 수 없이 이혼을 선택한 거예요. 아이 엄마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에요. 몇 년 동안 이혼하자는 걸 제가 반대했는데, 소설같이 헤어졌죠.
 
소설 같은 이혼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제가 1998년도에 학생에서 국회의원이 됐어요. 아내 입장에서는 갑자기 학생 마누라에서 국회의원 마누라가 된 것이죠. 정치 시작할 때 (아내에게) 100% 동의를 못 받았거든요. 그다음에 우리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니까 학교 내에서 괴롭힘을 많이 당해서 아이도 많이 힘들어했어요. 집사람은 사찰을 당하기도 했으니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도지사가 되는 과정에서, 아내는 제가 당선되면 같이 못 산다고 했어요. 당선되면 이혼하자고 했는데 당선이 되어서, 이혼했어요. 그래서 지사 당선됐을 때 제 표정을 보면 그렇게 안 좋아요. 이혼을 해야 하니까요.
 
이혼은 아내의 의견을 존중한 결과인가요? 사실 제가 반대를 많이 했는데 아내의 말이 절 흔들리게 했어요. 25살에 결혼을 했거든요. 25년은 남경필의 아내로 살았는데 남은 25년은 자기 이름으로 살고 싶대요. 할 말이 없더라고요. 그렇게 헤어졌어요. 지금은 가끔 만나서 밥도 먹고, 서로 좋은 사람 만나면 좋겠다는 말도 나눠요. 얼른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가정이 생기나요? 생겨야죠. 저도 혼자 있을 수 없고요.
 
정치인에게 아내는 있어야 하는 존재라고 보시나요? 꼭 그런 건 아닌데 저는 결혼생활이 행복했어요. 아이 엄마는 그렇지 못했지만, 마지막엔 힘들었지만 다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새로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어머니와 여행을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아들과 여행을 다녀오니 둘이 가는 여행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를 모시고 갔어요. 그런데 아들들이 쫓아와서 넷이 갔죠. 저는 호텔을 안 쓰거든요. 에어비앤비로 다니다 보니까 방 두 개짜리 얻어서 어머니랑 둘이 같은 방을 썼어요. 거의 40년 만에 엄마랑 같이 자고, 엄마의 벗은 모습도 보고. 그러면서 생각했어요. ‘엄마도 늙었고 나도 늙었고, 엄마도 인간 나도 인간.’ 저는 많은 분들이 둘이 가는 여행을 다녀오셨으면 좋겠어요. 참 좋아요.
 
가족과 굉장히 친밀하시네요? 거꾸로 그렇게 됐어요. 가족이 온전할 때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어려움을 겪다 보니 가족이 소중한 걸 느꼈어요. 어제도 가족들과 같이 노래방 가서 시간을 보냈어요. 저희는 주말이면 가족이 모여서 삼겹살 구워 먹고 그래요. 직원들에게 가급적이면 토요일에는 일정 잡지 말라고 말해두는 편이에요. 가족도 소중하고 저도 소중하고, 힘든 일 있고 나서 더 소중해졌어요.
 
힘든 시간이 가족에겐 가장 좋은 선물을 줬네요. 저는 외부에서 받는 어떤 힘든 충격보다 가족 문제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문제들을 직접 겪어보니까, 정말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족을 힘들게 하는 일, 가족공동체가 해체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이에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되겠고, 은퇴 후 빈곤하지 않을 수 있는 안전망을 갖추는 역할을 국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안 했던 사람이 하는 것 믿지 마세요. 많이 속았잖아요. 분노로 투표하시면 안 돼요. 그냥 이미지로 투표하시면 안 돼요. 주식투자 1천만원만 해도 프로한테 맡길 건데, 국가를 맡길 때에는 더더욱 프로페셔널에게 맡겨야죠. 실제로 일을 해본 사람에게 맡겨보시란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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