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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여섯 고소영의 ‘아줌마 수다’

2017-03-03 09:39

취재 : 이우인 TV리포트 기자  |  사진(제공) : 블리스미디어·킹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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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소영이 돌아왔다. 2007년 드라마 <푸른 물고기> 이후 10년 만, 2010년 배우 장동건과 결혼한 후 7년 만이다. 1990년대 청춘스타에서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고소영. 그러나 세월도 비껴간 미모와 호탕한 웃음은 10년 공백을 무색하게 한다.
고소영이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은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들어 살아오던 주인공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찾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고소영은 이 드라마에서 드센 아줌마 심재복 역할을 맡았다. 스테이크만 먹고 살 것 같은 우아한 여배우 고소영이 드센 아줌마라니, 거부감이 드는 것도 사실. 그러나 고소영은 심재복의 성격이 자신의 성격과 상당 부분 닮았다며, 배우 고소영이 아닌 아줌마 고소영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밝힌다.
 
<완벽한 아내> 첫 방송을 앞두고 만난 그녀는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남편과 아이들 이야기를 하면서 쉴 새 없이 ‘아줌마 수다’를 쏟아냈다. 톱스타 장동건이 아닌 남편이자 아빠 장동건의 진귀한 일상도 들어볼 수 있었다.
 
 
무려 10년 만의 복귀군요.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고서 육아를 하다 보니 정말 정신없이 살았어요. 10년 공백 역시 느끼지 못했고요. 아이가 저와 애착이 강하다 생각해서 옆에 있어줘야겠다는 마음이 컸죠. 작품 제안이 들어와도 출연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이젠 마음의 여유가 생긴 건가요? 원래는 두 살 터울로 아이를 낳으려고 했는데 막상 첫째를 낳아보니 출산이 너무 힘들었고, 첫아이가 네 살이 됐을 때 혼자 노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워서 둘째를 낳았어요. 그러다 보니 복귀 시기가 늦어졌죠. 신랑도 한창 활동하고 있었고, 아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엄마가 옆에 있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조언을 구할 곳도 많지 않아서 시행착오가 많았고요. 여유가 없었죠. 그런데 막상 아이는 저와 떨어져 있어도 잘 지내더라고요. 그러다 만난 작품이 <완벽한 아내>였어요.
 
복귀작으로 <완벽한 아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폼 나는 작품보다는 친근한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완벽한 아내>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리죠. 제 이미지가 새침하고 스테이크만 먹을 것 같지만, 전혀 아니거든요. 작품과 캐릭터에 공감이 생겨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어요.
 
주변의 우려는 없었나요? 10년 동안 연기를 쉬기도 했고, 요즘 젊은 친구들이 연기를 정말 잘하더라고요. 부담스럽긴 했지만, 그 부담을 떨치지 못하면 작품을 계속 못 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전형적인 작품보다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선택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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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씨의 반응이 궁금하네요. 신랑이랑 대본을 같이 봤는데, 선뜻 하라고 하지는 않더라고요. 제게 10년 공백이 있으니까요. “마음이 끌리는 쪽으로 해라. 잘 되든 안 되든 서포트해주겠다”고 했죠. 연습할 때 신랑이 상대 역할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제가 “자기가 지질한 걸 하겠느냐”고 했어요.(웃음) 결국 연기 선생님과 함께 작품을 준비했어요. 신랑은 영화 촬영이 끝나서 육아를 도와주고 있고요.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나요? 첫째는 잘 알고 있지만, 둘째는 아직 어려서 잘 몰라요. 신랑과 함께 출연한 <연풍연가>를 첫째에게 보여줬더니 오글거린다고 했어요. 둘째는 딸이라 그런지 화보 촬영 현장에 데려가면 제가 예쁜 옷 입는 걸 질투하더라고요.(웃음)
 
복귀했을 때 기분은요? 기분 좋은 설렘이 있었어요. 거의 밤을 새우고 현장에 나갔죠. 윤상현 씨와 호흡하며 몸이 많이 풀렸어요.
 
‘드센 아줌마’ 심재복과 닮은 점이 없어 보이는데요. 제가 성격이 급해요.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이죠. 힘도 세고요. 털털한 편이라 잘 적응하고 있어요. 저는 심재복을 드센 아줌마가 아니라 걸크러시로 표현하고 싶어요. 외모적으로는 심재복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는데, 그건 제가 풀어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진정성 있게 캐릭터를 표현할 생각이에요.
 
결혼 7년 차인데, 심재복의 상황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나요? 권태기까지는 아닌데, 저희도 크게 싸우기도 하고 ‘밀당’을 하기도 해요. 보통의 부부들과 같아요. 신기하게도 사이가 나빴다가 좋아지고 하더라고요. 부부가 몇십 년을 함께 사는 이유인 것 같아요.
 
<완벽한 아내> 예고편에서 “나랑 하는 게 그렇게 싫어?”라는 대사가 파격적이었죠. 정말로 참담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죠. 그런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물론 부부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웃음) 확실히 아이를 낳으니까 19금 농담도 하게 되고 과감해진 것 같아요.
 
고소영 하면 셀럽 이미지가 강한데요. 고소영이라는 이름이 강했던 것 같아요.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강해서 어떤 면에서는 좋지만, 어떤 면에서는 안 좋게 작용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자주 보여주지 않으면서 간간이 보여주는 모습은 화려하다 보니 그런 이미지가 각인된 것 같아요. 그동안 들어온 작품의 캐릭터는 멋있고 섹시한 커리어우먼이 많았는데, 그보다 원래 제 성격이 묻어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심재복을 선택했어요. 앞으로 자주 얼굴을 보이고 활동하면서 조금씩 좁혀나갈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칭찬할수록 잘하는 스타일이니 잘 부탁드립니다.
 
아줌마가 된 후 변화를 느끼나요? 뻔뻔해졌어요. 19금 농담도 자주 해요. 스태프들도 좋아하더라고요. 아줌마가 나쁜 말은 아니잖아요. 저도 아줌마인데 다른 옷을 입진 않아요. 너무 선입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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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와 몸매가 여전하네요. 어떻게 관리하나요? 어릴 때부터 관리하는 습관이 있었어요. 항상 몸무게를 재죠. 지난해 가을 몸무게가 갑자기 늘었는데 어떻게 해도 안 빠지는 거예요. 우울해지면서 여자로서도 슬퍼졌죠. 그래도 다행히 일을 하면서 식욕이 떨어졌어요. 카메라 마사지라는 게 정말로 있는 것 같아요. 지난해보다 2.5㎏ 정도 빠졌어요.
 
월화드라마 경쟁작이 만만치 않은데요, 시청률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당연히 부담이 되죠. 무서워요. 하지만 장르가 다르고, 또 시국이 어둡잖아요. 이럴 때일수록 즐겁고 유쾌한 현실을 그린 <완벽한 아내>를 원하는 시청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아내가 완벽한 아내라고 생각하죠? 저도 나름대로 완벽한 아내라고 생각했는데, 주관적이더라고요. 신랑은 그런 제가 부담스러웠대요. “왜 애한테 매달려 사느냐” 같은 말을 하기도 했어요. 엄마니까 아내니까 다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거든요. 지금은 많이 벗어났어요. 완벽한 아내는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자기만족이 아닐까요. 배우자와 맞춰가면서 사는 게 결혼생활을 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장동건 씨는 어떤 남편, 어떤 아빠인가요? 결혼 초반에는 신랑을 오해하기도 했어요. 첫아이를 낳고 정말 힘들었는데, 그때 신랑이 집에 없었거든요. 제가 힘드니 이상하게 신랑이 미워지더라고요. 이 모든 게 신랑 때문인 것만 같고요. 그런데 남편들은 모르는 거더라고요. 지금은 아들바보예요. 많은 분이 아시는 것처럼 신랑은 착하고 성품이 좋아요. 화를 내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딸은 좀 어려워하더라고요. 여자 형제가 없는 집안에서 자라서 그런지 딸이 같이 놀아달라고 하거나 애교를 부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면서 당황하곤 해요.(웃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할 의사가 있나요? 예능 좋아해요. 솔직히 드라마보다 예능을 더 많이 봐요. 요리프로그램이랑 맛집프로그램을 좋아하죠. 신랑은 제가 밤에 맛집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왜 밤에 남 먹는 거 보고 있느냐”고 하지만요. 그런데 요즘 장기가 많은 친구가 많더라고요. 전 보여줄 게 없어요. 하지만 자연스럽게 리얼리티를 살리는 예능이라면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는 형님>, <백종원의 3대 천왕>, <1박2일> 정도면 좋을 것 같아요. 백종원 씨 정말로 팬이에요.(웃음)
 
언젠가 아이들을 공개하는 것도 가능할까요? 아들은 소심하지만, 딸은 끼가 있어요. 신랑과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딸은 매일 연기를 하고 애교도 굉장히 많거든요.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죠. 그런데 TV에 나가면 공주병이 될 것 같아요. TV에서 보는 것과 현실은 다른데, 그걸 아이가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되긴 해요.
 
<완벽한 아내>로 어떤 평가를 받기를 원하나요? 드라마가 대박이 나서 신드롬이 일어나면 좋겠지만, 일단은 고소영이 공감 가는 연기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을까요? 연기를 하면서 저에 대한 활력소를 찾았어요. 그래도 엄마와 아빠가 둘 다 없으면 안 되니까 신랑과 잘 조율해서 활동할게요. 이제 10년 동안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이 있으면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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