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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 바보’ 김종민

KBS 연예대상의 저주? 그래도 좋아

2017-02-03 00:41

취재 : 황혜진 기자  |  사진(제공) : 강공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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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신난 바보, ‘신바’라고 소개하는 남자. 놀림을 받거나 벌칙을 수행하면서도 한결같이 함박웃음을 짓는 남자. 9년 동안, 그것도 조연의 자리에서 <1박2일>을 지켜온 이 남자가 연예대상을 거머쥐었다. 그것도 후보에 함께 오른 유재석, 이휘재, 신동엽, 김준호를 제치고 받은 상이니 누구도 상상해본 적 없던 기적 같은 일이었다.
 
큰 상을 받은 그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했다. 물밀듯 밀려오는 스케줄에 조금은 지친 듯한 모습일까. 아니면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신난 모습으로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분출할까. 설마 상의 무게만큼 고개도 뻣뻣해진 건 아니겠지….
 
그는 언제나처럼 활짝 웃는 얼굴로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나타났다. 평소 모습 그대로, ‘김종민다웠다’. 눈을 빛내며 질문 하나하나를 경청하고 어리바리한 말투로 솔직하고 성실하게 답변을 이어나갔다.
 
대상 수상이 그에게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도 열심히 해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기에. 중간에 받은 보상을 그저 감사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 내 인생의 최고점 연예대상

 
연예대상 수상 정말 축하합니다. 주변 반응이 어떤가요? 정말 상상 이상으로 축하를 많이 받았어요. 눈만 마주쳐도 축하한다고 해주시고. 또 모르는 분들도 와서 축하한다고 말씀해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감사합니다.
 
연예대상 수상자의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지금은 스케줄이 정말 많아요. 찾아주시는 곳은 시간 되는 대로 다 가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웃음)
 
기업에서도 강연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면서요. 가끔씩 요청이 오곤 했는데 제가 말을 잘 못하기도 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고 있어요. 제가 살아온 것을 얘기하자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과정을 거쳐 어쨌거나 연애대상을 받았잖아요. ‘이런 길도 있다’라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졌어요. ‘김종민의 이야기’를 강연에서 해보고 싶어요.
 
KBS 대상을 받으면 잘 안 풀린다는 저주도 있어요.(웃음) KBS 저주는 유명하죠. 실제로 저주를 받은 분도 많이 계시고.(웃음) 저도 안 받으리라는 법은 없어요. 지금은 상을 받은 직후라 바쁘지만 갑자기 저주를 받을 수 있고요.(웃음) 저는 지금 연예대상으로 인생에서 최고점을 찍었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나락으로 떨어져도 만족합니다.(웃음) 사실 이번에 보상을 받은 것 같아요. 저도 고민도 많이 하고 열심히 노력해왔거든요.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건데, 그 중간에 상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에요. 상을 받지 않았어도 똑같이 갈 건데 상을 얹어주신 느낌. 상을 안 받을 때도, 지금도 똑같이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1박2일>을 10년 동안 해왔고 공연도 하고 있었고요. 앞으로도 그대로 갈 거기 때문에 전성기에도 슬럼프에도 비슷할 것 같아요.
 
김종민 씨의 대상 수상이 많은 분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방송에서 늘 주인공은 아니었고, 작은 역할을 오랫동안 꾸준히 한 끝에 인정을 받은 거니까요. 상 받기 전까지도 계속 굉장히 어지러웠어요.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이걸 해야 하는지 저걸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요. 그런데 상을 받고 나니까 이 어지러웠던 것들이 맞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어지럽게 사는 분들 역시 잘 모르겠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게 있다면 끝까지 가기만 하면 될 것 같아요. 이쪽저쪽으로 흔들리기도 하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끝까지 가고 나면 결국 맞았다는 생각이 들 테니까 꾸준히만 가셨으면 좋겠어요. 어느 순간 보상을 받으면 모든 게 다 씻겨 내려갈 거예요.
 
어떨 때 가장 어지럽던가요? 제 개인적으로도 그리고 코요태 멤버로서도 그랬어요. 왜냐면 잘돼야 하니까요.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어지러웠던 것 같아요. 시청자에게 실망을 줬으니까 잘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그랬어요. 능력은 안 되는데 잘해야 하니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버거운 부분이 있었죠. 제가 그걸 놓은 지가 불과 몇 년 안 돼요. 잘난 사람이 되고 싶고, (그렇게) 되려고 했던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잘한다는 소리 듣고 싶어서요. 나 혼자 잘하려고 해봤자 잘 안 되더라.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만 하자. 내려놓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니까 어지러운 거 없어지고 정신을 차리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좋은 기회도 생기는 것 같고요.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목표나 버킷리스트 목록에 연예대상이 있었나요? 없었어요. 상상도 못 했죠. 연예대상이라는 상은 메인 MC만 받는 거지 서브 MC나 고정 패널들이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 했거든요.
 
수상 소감에서 유재석 씨 덕분에 예능에 입문했고, 차태현 씨 덕분에 대상을 수상했다고 했죠. 어떤 뜻이었는지 조금만 더 설명해주세요. 코요태로 활동하면서 예능에는 가끔 한 번씩 나가고 있었는데 유재석 형이 처음으로 고정 제의를 해주셨어요.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프로그램이었죠. 그때 저는 정말 예능을 몰랐어요. 그런데 형이 ‘너 이렇게 하니까 너무 웃긴다’ 이런 얘기를 해주면서 계속 가르쳐주셨어요. 어느 날 작가님이 재석이 형한테 오셔서 새 프로그램을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형이 종민이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걸 들었어요. 그렇게 가게 된 게 <엑스맨>이었죠. <진실게임>도 하게 되고 <놀러와>도 같이 하게 되고, 재석이 형 덕분에 고정 패널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리고 음반 활동하다가 다시 예능으로 돌아왔을 때는 호동이 형이 <연애편지>라는 프로그램을 꼭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시면서 함께하게 됐어요. 제가 뭐만 하면 웃어주시고 부각시켜주시고 이끌어주셨죠. 용기 주시고 에너지 주시고. 그렇게 <1박2일>까지 합류하게 된 거예요. 태현이 형은 어딜 가나 종민이 대상 줘야 한다고 말하고 다니셨어요. 다 보셨겠지만 상 받았을 때도 저보다 더 날아갈 듯이 기뻐하시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저를 대상 수상의 무대로 올려주신 게 태현이 형이에요.
 
형들에게 그렇게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요? 저도 그게 신기해요. 제가 형들한테 연락을 잘 못 해요. “식사 한번 하시죠” 하는 말도 거의 안 하는 것 같아요. 너무나 선배님들이고 또 제가 먼저 전화하면 아부하는 것 같고 도와달라는 것 같고, 민망해서 못 하겠더라고요. 형들이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잘 안 하는데, 이번에 상 받고는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웃음)
 
 

# 꾸준히 열심히 10년 <1박2일>

 
연말에 방영된 <1박2일> ‘김종민 특집’이 연예대상의 복선이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집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무리수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평소에 모든 걸 다 오픈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니까 사람들이 김종민에 대해서 궁금해할까 싶었죠. 그리고 제 이름, 저 때문에 잘 안 될 것 같기도 했고요. 재밌게 잘돼서 다행이었어요.
 
<1박2일>을 언제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나요? 없어질 때까지, 혹은 제가 할 수 없을 때까지 하는 거죠. 제 의지에 의해서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한 프로그램을 9년이나 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물으니 “제가 못 하겠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한 게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단 한 번도 안 들었나요? ‘그만두면 뭐 하지?’, ‘1박2일 아니면 뭐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라요. 여기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에 심장에 큰 구멍이 날 것 같고 겁이 나요. 그래서 새로운 것도 하려고 하고, 저도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1박2일>이 없어지면 방송활동 하는 데 있어서 많이 허할 것 같아요. 재미도 있고 즐거움도 있고, 모든 것이 다 있으니까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지만 단순히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있을 테고, 개인사에 따라 방송 할 기운이 안 날 때도 있을 텐데 예능인으로서 힘든 점은 없나요? 너무 좋은 게 뭐냐면요, 저도 기분 안 좋고 스트레스 받을 때가 있잖아요. 그렇게 촬영을 가면 방송에서도 제가 짜증을 내고 스트레스 풀려고 막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도 사람들이 웃어줘요. 누군가가 웃어주니까 다 풀리더라고요. 스트레스 받았던 것도 생각이 안 나고요.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최근 들어 <1박2일> 초기 멤버들이 다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옛 멤버들에 대한 그리움은 없나요? 옛날에 대한 그리움은 있죠. 재미있었던 거 힘든 거 다 생각나고요. 형들과 가끔 연락도 하고 식사도 하고 하지만 그리움은 그리움이에요. 형들 다 잘하고 계시기 때문에 저도 잘해서 나중에 한번 이 그리움을 갖고 꼭 같이 해보고 싶어요. 사실 잘할 자신은 없어요. 시즌1 때 제가 너무 민폐를 끼쳐서 겁나는 것도 있고요. 그래도 꼭 다시 한 번 뭉쳐서 해보고 싶어요.
 
메인 MC 욕심은 없나요?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해요. 큰 그림을 그리고 여러 가지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떨어진다는 걸 제가 알아요. 말하는 것도 그렇고 발음도 안 좋기 때문에 메인 MC에 대한 욕심은 크게 없어요. 만약 하더라도 어눌한 방송이 될 것 같아요. 그걸 좋아해주시는 시기가 오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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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요태, 그리고 쉬운 음악

 
연예대상으로 인생의 최고점을 찍었다고 했지만 이게 끝은 아닐 거예요. 앞으로 조금 더 멀리 보는 그림이 있다면요? 사실 코요태예요. 제 인생의 가장 큰 목표가 코요태 멤버들이랑 환갑잔치를 디너쇼로 하는 거거든요. 신지랑 빽가가 60이 되고 제가 62가 되면 그때 같이 환갑 기념 디너쇼를 하는 거죠. 식사하고, 테이블 옆으로 옮기고 코요태 노래에 대한 추억을 가진 분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게 목표예요.
 
대상 받을 때 신지 씨가 옆에서 축하해줬죠. 수상 소감에서 신지 씨를 ‘스승’이라고 말했어요. 신지는 항상 옆에 있잖아요. 이 친구의 잘하는 점, 노래하는 모습, 의리, 사람 대하는 태도를 많이 봤어요. 나도 저렇게 해야지 하는 것도 있고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것도 있고.(웃음) 저한테는 최고의 스승인 거죠.
 
코요태로 받는 상과 이번 상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코요태로 상을 받은 건 신지의 비중이 가장 컸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엄정화 누나나 타이푼을 매니지먼트한 우리 회사의 능력 있는 대표님들 덕분이기도 하고요. 저희끼리 해서 받은 상에는 제 역할이 적고 또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받은 상은 저 혼자 받았고, 또 상 중에서도 가장 큰 상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굉장히 뜻깊고 그래요.
 
코요태로서 무대에 설 때랑 예능프로그램에 나올 때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김종민 씨는 대중에게 어느 쪽으로 각인되고 싶으세요? 저는 사실 노래하는 예능인이 되고 싶어요. 이 부분은 정말 욕심내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저를 예능인으로서 좋아해주시는 부분이 있잖아요. 신지 씨가 메인 보컬이다 보니 노래 쪽에서는 부각이 안 됐는데, 올해 나올 앨범에서는 노래 쪽에 더 비중을 두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앨범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 곡을 계속 받고 있고요. 공연에 대해 상의하고 있어요. 저희가 아직 콘서트를 못 해봤거든요. 올해 말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더 빠른 시일 내에 작게라도 공연을 가지려고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솔로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면서요. 김종민 씨는 어떤 음악이 하고 싶나요? 우선 쉬웠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잘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어요. 우선 댄서 출신이니까 춤 쪽으로, 멋있다기보다는 열심히 신나게 출 수 있는 춤들을 연구해서 보여드리고 싶고요. 가장 중요한 노래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트로트에도 도전했었죠. 트로트 멜로디를 넣는 이유는 좀 더 쉽게, 아이부터 어른까지 잘 들릴 수 있게 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에요. 음악적으로는 신난 바보가 노래하는 듯한 느낌. 그게 제가 추구하는 음악의 색깔인 것 같아요.
 
데뷔 이후 구설수에 오르거나 커다란 스캔들이 터진 적이 없어요. 작게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말실수를 할 법도 한데 말이에요. 저 말실수 많이 했어요.(웃음) 감독님들이 편집을 해주시기도 했고, 아니면 시청자들에게 욕도 듣고 사과도 하고 그랬는데 크게 퍼지지 않았던 게 감사한 일이죠. 구설에 오를 만한 거는 조심하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면 연애 같은 거요?(웃음) 이제는 더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뭐 남의 눈치 보다가는 제가 결혼을 못 하겠더라고요. 제가 과감해지고 있습니다.(웃음) 저도 제 인생이 있으니까요 아이도 낳아야 하고. 눈치 보면 못 할 것 같아요. 과감해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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