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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강사 김미경의 인생美답

'그 여자 참 좋은 사람' 소릴 듣고 싶어요

2016-05-30 09:31

글 : 임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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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인생은 각자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53세에 접어든 스타강사 김미경이 찾은 인생의 아름다운 답은 그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치열하게 나를 사랑하면서 살다 보니 또 새로운 꿈과 운명이 놓여 있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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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신작이지만 알고 보면 뚝딱 나온 책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매주 화요일마다 유튜브에 업로드되던 <김미경의 있잖아>에서 들려준 이야기들 중에서 주제에 맞게 정리했다. 약 3년 동안 매주 화요일 그녀가 들려준 용기와 감동이 있는 강연에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그의 신작 <인생미답>은 서점 판매 성적도 좋다. 스타강사로 이름을 날리던 전성기와 비교하면 요즘 생활이 꽤 조용해 보이지만 그녀는 여전히 청중, 독자들과 뜨겁게 소통하고 있다.
인터뷰는 서울 은평구의 한 레지던스에서 진행됐다. 연남동의 오래된 주택을 사무실로 사용할 예정인데,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임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공간이다. 한때 20명까지 있었던 직원은 지금은 5명 남았지만, 가족처럼 끈끈한 특유의 분위기는 처음 회사를 설립했을 때나 스타강사로 정점을 찍었을 때나 오붓해진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 나를 사랑하는 것


오랜만에 뵙네요. 좀 핼쑥해진 것 같은데요? 
딸이 책 표지 사진을 보더니, 많이 늙었다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나온 제 책들을 쭉 펼쳐놓고는 너무 비교가 된다면서요. 저도 사실 그렇게 느꼈어요.(웃음) 살은 좀 빠졌어요. 일부러 좀 뺐어요. 뚱뚱하면 자존감이 무너져서요. 뭘 입어도 안 될 때의 자존감, 아시죠?(웃음)

3년 만의 책 출간이에요. 
이 책은 뚝딱 나왔어요. 이미 말로 다 해둔 것이니까, 허술한 것은 걷어내고 새롭게 보강할 것은 보강해서 엮었어요. 사람들이 술술 읽힌다고 하더라고요. 그러실 거예요. 술술 쓴 책이니까요.(웃음) 이 책에 반응을 보여주시는 것이 신기해요. 지금까지 제가 쓴 책은 치열하게 공부를 해서 쓴 책인데 이 책은 정반대의 과정으로 쓴 거라 기대를 안 했거든요. 

편하게 말로 풀었던 내용을 글로 담은 것이죠? 
이 책이 무어냐 물으시면 뭐라 대답해야 하나, 고민을 했었어요. 처음 유튜브 기획을 했을 때 일주일에 한 번씩 뭐 그렇게 할 이야기가 있겠나 싶었는데, 있더라고요. 일주일이 멀다 하고 사건사고가 생겨요. 아이가 나에게 감동을 줬건 속을 썩였건, 생각할 거리가 쉬지 않고 생기더라고요.

예를 든다면요? 
지방에서 강의를 끝내고 올라오는 중에 아이가 문자로 ‘어디야?’ 물어보더라고요. 제가 ‘한남대교’라고 대답을 했더니 ‘오늘 참 힘들었겠다’라고 답이 와요. 그 말이 마음 안으로 쑥 들어오면서 엉뚱한 생각이 들었어요. ‘어? 얘가 나 힘든 거 어떻게 알지? 아이도 어른을 이해하는구나!’ 그리고 동시에 반성을 했어요. 저는 늘 목적을 가진 대화만 하는데 말이죠. 이런 식으로 일상에서 제가 겪었던 일들, 생각하고 반성한 내용을 책에 담았어요. 

그 지점이 새롭긴 했어요. 기존의 꿈을 향하라는 식의 메시지와는 결이 다르더라고요. 
스물일곱 살 딸이 엄마가 뭐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서 오래 생각해봤대요. ‘엄마의 직업이 뭘까? 강사? 공부해서 하는 강사는 아닌데?’ 그러면서 보니, 엄마는 주저앉을 때가 많더래요. 실패가 반이더래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가장 긍정적이면서 자신에게 적합한 답을 내려 일어나고 또 일어나고 하더래요. 어느 날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엄마 직업은 ‘스스로 일어나고 일어난 경험을 나눠주는 사람’이라고요. 

멋진 해석이네요
많이 감동했죠.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는데, 가까이에서 보고 그런 걸 느꼈다니. 그러고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책에도 그런 식의 사고가 들어 있을 거예요. 

제목이 <인생미답>이에요. 인생의 아름다운 답을 찾으셨나요? 
나를 사랑하는 것이요. 그 어떤 불행에서도, 그 어떤 슬픔에서도 나를 건져내야 해요. 나를 돌볼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요. 사람들은 자기 손을 잡고 살다가 어느 순간 자기 손을 놓쳐요. 다시 잡아주려고 하면, 세상에서 제일 생소한 사람이 내가 됩니다. 이때 감정을 끝까지 파고 들어가야 해요. 슬프고 우울할 때, 왜 슬프고 우울한지 파고 들어가는 거예요. 저도 기분이 안 좋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끝까지 가보면 불안의 근거를 만나요. 나한테 무엇이 비었는지 보이니까, 그걸 채우는 작업을 하면 되는 거예요. 나를 못 읽으면 어디에 무엇을 채워야 할지 몰라요. 그게 답이에요. 일상의 문제에 대해서 끝까지 답을 찾는다는 것은, 내가 나를 무지 사랑한다는 뜻이에요. 

결혼한 여성들이 특히 그런 고민을 많이 하죠.
 
요즘 여성들의 특징이 뭔지 아세요? 전업주부건 워킹맘이건, 엄마라는 이름의 포장지가 있어요. 예전에는 그 포장지를 풀지 말라고 했어요. 요즘은 포장지를 풀고 나를 보는 방식을 잘 알아요. 나와 엄마가 같이 공존하는 것을 잘 알아요. 신간 독자들도 그 연령대가 많아요. 제가 53세인데 저보다 열 살, 스무 살 어린 그런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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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에서 운명으로

<인생미답> 책을 보면 김미경 원장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직업에 대한 철학, 인생에 대한 태도, 불행을 바라보는 방식 등 많은 것이 깊어졌다. 그녀는 논문표절 사건 이후 삶을 재배치한 것 같다고 했다. 공부를 많이 했고, 최근에는 미혼모 사업에 관심을 두게 됐다.

세월이 흐르면 생각도 자연스럽게 바뀌죠? 
맞아요. 생각이 바뀌었어요. 제일 먼저 직업에 대한 철학이요. 40대에는 직원이 100명 있는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20명까지 하다가 그만뒀지만, 그 과정에서 알게 됐어요. 저는 예술가지 경영자가 아니라는 것을요. 혼자 공부하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좋아요. 지난 3년 동안은 공부하는 데만 집중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하셨나요? 
사주명리학, 물리, 양자역학, 융 철학부터 장자까지, 쭉 공부했어요. 어학공부도 이것저것 섞어가면서 하고요. 제가 공부를 하는 이유 역시 과거처럼 성공이나 꿈의 역학구조 속에 있는 행위가 아니에요. 그 자체는 저에게 큰 의미가 없어요. 나를 사랑하는 행위예요.

요즘 미혼모 관련 일에 열심이시죠? 
강연 중 관객토크를 할 때 미혼모 친구를 알게 됐어요. 혼자 온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하고 대화를 이어가는데, 마음이 가더라고요. 임신 사실을 알고 미혼모로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고, 출산 후 아이를 위해 살다가 자기에게 선물을 준다는 생각으로 제 강의를 들으러 왔다고 했어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왔어요. 그게 인연인 것 같아요. 그 사람을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과 다르지 않고 딱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본격적으로 기관도 만드실 예정이라면서요. 
개인적으로 돕다 보니 아무래도 정식 기관이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미혼모를 돕기 위한 정식 법인 ‘그루맘’ 설립 허가를 신청해뒀어요. 성장하는 엄마라는 뜻이에요. 

좋은 일 많이 하시네요. 
나는 정말 날 좋아해요. 품격 있게 늙고 싶어요. 강사로 늙는 건 용납할 수 없어요. 모든 직업엔 전성기가 있고, 내려갈 때가 있어요. 내려갈 때는 내려가야 해요. 나중에 더 나이가 들어서 “나 예전에 유명한 강사였어” 하면서 추억을 먹어가며 살고 싶지도 않아요. 전성기가 지나가면 장소를 옮겨야 해요. 한 장소에 있으면 안 돼요. 

어떻게 나이 들고 싶으신가요? 
제 롤모델이 오드리 헵번이에요. 그 최고의 스타가 아프리카로 장소를 옮기고 가끔 할리우드에 가서 얼굴을 보였잖아요. 품격이 있어요. 저는 미혼모를 위해 가끔 강의를 하고 싶어요. 사람의 인생은 곡선이에요. 꿈을 향해서 나를 성장시키고 다시 내려온다는 것은 탄생으로 돌아간다는 것이에요. 죽음은 탄생과 같은 동네니까, 나이가 들수록 탄생과 비슷한 짓을 해야 해요. 돈과 먼 짓이요. 그래야 깔끔하게 죽어요. 욕심 부리다가 죽으면 운명적인 객사를 하지 않겠어요?

꿈을 잡으라고 독설을 하던 김미경은 어디로 갔나요.(웃음) 
얼마 전에 EBS <파란만장>이라는 프로그램 첫 녹화를 했어요. 파란 쪽지 만 장에 사연을 담아서 이야기를 나눈다고 ‘파란만장’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중년 힐링 토크쇼예요. 실직이나 자살충동 등 중년의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제가 진행자이자 강연자로 인생 메시지를 전하는 프로그램이죠. 재미있는 것이, <김미경 쇼> 때와는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그때는 꿈을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제가 운명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재미있죠?(웃음) 옛날에는 ‘어떻게 하면 잘할까?’를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요. 정말 달라요. 결국 사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아요.


# ‘리리킴 수석 디자이너’ 새 명함


김미경 원장에게 최근 새로운 명함이 생겼다. 리리킴 수석 디자이너다. ‘갑자기 무슨 패션?’이라고 생각되지만, 알고 보면 사실 그녀의 친정엄마가 양장점을 운영했었다. 취미 삼아 옷을 만들었는데 일이 커져서, 다음 시즌에는 패션디자이너 이광희 선생과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단다.

패션에 재능이 있으셨네요? 
옷은 취미예요, 돌파구. 엄마가 평생 양장점을 운영했어도 내가 옷에 관심 있는 줄 몰랐어요. 우연히 취미로 만들었는데, (솜씨가) 괜찮더라고요.(웃음) 옷의 원리는 간단해요, 구멍이 몇 개만 있으면 완성이거든요. 그다음부터 얼마나 옷감을 많이 사다가 박았는지, 300벌도 넘게 만든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판매까지 하셨어요. 
미혼모 돕는 일을 하면서 뭐 재미있는 거 없겠느냐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옷을 팔아보자고 얘기가 됐어요. ‘여러분이 사 입는 한 벌의 옷이 미혼모 전체에 사랑의 옷이 된다’는 콘셉트로요. 말이 되더라고요. 업체를 선정해서 디자인 샘플을 만들고, 동대문에서 제일 좋은 업체를 찾아서 옷을 만들었어요. 그렇게 만든 옷을 SNS로 판매했고요. 

덕분에 명함이 생겼군요. 
엄마가 운영하시던 리리 양장점에 킴이 붙었어요. 나름 Since 1960이에요.(웃음) 우리 엄마가 딸 넷을 키웠듯이, 내가 또 다른 미혼모 딸들을 키워주는 거예요. 생각해보니까 코메디네요. 그런데 여기에서 또 제게 하나 깨달음이 왔어요. 

어떤? 
제가 강사가 될 때도 인쇄소에 전화를 했어요. 강의 두 군데 나간 다음, 피아노학원 원장 명함으로는 못 나가니까 프리랜서 강사 명함이 필요했거든요. 그런데 아저씨가 프리랜서와 강사가 부딪친다고, 이상하대요. ‘그럼 전문 강사로 할까요?’ 제가 그랬더니 아저씨가 ‘뭐 전문이에요?’ 물어보는데 제가 전문이 없잖아요. ‘그럼 어디 가서 강의해요?’ 묻기에 ‘기업이요’ 그랬죠. 그래서 기업 강사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명함을 인쇄소 사장님과 10분 상의해서 만든 거예요.(웃음) 생각해보니, 그 명함에 제 꿈을 담아서 24년을 살았어요. 새로 수석 디자이너라고 적힌 명함을 보니 감회에 젖게 되더라고요. 이 명함이 10년 후에 무슨 인생을 만들까. 

와, 멋진데요? 명함의 운명!(웃음) 
내가 봐도 웃겨요, 나는.(웃음)

생각만 해도 마음이 열릴 만큼 좋아하는 일은 분명히 있다. 싫어서 억지로 하는 일도 웬만하면 해내는데, 좋아하면 얼마나 더 잘하겠는가. 김미경 원장은 운명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꿈을 이룬 사람, 성공한 사람보다는 ‘그 여자 참 좋은 사람이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단다. 김미경의 운명은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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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숙  ( 2016-06-03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11   반대 : 4
김미경씨 기사를 읽으니 갑자기 학창시절 배웠던 서정주님의 국화옆에서라는 시가 생각나네요.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스타강사로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그때의 김미경씨도 멋졌지만 인생의 굴곡을 거쳐 진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아시게 된 김미경씨 지금의 모습도 아름답네요. 따님의 말처럼 김미경씨는 스스로 일어나고 일어난 경험을 나눠주는 사람 딱 맞는 표현이네요. 미혼모를 돕는 일도 본격적으로 시작하신듯해요. 그 열정적인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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