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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동생 ‘원더걸스’소희 애틋한 가족사 최초 공개

2008-03-17 15:45

아직 젖살이 가시지 않은 통통한 볼. 쌍꺼풀 없는 큰 눈과 귀여운 외모로 요즘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소희. 마냥 귀엽고 행복해 보이지만, 어릴 때부터 속이 꽉 찬 아이였다고 한다. 부족함 없이 자랐을 것 같은 소희에게도 한 번도 알려지지 않은 가슴 찡한 사연이 있다.

너도 나도 ‘텔미’다. 작년 2월에 데뷔해 이제 막 일년을 넘긴 신인 그룹. 하지만 그 일년 사이 ‘원더걸스’와 ‘텔미’는 그야말로 열풍이라는 말로밖에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소속사 JYP의 대표이자 앨범 제작자인 박진영조차 다섯 명의 소녀가 거둬들인 성공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니 정말 ‘원더러스’하다고 할밖에.
네 명의 원더걸스 멤버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소희(본명 안소희)’다. 팀의 막내로 활동하며 ‘국민여동생’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소희의 인기와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지난 2월 15일, 서울 정릉동에 있는 고려대학교사범대학 부속중학교 교정에는 수많은 인파들로 자칫 인명사고가 우려될 지경의 진풍경이ㄷ 벌어졌다. 여느 졸업식장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이유는 하나, 바로 이날 졸업식 행사에 졸업생 자격으로 참석한 소희를 보기 위한 인파였다. 작은 학교의 운동장이 발 디딜 틈도 없는 인파로 가득차고, 모든 시선이 한 명의 소녀에게 집중됐을 때, 조금은 멀찍이서 딸아이의 모습을 지켜본 아빠의 심정은 어땠을까? 스타가 아닌, 그저 잘 자라 어느새 졸업을 하는 딸의 모습. 소희의 아버지인 안병관 씨도 그런 평범한 아버지 중 하나였다.

톱스타 딸에 평범한 아버지
이제 막 중학교를 졸업한 앳된 소녀. 평범한 아이들 같으면 아직 부모의 품에서 재롱을 떨어도 이상할 것 없는 나이다. 하지만 이미 스타로, 공인으로 얼굴이 알려지고 인정받은 딸을 둔 아버지의 마음은 어떨까? 졸업식이 끝난 지 이틀 후, 서울 정릉 집을 찾아 소희의 아버지 안병관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졸업을 하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합니다. 하지만 이제 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하고, 더 힘든 과정이 남아 있는 거죠. 아프지 않고 몸 건강하게 자라기만 바라고 있습니다. 자식을 둔 부모의 이런 맘이 어디 저 하나뿐이겠습니까.”
뜻하지 않은 방문에도 불구하고 안씨는 비교적 담담하게 기자를 맞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드럽고 선해 보이는 첫인상, 그럼에도 눈매와 얼굴이 대번에 소희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부녀는 그렇게 닮아 보였다.
소희가 기획사에서 오디션을 보고 데뷔를 위해 준비한 지는 이미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고 한다. 하지만 연습생이 아닌 ‘톱스타’의 신분으로 바뀐 1년 사이, 아버지는 기쁨을 느낄 틈도 잠시,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여자아이고 아직 나이도 어리잖아요. 매일 따라다니지 못하니 걱정이죠. 여기저기 휘말리지 않고 자기관리를 잘하는 아이이긴 하지만, 워낙 말도 많고 경쟁도 심한 분야라…. 그저 사고 없이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소희는 어렸을 때부터 끼와 재능이 넘치는 아이였다고 한다. 쇼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보면 엄마, 아빠, 언니의 옷을 모두 꺼내 연기를 따라할 정도였다고.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항상 ‘연예인이나 아나운서’라는 대답이 돌아오곤 했다.
“소희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작은 의류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장 직원들에게도 소희는 인기 만점이었어요. 잘한다고 칭찬하면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여섯 살 위 언니가 있는데, 두 아이 모두 그런 재능이 있었던 것 같아요.”
현재 소희의 언니는 일본에서 의상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다. 원더걸스 1집 활동이 끝났을 때 소희가 제일 먼저 달려간 곳도 언니가 있는 일본이었다.
“터울이 있어서 그런지 언니가 유난히 동생을 챙기는 편이에요. 전화 통화도 자주 하고요. 제가 옆에서 아무리 잘해준다 해도, 저희들끼리 통하는 게 많이 있겠죠. 이제 여기서는 제대로 다닐 수도 없는 상황이 돼서, 일부러 언니에게 다녀오라고 보냈습니다. 거기서 둘이 좀 편히 쉬라고요.”

공장 직원들에게 어릴 때부터 스타였던 막내딸
아버지 안씨는 소희의 데뷔 과정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처음 막내딸이 연예계 데뷔를 준비한 건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었다고 한다.
“‘오디션을 보겠다’는 거예요. 처음엔 반대를 많이 했습니다. 힘든 분야잖아요. 원래 첫 데뷔는 SM엔터테인먼트였어요. 스타를 발굴하는 경연대회에서 ‘외모짱’ 상을 받았지 뭡니까. 경험 삼아 친구와 함께 한번 더 도전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지금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그때가 5학년 겨울방학 무렵이었죠.”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뛰어난 자신의 재능을 알고 있었던 아이. 제 꿈을 찾아가는 자식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결국 아이의 후원자가 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3년간의 트레이닝 과정을 거쳐 막내딸은 결국 원더걸스로 거듭났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딸. 남들은 부러움의 말들을 쏟아내지만, 정작 아버지에겐 속 모를 말들이다.
“아직 어리잖아요. 한참 더 고생할 걸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하고. 다들 예뻐해주시니 아버지 입장에선 고마울 따름입니다. ‘네가 받은 사랑을 나중에 돌려줘야 한다’고 틈틈이 얘기하는데, 잘 알아듣는 것 같아요. 멤버들이 모두 미성년이다 보니 회사에서도 인성교육 같은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써줍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꼭 부모들과 상의를 하고요.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수입도 중요하겠지만, 아이들은 나름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이잖아요. 학업에 충실할 수 있게끔 회사도 신경을 많이 쓰더군요.”
고대부중에서 중학교 졸업을 했지만 얼마 전까지는 강남에 있는 청담중학교에 다니기도 했다. 덕분에 두 장의 졸업앨범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숙소와 회사가 강남에 있다 보니 전학을 하는 게 편할 것 같았죠. 하지만 아무래도 나고 자란 곳이 이곳(정릉동)이라 정이 들었나 봐요. 졸업은 여기서 하고 싶다고 해서 허락했습니다. 원래 아이들이 원하는 건 웬만하면 들어주는 편입니다.”
졸업식에 몰려든 인파 덕분에 아버지는 학교 측에 본의 아닌 피해를 주었다고 말했다.
“활동 전에는 성적도 상위권이었는데, 요즘은 수업 일수를 채우기 급급해졌어요. 모두 학교와 담임선생님의 배려 덕분이죠. 다른 학생들에게 연예인이 선망의 대상일진 몰라도 모범의 대상은 아니잖아요. 모두 소희를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신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꿈을 이뤄가는 과정
어릴 때부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 몫을 챙겨 걱정 끼치는 일이 없었던 막내딸. 하루 종일 공장에서 옷과 씨름하는 아빠이기에, 이렇게 잘 자라준 딸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어릴 때부터 뭐든지 잘 참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철이 들었던 아이. 속 한번 썩인 일 없이 제 길을 찾아가는 딸을 바라보는 아빠의 심정은 대견함이 앞서지만, 한편으론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딸들이 아직 어릴 때 엄마와 헤어져 아버지 밑에서 자라게 한 자책감 때문이다.
“소희가 초등학교 4학년 무렵이었던 거 같네요. 애들 엄마와 사정이 있어 헤어지게 됐습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힘든 시절이었죠. 아빠가 성실하게 생활하면 아이들도 보고 배운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이혼의 충격에 안씨는 꾸리던 사업까지 문을 닫았다. 아직 어린 자식들, 생계를 위해 오토바이 택배 일까지 하며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저도 버겁고 아이들도 힘든 시절이었죠. 공장을 접고 택배에 나섰는데, 심적으로 너무 불안한 상태인지라, 저 자신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겁이 나더군요. 아이들도 위험하다며 말리고요. 5개월쯤 하다 다른 직장을 얻었습니다. 재단 기술자로 들어간 거죠. 정말 웃음이란 게 없던 시절이었어요.”
지쳐 있던 어깨를 다독인 건 오히려 아이들이었다. “왜 이렇게 어깨가 처져 있느냐, 힘 좀 내라”는 아이들의 말에 안씨는 다시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 애들이 아빠를 잘 믿고 따르는 편이에요.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결심했죠. 하지만 좋은 아빠는 아닌 걸 압니다. 결과적으론 아이들에게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니까요.”
모르는 척하고 있지만 아버지는 아이들이 엄마를 만나는 것도 알고 있다.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만나라”고 말하기도 한다.
“자식이 부모를 모른 척할 순 없잖아요. 어른들이야 순간적으로 미워하고 오해를 쌓을 수도 있지만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연락도 주고받고 만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고 아버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두 딸의 마음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그나마 언니가 있어 나이 어린 동생을 챙겨주는 게 다행이기 그지없다.
 
헤어진 엄마와 가끔 연락하고 만나기도
사업 때문에 가뜩이나 부족했던 가족들만의 시간. 이젠 큰딸은 외국에, 막내는 스타가 되어 그나마 함께하던 시간이 줄어든 게 아쉽기만 하다.
“같이 있을 시간이 별로 없어요. 워낙 내색을 하지 않는 아이라 사춘기가 어떻게 지난지도 모르겠어요. 자기 일은 스스로 잘 챙기는 아이이기도 하고요. 어린 나이에 겪지 않아야 할 일을 겪고, 사회생활도 일찍 시작하다 보니 빨리 철이 든 것 같아요. 어릴 땐 애교도 많았는데 요즘은 많이 줄었죠. 점차 성숙해가는 모습이 대견하다가도 섭섭할 때가 있습니다. 다 커서 시집보낼 생각하면 벌써 마음이 착잡해지곤 해요.”
어쩌다 시간이 나 집에 온 막내에게 아버지는 이것저것 먹을 것을 챙겨주곤 한다. 그나마 집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은 자는 모습뿐이라, 시간이 나면 없는 솜씨를 발휘하는 것.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식성이 다행이다.
“요즘엔 어릴 때 떨던 애교 대신에 제법 어른스러운 말도 해요. ‘아빠 고생 안하게 하겠다, 호강시켜주겠다’면서요. 말은 뻔지르르하게 잘해요. 말만 들어도 고맙죠. 다만 걱정되는 건, 너무 어린 나이에 큰돈을 벌게 되면 허황된 생각이나 품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이제 아무렇게나 하고 다니랄 수도 없고요. 중도를 맞춰주기가 부모로서 참 어렵더군요. 물론 아이들을 믿는 편이에요. 또 소희가 아빠를 좋아해서 잘 따릅니다.”
그를 아는 주변에선 ‘이제 딸이 호강시켜 주겠다’ ‘일 안해도 되겠다’는 등 속 모를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안씨는 추호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 말들이 너무 싫습니다. 아이는 아이고 저는 저죠. 더구나 아직 보살펴야 할 어린아이잖아요.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저 옆에서 지켜봐주고 싶어요. 제겐 스타가 아니라 귀여운 막내딸이니까요.”
막내딸이 스타가 되어 TV와 스크린을 누비는 사이, 아버지 안씨는 여전히 일요일을 뺀 일주일 내내 공장에서 옷과 씨름하며 보낸다. 경기가 좋지 않아 작년 12월 이후로 주문이 많이 줄었지만, 부끄럽지 않은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저 열심히, 성실히 살아가려 한다고. 그런 아빠의 모습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딸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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