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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본 재벌가 약혼·결혼 비하인드! ①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12세 연하 신부 정 모 씨

2020-07-31 18:25

글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더팩트, 이종수,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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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이라고들 한다. 그래서 더 궁금증이 이는 세상이다. 어떤 옷을 입는지 무엇을 먹는지 등등. 평범하지 않아서 화두가 되는, 재벌의 일거수일투족이다. 재계 결합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혼사’는 특히 관심사다. 최근 재벌가의 혼사가 잇따랐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범삼성가, 현대가의 이야기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12세 연하 신부 정 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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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기선 부사장과 신부 정 모 씨가 지하주차장에 나타났다. 2 하객으로 참석한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의 아내 노현정 전 아나운서. 3 아산서원 블로그에 게재된 신부 정 모 씨. 4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아내 김영명 예올 이사장.
 
지난 7월 4일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이 며느리를 맞았다. 2014년, 2017년 두 딸(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 차녀 정선이)이 결혼식을 치를 때도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홀로 가족석을 지켰었다. 정기선 부사장은 마흔을 앞두고서야 열두 살 연하의 정 모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정 부사장의 결혼 소식이 처음 알려지면서 결혼식 장소로 ‘명동성당’이 점쳐졌다. 앞서 두 여동생은 각각 명동성당과 정동제일교회에서 식을 올렸다. 일각에선 코로나19로 인한 변수를 예상했고, 실제로 정 부사장은 포시즌스 호텔 서울을 선택했다.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치른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사장 부부는 친인척 위주로 100여 명의 하객을 초대했다.

결혼식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하객들은 식장이 있는 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청첩장 확인을 거친 뒤 비표를 받아들고 입장했다. 취재진의 접근 거리도 제한됐다.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한 것이거니와 공개되지 않은 신부에 대한 배려로 해석된다. 정몽준 이사장은 취재진을 향해 “축하해주고 관심 가져줘 고맙다”면서도 ‘며느리’를 묻는 질문엔 말을 아꼈다. 그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여성”이라고만 답했다.
 
정 부사장과 신부는 본식 두 시간 전 지하주차장에 등장, 식장으로 곧장 움직였다. 예복을 차려입고 메이크업 등도 마친 채였다. 신부의 웨딩드레스가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목까지 감싼 디자인의 이 드레스는 정 부사장의 모친 김영명 예올 이사장이 1979년 결혼식 때 입은 드레스다. 딸 정남이 이사와 정선이 씨도 같은 드레스를 입었으니, 2대에 걸쳐 물려 입은 것이다.
 
결혼식을 한 시간 앞두고선 현대가 일원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일 현대엠파트너스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과 그의 아내 노현정 전 아나운서 등이 식장을 찾았다. 정기선 부사장의 친구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과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도 축하의 발걸음을 했다. 정계 인사로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홍정욱 전 국회의원이 있었는데, 홍 전 의원이 김영명 이사장의 조카사위인 점을 고려하면 이홍구 전 총리가 유일한 정치인 하객이다.
 
신부는… 갓 대학 졸업생, 아산서원 출신

이 전 총리의 참석으로 미뤄볼 때 정기선 부사장과 신부의 연결고리 중 ‘아산서원’을 배제할 수 없다. 아산서원은 ‘21세기형 서원’으로 불리는 청년 교육기관이다. 철학과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동서양 고전을 섭렵한 리더를 길러내겠다는 목표 아래, 아산정책연구원과 아산나눔재단이 2012년 8월 공동으로 설립했다. 신부 정 씨는 대학 시절 아산서원의 온라인 홍보단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홍구 전 총리는 아산서원의 졸업식 축사를 맡곤 했었다.

신부 정 씨의 나이는 올해로 스물일곱 살. 홍보단 당시 인터뷰를 살펴보면 그 나이 대의 활기가 전해진다. 그는 자신을 “모든 색을 포용하고 새로운 그림이 탄생하도록 돕는 도화지 같은 하얀색을 닮고 싶은 ○○기 워싱턴 펠로우 ○○○”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사람들 각각의 개성과 가치관을 존중하면서 저만의 색으로 그 다양성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삶의 모토”라며 “아산서원에서의 배움을 통해 23명 동기의 색깔 스펙트럼을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또 취미로는 “잠이 들기 전 침대에 누워 여행 관련 영상을 자주 본다”면서 “언젠가 나도 여행 필름을 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정 부사장과 정 씨의 공통분모로는 ‘연세대학교’도 있다. 두 사람의 교제 소문의 진원지도 연세대 커뮤니티다. 정 씨는 연세대 언더우드 국제대학(UIC) 아시아학부를 졸업한 뒤 최근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에 진학했다. UIC는 해외 고등학교 출신 학생들이 주로 진학하는 곳이다. 

정 씨는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았다. 연세대 학생 홍보대사인 ‘인연’으로 활동했을 뿐 아니라 2017년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에 참가했고, 2018년엔 미국 공화당 마이크켈리 하원의원 사무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다만 소위 말하는 ‘어느 집안’ 자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교육자 집안에서 자랐다’고 알려진 게 전부다.

조금 더 구체적인 정보를 듣기 위해 현대중공업 관계자와 연락을 나눴지만, 그는 “(신부가) 누구인지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정말로 아는 바가 없다. 신접살림도 신혼여행지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한편 정기선 부사장은 부친의 뒤를 따라 2005년부터 2007년까지 ROTC(학생군사교육단) 육군특공연대 중위로 복무했으며, 동아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8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 2011~2013년 보스턴 컨설팅그룹 컨설턴트를 거쳐 2013년 현대중공업그룹 기획실 기획팀 담당이 됐다. 이어 상무, 전무로 잇따라 승진한 뒤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정 부사장은 평소 직원들과 잘 어울리며 겸손하고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관련 일화로 회사 중역들에게는 몸을 낮추고 직원들에게도 말을 높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경영적인 성과도 좋아서 직원들 사이의 평도 긍정적이라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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