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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시어머니 선우은숙·며느리 최선정 “엄마 재혼은 적극, 아빠(이영하)는 알아서 잘…”

2020-07-30 09:58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안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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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근불가원. 너무 멀어도 또 너무 가까워도 어려운 사이가 있다. 고부지간이 그렇다. ‘밀고 당기기’가 연인에게만 적용되는 건 아닌 것처럼, 일정한 관심과 거리가 유지되면 좋지 못할 관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쉬운 기술(?)이 아닌데, 선우은숙과 며느리 최선정은 예외인 것 같다.

헤어 소피아(제니하우스프리모 부원장, 02-3448-7114)
메이크업 이한나(제니하우스프리모 부원장)
스타일리스트 정연주
얼마 전 의외의 방송 장면을 봤다. <속풀이쇼 동치미>(이하, <동치미>)에 배우 선우은숙과 전 남편 이영하가 나란히 앉아 웃고 있었다. 이혼 후 방송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손녀딸의 백일을 맞아 모였다고 했다. 편하게 안부를 묻고 입술에 붙은 먼지를 떼어주고, 헤어진 부부의 일상이라기엔 드문 광경이었다. 며느리 선정 씨의 한마디가 ‘이 가족’을 설명해주었다.

“저 결혼한다고 할 때 엄마가 ‘사돈댁 사이가 안 좋아서 어떻게 하느냐’고 하셨어요. 사이좋다는 걸 안 믿으셨는데 결혼 뒤로 직접 보시곤 아빠랑 싸울 때마다 ‘사돈댁처럼 나 너희 아빠랑 졸혼할 거야’라고 하세요.”(웃음)
 
유쾌한 농담도 오갔다. 말수가 적은 아들 대신 며느리가 선우은숙 편을 들었다가 이영하 편도 들어가며 곰살맞게 굴었다. 시부모의 표정이 흐뭇했다. 이 가족의 이야기, 특히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를 묻고 싶었다.
 
고부는 인터뷰 섭외 요청을 단박에 받아들이진 못했다. 연예인이 아닌 선정 씨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숙고 끝에 확정된 인터뷰다. 선우은숙의 ‘며느리 사랑’이 큰 몫 했다.
 
한 시간가량 사진을 찍고 두 사람과 마주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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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두 분이서 같이 촬영하는 건 처음이죠?

최선정(이하, 선정) 네~ 좋은데요?(웃음) 어머니랑 해서 그런가. 진짜로 웃음이 나와요. 옆에 착 붙어 있을 땐 안정감도 들고요. 평소에 남편이 저랑 어머님 사진을 많이 찍어주긴 해요.

선우은숙(이하, 은숙) 촬영하는 느낌이 전혀 없어요. 집에서도 내가 좀 예쁜 것 같으면(웃음) “선정아, 엄마 한 번 찍어봐” 하거든요. 일상이랑 다를 게 없어서 스케줄 소화하는 것 같지가 않아요.

인터뷰 걱정을 많이 했다고 들었어요.

선정 이쪽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부담스러운 마음에 이런 기회가 생겨도 피했어요. 그런데 어머니랑 추억 쌓는 기분으로 하면 괜찮겠다 싶어요.

은숙 동반 인터뷰 건으로 몇 군데서 연락이 왔었어요. 고부 모습이 예뻐 보인다고.(웃음) 며느리는 안 하고 싶어 했는데 “너 인플루언서 일을 하고 있고 그런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있으니 너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다”라고 했어요. 공구(공동구매)든 뭐든 인스타그램만 보고 선정이를 알기엔 한계가 있잖아요. 이 아이가 피아노 전공을 했고 노래도 잘하고 신앙심도 깊은, 뭐 이런 얘기는 모를 테니까요. 선정이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있는 거거든요. 저는 뭐 얼마나 더 어필하겠다고 인터뷰를 하겠어요. 정말 오랜만에 하는 거예요.

‘공구’, ‘인플루언서’라는 단어를 다 아시네요.

은숙 몰랐어요. 며느리가 뭘 하는지도 몰랐어. 안 지 한두 달 됐어요. 그것도 주위에서 사람들이 “태리(손녀)가 어쩜 그렇게 컸어요”라는 거예요. 무슨 말인가 했더니 며느리 인스타에서 봤대요. 가입만 해도 이거저거 볼 수 있대요. 너무 신기하더라고요.(웃음) 우리 아들한테 인스타 좀 깔아달라고 했는데 어머, 정말 태리가 있는 거야! 그러면서 며늘아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 확실히 알았죠.

선정 백 번 설명을 드려도 “응~ 홈쇼핑~” 이러셨어요. 하하.

은숙 전에는 선정이가 써보라고 뭘 주면 이게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고 시답지 않게 생각했었어요. 인스타를 보니까 선정이가 글 하나 올리면 ‘좋아요’가 1000개씩 훅훅 올라와요. 얘가 공구 하나 하려면 한두 달 준비를 해요. (공구 제품을) 본인도 써보고 신랑도 써보고 나도 써보게 하고. 권하는 샴푸를 써봤더니 진짜 좋더라고요. “얘, 이거 대박이다” 했지.

슬쩍 며느리 홍보하고 계신 것 같은데.

은숙 (웃음) 아냐, 아냐. 근데 선정이가 써보라고 주는 거 진짜 좋더라니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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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눈에 맘에 든 며느리

선정 씨는 신인 배우로 활동하다 2018년 선우은숙의 장남 상원 씨와 결혼했다. 기폭제는 시어머니였다. 아들 내외의 연애 시절, 선우은숙은 우연히 마주친 선정 씨가 마음에 들었다. 자유분방한 아들을 잡아줄 수 있는 현명한 며느리를 바랐고 선정 씨가 그런 사람이었다. 주변까지 밝히는 기운도 좋았다고 했다. 선정 씨에 관한 선우은숙의 답변은 ‘칭찬’으로 귀결된다.
 
선정 씨 부부는 어떻게 연이 닿았어요?

선정 아는 사람이랑 밥을 먹기로 했는데 마침 그 자리에 오빠가 있었어요. 어느 집 아들이라는 건 연애하면서 알았고 어머니를 처음 마주친 게 진짜 우연이었어요.

우연히요? 엄청 놀랐겠다.

선정 마음의 준비를 하고 뵀으면 괜찮은데 그게 아니니까 너무 무서운 거예요. 어린 마음에 잘 보이고 싶어서 목소리 톤을 한껏 올려서 “어머니~ 어머니~” 했어요. 2~3년 뒤로는 점점 원래 톤으로 돌아와서 어머니는 제가 변했다고 생각하셨을지 몰라요.(웃음)

은숙 (며느리를 보며) 응! 좀 변했다고 생각했어.(웃음) 사실 최근에 상원이한테 “선정이가 옛날에는 어머니~ 어머니~ 하더니 요새는 표현도 말도 좀 달라진 것 같아” 했더니 우리 아들이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뭐, 크게 달라지지 않았잖아.” 아이고, 내가 너희들 앞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니 했지.(웃음) 근데 선정이가 기본적으로 말을 예쁘게 해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게 몸에 배 있더라고요. 에너지가 밝고 착해요.

그래서 결혼을 시키셨나 봐요.

은숙 믿음 생활 하는 애를 만났으면 했는데 선정이가 모태 신앙이에요. 아버지가 장로님, 어머니가 권사님. 그리고 얘를 보면 항상 웃고 아들한테도 상냥하더라고요. 근데 아들이 당장 결혼할 생각은 없다고 하기에 선정이를 따로 불렀어요. 오빠가 진짜 좋으면 결혼하고 그저 그러면 헤어져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봐라. 그래도 오빠가 좋으면 그때 가서 결혼하라고 했어요. 선정이가 말하길 그렇게 했다간 오빠랑 인연이 안 될 것 같다면서 오빠가 좋대요. 바로 애들 아빠 만나서 결혼시키자고 했어요. 나 때문에 빨리 진행된 거예요.

같이 살고 계신 걸로 알아요. 솔직히 어때요?

선정 주변에서 많이 물어봐요. 너는 시엄마랑 그렇게 가깝게 지내는데 불편하지 않느냐고. 그러면 “응! 진짜 엄마 같으셔”라고 해요. 물론 남자친구의 어머니로 뵀을 땐 당연히 불편했죠. 지금은 정말 엄마 같아서 친정엄마한테 하듯 해요.

은숙 부부도 살면서 오해가 생길 수 있고 마음에 안 들 때도 있는데 고부간이라는 게 얼마나 힘들어요. 내가 얘한테 아무리 잘한다  해도 본인이 불편하면 어머니랑 살겠다고 안 하죠. “너희 나중에 나가 살려면…”이라고 말을 꺼내면 선정이는 “저희는 어머니랑 오랫동안 같이 살 건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느냐”고 해요.

말씀하신 대로 ‘마음에 안 들 때’가 생기면요?

은숙 저도 예전에 시어머니랑 살아봤잖아요. 그땐 ‘왜 우리 어머니는 나를 이해하지 못할까, 저렇게 표현하실까’ 했는데 내가 시엄마가 돼보니까 알겠어요. 우리 상원이를 어머니가 하루 종일 봐준 건  생각 못하고 어머니가 왜 무뚝뚝하게 구실까 했거든요. 애 보다가 지쳐봐요. 며느리한테 곰살맞은 말이 나가겠어요? 우리 고부 관계가 나쁘지 않은 건 나도 선정이 나이 때 잘 못했기 때문이에요. 예순 살 넘게 산 기준을 선정이한테 적용하며 ‘얘는 왜 못하나’ 해버리면 관계가 좋을 수 없죠. 때가 되면 너도 할 수 있겠거니 하며 편하게 대해주려고 해요. 그래도 어떤 선을 벗어나는 건 싫어요.

‘선’이요?

은숙 살림을 못하는 건 괜찮아요. 저도 아줌마를 두고 애들을 키워서 안 했어요. 그런 건 시간이 지나면 늘어요. 대신 절대 용납 못하는 건 되바라진 언행이에요. 방송국에서도 그래요. 옛날에 ○○○이 잘나간다고 촬영장에 맨날 지각하는데 너무 인기가 많으니까 아무도 혼내질 못하는 거예요. 그런 행동은 잘못된 거라고 내가 엄청 혼냈어요. 사람이 어디서든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말할 때나 어른을 대할 때 은연중에 본모습이 나오게 돼요. 우리 선정이 가장 좋게 보는 게 어떤 경우에도 선을 지키는 거예요.

인터뷰라고 며느리 좋은 얘기만 하시는 건 아니죠?

은숙 하하하, 아니에요. 있는 그대로예요. 적당히 잘해요. 내가 더 받고 싶은 게 있으면 남편이나 내 남자한테 받아야지, 아들 부부 알콩달콩 살고 있는데 나한테 덜 해준다고 섭섭해 하면 되나요. 그럴 거면 따로 나가서 내 남자하고 살아야지.

짐작하건대 상원 씨가 두 분 사이 가교 역할을 제법 하나 봐요.

선정 지금까지 어머니랑 제가 문제가 있었던 적이 없어서 남편이 딱 뭐를 한다고 할 순 없지만, 남편이 알아서 눈치껏 잘해요.

은숙 잘해요~ 선정이한테는 100프로. 요즘 남자애들이 그런가 봐요. 와이프 입장을 100프로 생각해줘요. 아빠 닮아서 술을 좋아해서 며느리한테 스트레스 주는 것 빼곤 잘해요. 짐 들어주는 거 뒷정리 해주는 거 등등. 그렇다고 엄마한테 너무 무관심하면 서운할 수 있는데, 아내한테 잘하는 만큼 나한테도 잘해요. 밥 먹을 때 숟가락에 고기까지 올려줘요. 얘들은 본인들 입에 맛있는 식당이 생기면 나를 꼭 데려가요. 선정이가 나랑 먹는 취향이 똑 닮아서 “어머니~ 여기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하는데, 참 예뻐요. 호텔 뷔페를 예약했어도 시엄마랑 같이 먹느니 집에서 물 말아 먹는 게 좋을 수도 있잖아요.(웃음)

선정 엄마가 좋아하시는 거 먹을 때면 엄마 생각나는 거랑 똑같아요. 친정엄마한테 하는 거랑 똑같이 해요.

‘딸 같은 며느리’라는 표현이 이럴 때도 쓰이나요?

은숙 하하, 선정이는 정말 딸 같아요. 얘가 아들이랑 안고 있고 애정표현 하고 있으면 “어휴, 쟤가 어머니 앞에서 어떻게!” 이게 아니라 딸을 하나 둔 느낌이에요. 근데 솔직히 친정엄마면 선정이 허물이 전혀 안 보일 텐데 시어머니인지라 조금씩 보이긴 해요.(웃음) 그래도 얘가 좋은 점이 훨씬 많은 것도 알고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고칠 거라는 것도 아니까 문제가 되지 않아요. 제가 보는 관점만 바꾸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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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엄마의 연애를 응원한다!

선우은숙은 종아리 근육이 카메라에 잡히지 않느냐며 걱정했다. 일주일 중 5일을 등산하느라 부쩍 ‘알’이 뭉쳤단다. 누구랑 그렇게 다니느냐고 묻자, “혼자”라고 했다. 옆에 있던 며느리가 목소리를 높인다. “어머니! 안 된다니까요. 등산을 데이트하듯 가셔야 해요.”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연애를 적극 권장한다.
 
아들 내외랑 보내는 시간 외엔 어떻게 지내세요?
 
은숙 나 너무 바빠요~

선정 정말 대단하세요. ‘이래야 배우를 할 수 있구나’ 했던 게 어머니랑 같이 거실에 있을 때 저는 소파에 가만히 누워 있어요. 근데 어머니는 TV를 보면서도 스쿼트를 계속하세요. 아침에 어머니가 안 계셔서 확인해보면 등산, 오후엔 골프, 또 헬스.

은숙 골프를 엄청 좋아하는데 ‘그룹 회장이랑 어쩌고저쩌고’ 말도 안 되는 얘기가 나오는 바람에 골프를 7~8년간 끊었었어요. 대신 자전거를 타다가 마주 오는 사람을 피한다고 핸들을 탁 틀었다가 고꾸라져서 갈빗대 다섯 개가 나갔어요. 무서워서 자전거는 못 타겠고 간간이 골프 연습하고 산에도 가고, 일주일에 두 번씩 헬스 PT도 받고 요가도 해요. 내 몸에 저금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거예요.

외로움 느끼실 틈도 없겠어요.

은숙 그래도 외로워요. 아들 부부랑 사니까 크게 느끼는 건 아닌데 채워지지 않는, 혼자만의 그 어떤 것이 항상 있어요. 몇 년 전에는 더 심했어요. 지금은 많이 내려놓았지만요.

선정 제가 옆에서 더 난리예요. 어머니 빨리, 빨리! 집에만 계시지 말고 누굴 만나세요!
 
그런 말씀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고요?

선정 네.(웃음) 빨리 나가서 사람 만나시라고 이렇게 계시면 어떤 남자가 굴러들어오겠느냐고. 운동을 하더라도 데이트하듯 하시라고. 어머니는 운동을 도장 깨기 하시듯 해요. 목적 달성용. 혼자 태릉선수촌에 계신 것 같아요.(웃음)

은숙 뭐든지 다 혼자 해요.
 
누군가 생길 기회가 와도 안 잡으실 거예요?

은숙 아뇨~ 만나야죠. 잡아야죠. 누구 있어요?
 
위 아래로 몇 살까지 가능하세요? 
 
(일동 웃음)
 
은숙 연하도 좋아요~ 그냥 친구같이 만날 수 있는 사람.

선정 아버님(시아버지 이영하)이 엊그제 저한테 “이제야 말하는데… (시어머니에게 자주 하면서) 왜 나한테 새로운 사람 만나라는 말 안 해주냐”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아휴, 아버지는 밖으로 많이 다니시고 알아서 잘하고 계시잖아요”라고 말씀드렸죠.(웃음) 저희 부모님이 서로 말씀하시는 게 당신이 먼저 가면 여자친구, 남자친구 만들라고 하세요. 엄마의 지론이 ‘남자는 여자 없이 못 산다’예요. 엄마도 남자 없이 늙어 죽는 거 외로우실 것 같대요. 우리 부모님도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시부모님이라고 다르겠나 싶은 거죠.

어머니가 남자친구 소개하신 적 있어요?

선정 전혀요. 제가 맨날 어머님 핸드폰 메신저 목록 보면서 이 사람은 어떠세요, 저 사람은 어떠세요 이러고 있어요. 어머님이 소개해주신다면 저 정말 열심히 뵐 거예요. 우리 어머니 잘 부탁드린다고.

은숙 누가 남자 소개를 해준대서 한 번 보면 아휴, 왜 그렇게 아닌 것만 보이는 거예요. 돈은 있는데 너무 까탈스럽고. 내가 모시고 살 일 있나요.

재혼을 고려하시는 건지?

은숙 뭐는 되고 뭐는 안 되고 이런 건 없어요. 정말 좋은 사람이 있으면 친구같이 지내다가 재혼해야 할 상황이라면 못할 것도 없죠. 그런 사람을 아직 못 만났어요.
 
‘좋은 사람’이라고 함은요?

은숙 저도 어느 정도 내 살림 사니까 본인 앞가림은 했으면 좋겠어요. 큰 부자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경제력은 있어야 하잖아요. 우리 애들이랑 둥글둥글 어울릴 수 있는 순한, 그런 사람이 좋아요.

선정 씨 왜 고개를 절레절레 하세요?
 
선정 눈이 높으세요! 남자가 옷도 잘 입었으면 좋겠고 얼굴도 너무 할아버지 같지 않으면 좋겠고. 근데 어머님 연세에 맞는 아저씨들 보면 다 너무 아저씨 같아요. 머리 숱 없는 분들도 많고.
 
이영하 씨가 너무 관리가 잘돼 있어 그래요.

선정 아버님만 보다가 아버님 친구들을 보니까 다들 너무 할아버지이신 거예요. 하지만 연세로 따지면 그게 맞더라고요. 제 친구의 할아버지가 아버님 후배거든요. 할아버지뻘인 게 맞아요.

<동치미>에 이영하 씨랑 같이 출연하신 게 의외였어요.

선정 이 집에 처음 와서 보니까 뭔가 큰 문제가 있어서 이혼하신 게 아니라 서운함이 쌓여서. 같이 있는데 외로운 느낌이 들어서 그러셨던 것 같아요. 요새도 아버님이 어머님 드시라고 보내신 퀵이 자꾸 와요. 엊그제는 수박 두 통, 자두 한 박스, 체리 한 박스였어요.

은숙 삶이라는 게 정답이 없더라고요. 그때 그 선택을 안 했다면 지금 잉꼬부부로 비칠 거예요. 부부는 부부밖에 몰라요. 사람들이 그래요. 타이밍이 안 맞아서 이혼을 한 거고 서로 문제가 없으면 지금이라도 합치면 되지 않느냐고. 그래, 같이 살 수도 있지. 그러려면 내 희생이 또 필요해요. 애들 아빠는 자기가 해온 스타일 그대로 할 거고 나는 뛰쳐나온 그 상황으로 들어만 가면 되거든요. 다 좋은 것도 다 나쁜 것도 없어요. 그러니까 이것도 답이 아니고 저것도 답이 아니죠. 한 발짝 떨어져서 적당히 챙겨주는 이 상태가 행복해요. 기대가 없으면 원망도 없어요. 그땐 내 사람이고 내 것이었기 때문에 ‘남편이 왜 나한테만 이러나’ 실망스럽고 허전했어요.

이젠 ‘내 것’이 아니니까 각자 새 연인이 생겨도 서운하지 않을 거죠?

은숙 나는 안 서운할 것 같아요. 뭐 애들 아빠도 그럴 수 있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은 서운할 수도 있고요.

선정 제가 객관적으로 보면 어머님은 서운함이 없을 텐데 아버님은 서운해 하실 것 같아요. 왜냐면 아버님은 어머님이 누군가 만나는 걸 보신 적이 없잖아요. 항상 집에서 남편, 애들만 보는 사람이었고 이혼하고도 쭉 혼자 계셨으니까. 아버님 입장에선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될 거예요.
 
연인이 생기면 알리실 거예요?

은숙 네~ 생기면! ‘난 이제 누구도 안 만나고 다 끝났어’라는 생각은 절대 안 해요. 이렇게 끊임없이 운동하면서 가꾸는 걸 보면 내가 다 내려놓진 않은 것 같아요.(웃음)

‘재결합’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며느님이 고개를 가로저어요.

선정 두 분 감정이 나쁘지 않은 건 맞지만 어쨌든 남자는 변하지 않거든요.(웃음) 아버님은 여전히 술,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세요. 재결합한다고 그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은숙 우리 아들도 똑같이 얘기해요.

선정 제가 <동치미> 나가서 이렇게 말했더니 “며느리 네가 뭔데 시부모 사이에서 그러느냐”고 욕 많이 먹었어요. 하하하. 근데 이게 우리 집인걸요? 그렇다고 제가 어머님한테만 치우쳐 있는 건 아니에요.

앞으로 선정 씨는 ‘인플루언서’, ‘선우은숙 며느리’라는 이유로 더 많은 출연 요청이 생길지도 몰라요.

선정 방송 제의가 되게 많이 들어오긴 하는데 지금은 배우가 아니라 선우은숙, 이영하의 며느리인 거잖아요. 뭐 하나 실수해서 시부모님께 해가 될까 봐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인플루언서 활동을 하곤 있지만 그 역시 행동도 말도 더 바르게 하려고 해요. 그런데도 어느 순간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어서 무섭더라고요. 더욱 신중히 생각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지금 하고 있는 일 열심히 하면서 엄마, 아내, 며느리로서도 잘 해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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