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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황제 군생활' 병사... '대기업 회장' 아닌 '실세' 전문 경영인 아들?

실제 오너 20대 아들, 2000억 상속세 납부도 관심

2020-06-13 12:46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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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부대의 한 병사가 무단으로 부대를 이탈하거나 '1인 생활관'을 사용하고 상급자들에게 '빨래 심부름'을 시키는 등 이른바, '황제 군생활'을 하고 있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해당 병사의 아버지가 모 기업 부회장으로 지목됐는데, 이 기업의 승계 과정이 눈길을 끈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에 따르면, 자신을 서울 금천구 지역의 한 공군 부대 부사관이라고 밝힌 한 군인은 "우리 부대에서 부모의 재력 때문에 특정 병사에게 특혜를 주고 이를 묵인 방조해오는 등의 비위 행위를 폭로하려고 한다"는 청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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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는 "해당 병사가 부대에 전입을 왔을 때 병사들과 부사관 선배들 사이에서 해당 병사의 아버지가 모 대기업 회장이라는 얘기가 돌았다"면서 "최근까지도 해당 병사의 부모는 밤낮으로 부사관 선후배들에게 아들의 병영생활 문제에 개입해달라고 전화를 한다고 한다"고 폭로했다.

 

문제가 된 병사가 빨래와 음용수 배달을 부사관에게 시키거나 '1인 생활관'을 사용하고, 외출증 없이 근무지를 이탈했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도 담겼다. 청원 내용이 확산되자 글에서 언급된 '모 대기업 회장'의 정체에도 관심이 쏠렸고, 국내 신용인프라기업의 최 모 대표이사(부회장)가 지목됐다.

 

'대기업 회장'아닌 실세 전문경영인... 20대 오너가, 상속세 2000억 변수 

다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최 모 대표는 '대기업 회장'이라는 표현보다 '전문 경영인'에 가깝다.

황제군생활 병사의 아버지로 박혀진  최모 부회장은 2018년 3월부터 회사의 단독대표직을 맡고 있다. 당시 오너인 김 모 회장이 갑작스레 세상을 뜨면서 각자대표 체제가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는 고 김 회장 일가의 경영승계가 여러운 점이 한 몫했다. 김 회장의 두 자녀는 20대 중반인데다 사회 경험이 부족해 당장 경영 전면에 나서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 주였다. 

 

따라서 이 회사는 최 대표 아래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오며, 그가 실질적 총책임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말 인사에서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일각에서는 그룹 지배구조 재편이 안정화되면 김 회장의 자녀들이 자연스럽에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약 2000억원의 상속세가 변수다. 상속세 납부과정에서 회사 지분을 팔아야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아들은 국세청에 수년에 걸쳐 세금을 분할 납부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상속세 납부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군은12일 오후 "공군 병사 특혜복무 의혹 국민청원과 관련해 공군본부 주관으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군은 조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군은 "상황의 엄중함을 고려해" 감찰 조사 주관을 방공유도탄사령부에서 공군본부로 상향했다.


다음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원 청원  전문이다

 

[금천구 공군 부대의 비위 행위를 폭로합니다.]

저는 20년 정도 공군에서 복무 중인 부사관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부대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해 있고, 우리 부대는 금천구에 부지를 매각하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폭로되었을 때 저희 부대가 도심형 부대로라도 금천구에 머무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휘관 분들께 죄송합니다.

 

저는 오늘 우리 부대에서 부모의 재력 때문에 특정 병사에게 특혜를 주고 이를 묵인 방조해오는 등의 비위 행위를 폭로하려고 합니다. 제가 이를 폭로하려는 이유는 우리 부사관 선후배들이 더는 부당한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직업군인으로서 복무하기 바라는 마음, 그리고 우리 부대가 자정하려는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병사들에게서 돌고 있는 소문 중에 일부 사실을 확인했을 때 저는 군생할이 전부 부정당하는 것만 같은 참담함을 느꼈습니다. 그 의혹 중에 감찰로 인해 드러날 사실이 어디까지인지 상상조차 못할 정도였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청와대에서 우리 부대가 잘못한 부분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의혹의 내용과 제가 확인한 사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이 의혹들을 이해하시기 위해서는 해당 병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해당 병사가 부대에 전입을 왔을 때 병사들과 부사관 선배들 사이에서 해당 병사의 아버지가 모 대기업 회장이라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아마 특혜를 준 것도 이를 묵인 방조한 것도 모두 부모의 재력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까지도 해당 병사의 부모는 밤낮으로 부사관 선후배들에게 아들의 병영생활 문제에 개입해달라고 전화를 한다고 합니다.

 

1. 병사가 빨래와 음용수 배달 등 부사관을 사역시킨 사실

 처음에 부대에 “병사 빨래랑 물 배달을 재정처 아무개 부사관이 하더라." 하는 소문을 들었을 때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를 수차례 목격했다는 부사관 후배와 병사들의 말을 듣고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목격했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기도 했고, 거짓말이라기엔 증언이 구체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증언의 요지는 "해당 병사가 매주 토요일 아침에 빨래를 부대 밖으로 반출해서 가족 비서에게 세탁을 해오게 하고 빨래와 음용수를 받아오는 과정에 부사관을 사역시키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부사관단의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부모의 청탁에 못 이겨 사역에 동원되었다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해당 시기가 코로나19로 인해 병사의 출타가 제한된 시기기 때문입니다. 간부들 또한 최대한 외부인과의 불필요한 접촉을 하지 말라는 지시에 따르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에 해당 병사의 빨래와 물을 배달해주기 위해서 외부인인 비서와 매주 만났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 부대 참모 사이에서는 "이 사역에 간부를 동원하는 일을 아예 양성화하자"는 얘기까지 돌고 있습니다.

 

2. "황제 생활관"

병사와 관련된 부사관 선후배의 말에 따르면, 해당 병사는 생활관원들과의 불화를 이유로 1인실 "황제 생활관"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병사는 에어컨 온도가 너무 낮아서 냉방병에 걸렸기 때문이라는데 해당 병사는 팬티 바람으로 생활관에서 지낸다고 합니다. 제가 군생활을 20년 동안 하면서 생활관을 혼자 쓰는 건 처음 봅니다. 다른 병사들은 같이 살기 싫은 생활관원들이 있어도 결코 1인실 생활관은 쓸 수조차 없다고 합니다. 또 우리 부대는 이것이 문제가 될 줄 알았는지 조기전역한 병사를 생활관 명부에 넣어두었다고 합니다만, 실상은 1인실 "황제 생활관"임을 부정할 순 없습니다.

 

3. 탈영 의혹

6월 초부터 병사들이 사무실에서 해당 병사의 외부진료와 관련된 애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4/29 부대 체육대회 때 외진 외출증 없이 탈영을 했다.", "해당 병사가 자꾸 외진 나가서 아빠랑 밥먹었다는 얘기를 한다.", "수도통합병원을 가는데 외출 시간이 08:30-21:30이다."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저는 우리 부대 주임원사가 아니기 때문에 외출증을 결재받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꽤 오랜 시간 우리 부대에서 근무한 제가 볼 때도, 수도통합병원이 17:30에 닫는데 21:30까지 외출증은 끊어준 것과 외진을 목적으로 외출을 해놓고 수시로 가족과 불법면회를 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제 권한 밖의 일이라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후배가 말해준 것과 병사들의 증언이 돼나 구체적이라 감찰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생활관 샤워실 공사를 부모가 지시했다는 의혹

우리 부대는 작년에 병사 생활관 샤워실을 리모델링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병사들 사이에서 "해당 병사 부모가 전화를 해서 부탁을 했다고 공병반 간부가 말하더라." 하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처음엔 전혀 믿지 않았습니다만, 담당했던 선배의 말씀 때문에 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습니다. "예산은 1년 전에 쓸 데가 정해지는 거고, 급하면 반기 전에라도 말하라고 문서도 내려왔거든? 근데 예정에 없는 예산을 신청한 지 며칠만에 예산 배정, 견적, 계약체걸 이게 착착 되는 거야. 이상하더라."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또한 병사들 사이에서 도는 "부모초청행사 때 보고 더러워서 전화했다더라." 하는 얘기도 넌지시 여쭈어보니, 선배께서는 "찾아봤는데 예산 신청할 때 부모초청행사 여론 고려했다는 내용이 있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의혹은 감찰해보면 확인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5. 재정처 병사 TO 의혹

마지막으로 이 부대에 해당 병사가 전입 온 것부터 이상하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듣기론 재정처는 과거도 지금도 편제가 1명입니다. 그런데 선임병사의 전역이 한참 남은 상태에서 공군 본부에서 배속을 보냈다고 합니다. 당시 상황을 생각해보면 정비대 이전 때문에 정비대 재정 특기 병사도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던지라 해당 병사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부대로 전입 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 부분이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내부고발자로 색출당했을 때 대체 어디서부터 압력이 내려오는 것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우리 부대는 올해 초에도 청와대 국민청원에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공군 본부에서 청원이 등록되기 하루 전에 우리 부대로 언질을 줬습니다. 미리 대비하라는 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비상 출근하신 장교분들은 아실 겁니다. 또 선배분들의 말에 따르면 감찰실에서는 병사들에게 설문조사에 '기명'으로 임하게 했고 설문조사 내용을 감찰대상자에게 전부 보고했다고 합니다.

 

병사들은 두려워합니다. 관련 의혹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확인하려던 병사, 지속적으로 해당 병사에게 경고하던 병사, 외출증을 결재하는 선후배들과 늘 고생하던 초병들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단지 군내 구조적인, 제도적인 문제로 치부하기 위해 현재도 우리 부대 감찰실에서 예하 포대 유사사례(외진 외출증)를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혜란 특혜는 죄다 해당 병사가 받고 일부 부사관만 가담했는데, 떳떳한 장병까지 벌집 쑤시듯 감찰하는 게 온당합니까?

 

저도 두렵습니다. 저는 장교보다 힘없는 '부사관'을 '직업'으로 군에 복무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저번 감찰 때 우리 부대는 내부고발자를 색출하려고 전역한 병사들의 인사자력까지 인쇄해갔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좌시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재벌 부모가 밤마다 부대에 전화를 하고, 부모의 재력 때문에 온갖 특혜를 손에 쥐어다 주고, 이를 어떠한 간부도 문제 제기하지 않고 청탁에 응하는 그 모습을 부사관 선후배들에게 미안해서라도 가만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부디 이번 감찰은 국방부 주관으로 시행해서 올곧은 방향으로 우리 부대가 바뀌기 바랍니다. 직을 걸고 정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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