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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클럽, 블랙수면방은 어떤 곳? & 성소수자의 생각은?

#이태원 #코로나19

2020-05-29 09:33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조선일보DB, 뉴시스, 셔터스톡,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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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세에 접어드는 듯했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월 황금연휴 기간을 기점으로 부쩍 증가했다. 그 원인으로 ‘이태원 소재 클럽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지목됐다. 여기서 또 다른 화두가 떠올랐다. 성소수자들이 다니는 클럽임이 밝혀지면서다.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87명(5월 19일 정오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클럽을 방문한 사람은 93명, 이는 클럽에 가지 않고 클럽 방문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람 수가 더 많다는 뜻이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공포감은 다시 커졌고, 그 화살은 클럽을 다녀간 이들에게 향했다. 특히 해당 클럽이 성소수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곳임이 알려지면서 부정적 여론은 더 거세졌다.

당초 초발 환자로 추정된 A씨는 하룻밤 사이 클럽 다섯 군데를 전전했다. 그는 개인 SNS를 통해 “호기심에 방문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머물지는 않았고 성소수자를 위한 클럽, 외국인을 위한 클럽, 일반 바 형태의 클럽들”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성소수자 클럽의 또 다른 방문자이자 확진자가 ‘블랙수면방’에 갔었다는 역학조사까지 나오자, 대중의 시선이 ‘성소수자’에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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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수면방? 일부 성소수자의 일탈”

성소수자에 대한 호기심 섞인 글부터 비판·비난의 글, 옹호의 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되기 시작했다. 자신을 “20대 게이”라고 소개한 한 작성자는 ‘성소수자 클럽’, ‘블랙수면방’이 어떤 곳인지 상세히 적어 내렸다.

“클럽 소독하고 행정명령서 붙은 사진이 이미 게이 커뮤니티에 퍼졌고 그때부터 이쪽 사람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일반인들보다 내부에서 욕을 더했습니다. 지금은 욕하는 걸 넘어서 내분이 일어났습니다. (…) ㅂㄹㅅㅁㅂ, 은어로 찜방. 여기가 진짜 헬파티 시작이라고 봐요. 왜냐하면 여기는 동물의 왕국이거든요.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수건 하나만 걸치고 1평 남짓한 공간에서 그 짓을 합니다. 넓은 곳은 여러 명이서 물고 빨고… 상상은 하지 마세요. (…)”

그는 모든 동성애자들이 ‘찜방’에 갈 것이라는 일반화는 삼가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성적 지향’을 이용한 혐오 표현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우팅’(성적 지향·정체성이 강제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한 성소수자들이 클럽 방문 사실을 숨긴 채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 않는 데 대한 걱정이었다.

“이쪽 사람들 대부분 찜방 같은 곳에서 놀지 않습니다. 이쪽에서도 없어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나왔고 그런 곳을 찾는 사람들은 그냥 ××으로 생각해요. (…)”

일각에선 ‘블랙수면방’을 특정 장소를 통틀어 뜻하는 말로 쓰고 있지만, 상호명일 뿐이다. 또 다른 성소수자 B씨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인터뷰를 자청해 ‘수면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찜방이라고 불리는데 우리가 아는 찜질방하고 완전히 다른 곳입니다. 성행위를 위한 도구들이 비치가 되어 있는 등 진짜 욕구 해소를 위해 찾는 장소입니다. (…) 하지만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성소수자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 그러니까 극소수의 일탈로 봐야지 모든 성소수자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블랙수면방엔 ‘출입 제한 조건’이 존재했다. ‘BLACK은 최고의 만남을 위해 다음과 같은 분들의 출입을 제한합니다’는 제목이 붙은 사진이 온라인에서 한창 회자됐다. 45세 이상·뚱뚱한 사람과 술에 취한 사람의 입장을 제한했고 불빛을 켜는 사람, 촬영 목적으로 출입한 사람 등을 퇴실 조치했다. 실제로 3년 전 이곳에 갔었던 B씨는 “뚱뚱한 체형을 가진 동성애 사나이는 사장님이 정문에서 입장 거절을 해버린다”고 했다. 당시 입장료는 주간 7000원, 야간 1만3000원이었다.

‘수면방’은 ‘남성 전용 사우나’, ‘이반 사우나’라고도 불리며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존재해왔다. 2004년 국내 성소수자 인권운동단체 자유게시판에 기록된 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른바 게이들이 주로 찾는다는 사우나를 알게 된 건 몇 년이 지났다. 하지만 설명하기 힘든 어떤 이유로 인해 그곳에 가는 것만큼은 애써 피해왔었다. (…) 이유를 각설하고 나는 ○○ 상대를 쉽사리 찾기 위해 이반들이 주로 들른다는 사우나에 가보았다.”

성소수자 클럽에 관한 정보도 빠르게 퍼져나갔다. 앞서 A씨가 다녀간 ‘KING club’의 손님은 대부분 남성 동성애자다. 당일 내부 모습이라고 공개된 영상을 보면 몇몇 남성이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고 그 맞은편으로 남성들이 환호하고 있다. 여성 손님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아주 드물다. 그도 그럴 게 남성과 여성은 입장료부터 차이가 크다. 금요일에는 남성 1만원·여성 3만원, 토요일이면 남성 1만5000원·여성 5만원이다. 여성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렌스젠더의 공연이 열리는 성소수자 클럽도 있다. 한 성소수자 클럽을 대표하는 트렌스젠더 C씨 SNS에는 유명 성소수자 연예인, 성소수자 유튜버와 촬영한 사진이 게재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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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혐오, 성소수자의 생각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는 ‘성소수자 혐오’를 키웠다. 가령 이태원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상인은 “성소수자 때문에 상권이 죽었다”는 내용과 함께 욕설을 적어 내렸다. 그는 “분노를 넘어 이성을 잃은 듯 욕을 해서 죄송하다”면서도 “아마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분들이라면 제 분노에 공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다른 사회적 소수자와 비교해 더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성소수자, 북한이탈주민,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 인식을 조사했다. 이 조사는 직접적이고 의도적인 거부감을 드러내는 것을 ‘명시적 편견’, 무의식적으로 내재돼 있는 편견을 ‘암묵적 편견’으로 나눠 진행됐다. 결론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명시적 편견은 5점 만점에 3.23점으로 이주노동자(2.99점)나 북한이탈주민(2.90점)보다 높았다. 암묵적 편견은 성소수자(3.14점)가 이주노동자(3.29점)보다 낮았지만, 명시적 편견이 암묵적 편견보다 높은 집단은 성소수자 집단이 유일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사태로 성소수자를 향한 암묵적 편견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일종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큐브’(QUV) 제13대 의장 김난 씨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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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발 코로나 사태 이후 적막해진 이태원 거리

코로나 재확산으로 ‘성소수자 클럽’이 화두로 떠올랐을 때 우려한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될 성소수자 혐오 발언이 가장 우려됐습니다.

성소수자를 향한 비난이 거셉니다. 어떤 입장이죠? 어떠한 상황에서도 차별과 혐오가 용인될 순 없어요.

성소수자들 사이에선 어떤 의견들이 나왔는지 궁금해요. 방역을 핑계로 확진자의 나이와 지역, 동선, 직장 정보 등의 개인정보를 노출해 ‘아우팅’을 저지른 <국민일보>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확진자의 정보를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방역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는 의견도 많았고요.

검사가 필요한 다수 대상자들이 연락두절 됐습니다. 일각에선 ‘아우팅’ 때문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나요? 사태 초반에는 이태원의 한 클럽만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아우팅의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검사 대상을 이태원 전역 방문자로 넓히고, 익명검사를 진행함으로써 검사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논란이 된 ‘성소수자 클럽’ 영상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성소수자 전체의 유흥 문화로 비치고 있는 데 대한 생각은요? 비성소수자 영화 한 편만 보고 이를 비성소수자 문화라고 바라보는 것만큼 어리석은 생각이에요. 개개인만을 보고 한 집단을 논의할 순 없습니다.

‘게이’ 클럽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 궁금합니다. 각자 쓰는 언어가 달라 적절함을 평가할 수 없어요.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게이’ 클럽이라는 표현 자체가 아니라, 이들의 정체성 중 하나인 ‘게이’만 강조해 보여주고 있다는 겁니다.

‘블랙수면방’이라는 공간도 이슈가 됐죠. 성수소자 사이에선 어떤 곳으로 여겨지나요? 성소수자라고 해서 모든 성소수자 사용 업소를 인지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성소수자가 사용하는 공간이라고 해서 문란하다는 낙인을 씌우고,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비성소수자의 시각에서 왜곡해 코로나19 확산사태와 엮어서 보도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봅니다. 해당 수면방은 샤워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샤워실과 사물함 같은 시설을 이용하기 위한 입장료를 지불하는 것이지, 성매매나 성착취가 발생하는 게 전혀 아니라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공간과 문화를 코로나19 확산 원인으로 지목하고 낙인찍는 것은 검진을 필요로 하는 성소수자들을 방역 범위 밖으로 숨어들게 만들어요. 성소수자 업체의 사용자 파악도 어렵게 만들고요. 결과적으로 방역에 악영향만 미칩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성소수자 문화를 언론에서 특별히 보도할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해요.

공개 유튜브를 하고 있는 성소수자도 인터뷰 요청은 대다수 거절했어요. 왜 그런 걸까요? 한 유튜버가 모든 성소수자를 대변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일부 악화됐는데 이를 개선할 방법을 제시한다면? 성 정체성 및 지향성이 포함된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각종 혐오 및 차별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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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구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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