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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막장 불륜? 원작 통해 본 <부부의 세계> 결말

#김희애 #한소희 #닥터 포스터

2020-05-01 08:04

취재 : 김경미  |  사진(제공) : JTBC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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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가 연일 화제다. 시청률 6.3%로 시작해 8회 만에 22.3%를 기록했다. 원작과 비교해 <부부의 세계> 결말을 미리 점쳐보고, 3명의 주인공을 통해 부부란 무엇인지 알아본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영국 BBC에서 방영된 <닥터 포스터(Doctor Foster)>의 리메이크작으로 ‘고품격 불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닥터 포스터> 시즌1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자 2017년 시즌2가 방영되었다. 곧 시즌3가 제작될 예정이라 결말이 나지 않은 상태. 시즌1, 시즌2 모두 5부작으로 구성되었으며 회당 평균 시청자 수가 1000만 명이었다고 전해진다.

<부부의 세계>는 원작에 충실하게 리메이크됐다. <부부의 세계> 6회까지의 스토리가 <닥터 포스터> 시즌1과 동일하다. 6회 만에 시즌1을 소화하는 초스피드 전개에 남은 10회를 시즌2의 이야기만으로 채우기에는 분량이 다소 부족해 원작과 다른 이야기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JTBC는 <부부의 세계> 후속으로 <닥터 포스터>를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부의 세계> 후속으로 준비 중이던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의 방송이 미뤄지면서 그 자리에 <닥터 포스터>가 편성됐다. <부부의 세계>와 연이어 보는 만큼 원작과 리메이크작을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부부의 세계>는 국내 정서에 맞춰 손질된 터라 원작에서는 더 파격적인 내용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닥터 포스터> 시즌2로 점치는 <부부의 세계> 결말

남편의 외도를 알았을 때 큰 상실감을 느낀 지선우(김희애)는 “이 지옥 같은 고통을 어떻게 해야 돌려줄까? 남김없이, 공평히, 완벽하게”라며 계략을 꾸미고 완벽하게 남편을 도려내면서도 아들의 양육권을 지킨다. 여기까지가 <닥터 포스터> 시즌1이다.

불륜 커플로 손가락질을 받으며 고향을 떠났던 이태오(박해준)와 여다경(한소희)은 딸을 낳고 2년 후 고향으로 돌아온다. 부자 장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공한 영화제작자가 된 이태오는 “제가 고산에 돌아온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신세를 진 사람한테는 진 만큼 갚아줘야죠”라고 말하며 지선우를 파멸시키기 위해 수를 쓴다. 하지만 그의 속마음에는 지선우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다. 분노라는 이름 아래 미련을 가지고 지선우 주위를 맴돈다.

이태오는 아들에게 ‘같이 살자’고 제안하고 아들은 아빠 집으로 옮겨간다. 아들을 잃은 지선우는 허한 마음으로 함께 일하는 신경정신과 의사에게 의지하게 된다. 아들이 친구를 폭행해 문제를 일으키자 이를 의논하기 위해 이태오가 찾아오고 아들을 위해 이태오와 화합해야 한다고 생각한 지선우는 친절을 베푼다. 이에 옛날 감정이 되살아난 두 사람은 잠자리를 하게 되는데 이 역시 지선우의 계략이다.

아들이 여학생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것을 안 이태오는 “네가 딸 옆에 있는 걸 새엄마가 싫어해. 일단 엄마 집에 가”라고 말한다. 아들은 “이젠 여기가 우리 집이라면서요”라며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 대해 실망하며 엄마에게 돌아간다.

지선우는 이태오를 파멸시키기 위해 그와 잠자리를 한 사실을 여다경에게 간접적으로 알려 부부 관계에 틈이 생기도록 한다. 또한 여다경과 차에서 키스할 때 흘러나왔던 노래가 자신에게 프러포즈할 때 사용한 노래였다고 밝히고 “이태오가 차고 다니는 시계는 내가 골라준 거다. 두 사람 결혼식 날 했던 커프스단추는 내가 7주년 결혼기념일 선물로 준 거다. 집에 있는 물건들도 마찬가지. 그게 그 사람 취향이고 그 취향이 바로 나다”라고 폭로한다. 배신감을 느낀 여다경은 부모님까지 동원해 이태오를 내쫓고 빈털터리가 된 이태오는 지선우를 찾아가 매달리지만 거절당한다. 지선우는 자살하겠다고 겁을 주는 이태오를 다독이며 아들에겐 아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닥터 포스터> 시즌2는 아들이 사라지는 것으로 끝난다. 엄마의 집착과 아버지에 대한 실망 등으로 질릴 대로 질린 아들은 혼자 살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진다. <닥터 포스터>는 시즌3를 앞두고 있는 현재진행형 드라마다. 때문에 16부작으로 종영해야 하는 <부부의 세계>는 원작과 다른 결말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지선우, 분노에 휘둘려 소중한 것을 잃다

<부부의 세계>에서 지선우는 “내 인생에서 이태오만 도려낼 거야”라고 말하며 남편에게서 아들을 떼어놓고 아내 폭행범이라는 오명을 씌워 고향을 등지게 만든다. 평화로웠던 가정을 불륜으로 산산조각 낸 남편에 대한 분노로 못 할 짓이 없었기에 남편의 재정 상태를 알아내기 위해 남편의 친구와 잠자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태오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행동들이 결국 스스로에게 상처가 되어 돌아온다.

지선우는 이혼 후 2년이 지나도록 결혼반지를 그대로 끼고 있고, 가족사진도 남겨두었다. 상간녀와 결혼해 금의환향한 이태오의 홈파티에 아들을 찾으러 갔다가 벽에 걸린 이태오의 새 가족사진을 본 지선우는 그제야 화장대 위에 남겨두었던 가족사진을 버린다. 지선우는 이태오를 증오한다고 말했지만 이태오의 새로운 가족을 질투한 것이다.

지선우는 이태오와 이혼한 후 아들에 대한 집착이 더 강해졌다. 일부러 이태오의 화를 돋워 폭행당한 후 그 장면을 아들에게 보여주어 양육권을 지켰지만 아들과의 관계는 원만하지 않다. 부모의 이혼이 자신 탓이라고 생각하는 아들은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엄마가 이럴 때마다 숨 막힌다”고 말하며 아빠를 그리워한다. 지선우는 자신의 인생에서 이태오를 도려내고 싶어 했고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이 가장 지키고 싶어 하던 아들의 마음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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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오, 복수도 애정… 이혼은 남은 감정과의 싸움

이태오는 자신을 망가뜨린 지선우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그녀를 파멸시키고자 고향으로 되돌아오지만, 지선우가 입던 스타일의 속옷으로 여다경의 옷장을 채우고 지선우가 사용하던 향수를 여다경이 사용하도록 한다. 지선우를 겁주기 위해 고용한 괴한이 지선우에게 상처를 입히자 불같이 화를 내며 절대로 몸에는 손대지 말라고 경고한다. 분노라고 말하는 감정 속에 지선우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는 것이다. 결국 그 미련을 여다경에게 들키고 두 번째 가정마저 깨져버린다.

이혼은 남은 감정을 지우는 싸움이다. ‘네가 불행해졌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조차 아직 사랑이다. 떠나버린 남편 대신 자식에게 집착하는 것 역시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이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부질없는 싸움에서 지선우와 이태오 모두 원하는 걸 잃었다.

행복할 때는 세상에 둘도 없는 솔메이트지만 등 돌리고 칼을 꽂기 시작하면 누구보다 더 잔인해지고 지질해지는 게 부부다. 함께했던 시간만큼 지워낼 감정이 많다 보니 미움, 분노, 복수 등 다양한 이름으로 감정을 표출하게 된다. 지선우와 이태오는 아들의 양육권을 두고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로에게 남은 감정을 복수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양육권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감춘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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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다경, 빼앗은 사랑은 지키기도 어렵다

여다경은 유부남의 아이를 임신하고 남의 가정을 파탄 내면서까지 이태오와 가정을 꾸리지만 늘 불안하다. 이태오를 사랑한다고 생각했고 이태오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지만 무언가 석연치가 않다. 내 남편은 가만히 있는데 전처가 남편을 자극한다고 믿는 그녀에게 지선우가 말한다. “평화롭게 지내고 싶으면 네 남편 단속부터 잘해. 조심해, 너도 나처럼 되지 말라는 법 없으니까.”

이태오와 부부가 되었을 때 사랑을 완성했다고 믿었던 여다경은 전처와의 묵은 감정에 휘둘리는 남편의 진실을 알게 되어 결국 헤어지게 된다. 사랑의 승자라고 생각했는데 패자가 됐다. 남편의 빈껍데기를 얻었을 뿐인데 그것이 사랑이라고 착각한 대가를 톡톡히 치른다.

이태오는 지선우에게 불륜을 들켰을 때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 그냥 두면 정리했을 텐데”라며 억울해한다. 새로운 사랑에 빠졌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역시 낡은 감정이 될 것을 아는 것이다. 이태오에게 여다경은 한때 지나가는 뜨거운 감정이다. 그 한순간 때문에 이태오는 모든 것을 잃었고, 여다경은 빼앗은 사랑은 지키기도 어렵다는 걸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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