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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 오빠 단독 인터뷰 "안 알려진 동생의 속사정 & 친모와 법적 다툼 하는 이유"

#구하라법 #입법청원 #남매

2020-03-26 09:52

글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구호인, 이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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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가 세상을 떠난 지 3개월이 지났다. 오빠 구호인 씨는 슬픔이 채 아물기도 전에 상속재산을 두고 다툼을 벌이게 됐다. 상대는 친모. 구 씨는 동생을 위해 그리고 어딘가 존재할 ‘자신 남매와 같은 이들’을 위해 맞서기로 했다. 상속법 개정을 위한 입법 청원까지 시작했다. 친모와 법적 분쟁을 해야만 하는 속내는 무엇일까.
“저처럼 억울한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3월 18일 구하라의 오빠 구호인 씨는 이른바 ‘구하라법’ 제정을 위해 국회에 입법 청원을 했음을 밝혔다. ‘구하라법’은 가족을 살해하거나 유언장을 위조하는 등 제한적인 경우에만 상속결격 사유를 인정하는 현행 민법에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대한 보호·부양의무를 현저하게 해태한 자’를 추가하는 게 골자다. 구 씨 측은 상속분 산정의 기여분제도 역시 기여의 개념을 단순한 ‘특별한 기여’에서 다른 공동상속인과 비교해 결정되는 상대적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구 씨의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올해 도입된 국회 국민동의청원이다. 기존 국회 청원은 국회의원 추천이 있어야만 가능했으나,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30일간 국민 10만 명의 동의가 있으면 소관위원회에서 심사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구 씨는 구하라가 남긴 재산을 두고 친모인 송모 씨와 법적 분쟁 중이다. 송 씨는 현행법상 절반의 상속을 주장하고 있으나, 구 씨는 친모가 자녀에 대한 보호 의무를 저버렸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민법 1000조에 따르면 자식과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 사망하면 친부모만 상속권자가 돼, 구하라 재산은 친부와 친모에게 절반씩 돌아간다. 친부는 자신의 몫을 구호인 씨에게 양도한 상태다.

구 씨 남매는 오래전부터 할머니 손에 자랐다. 두 사람이 열한 살, 아홉 살이던 시절 친모는 집을 나간 뒤 연락을 끊었고 아버지는 전국 건설현장을 떠돌며 돈을 벌었다고.

“하라 가족은 저, 제 가족은 동생. 딱 이거였어요.”

친모는 2006년 친권과 양육권을 포기했고, 이후로 남매가 엄마를 마주한 건 2017년이다. 당시 우울증 치료를 받던 구하라에게 의료진이 “엄마를 찾아 마음의 구멍을 메꿔보자”고 권해서다. 그러나 남매와 친모의 관계가 달라지진 못했다. 교류 없이 지내며 생긴 틈은 너무 벌어져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친모가 구하라 장례식장에 나타나면서 생긴 갈등은 소송으로까지 번졌다.

“친권까지 포기하면서 저희를 버릴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변호사까지 선임해 상속권을 요구하다니요. 너무 화가 납니다.”

엄마를 향한 아들의 원망감은 분명하다. 그러나 구 씨는 이번 소송과 입법 청원이 ‘원망’으로만 비치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자신과 같은 상황의 ‘누군가’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실제로 ‘구하라법’이 생긴다 해도 소급입법금지 원칙상 구 씨의 사건엔 적용되지 않는다. 그는 “내 가족의 비극, 슬픔이 다른 사람에겐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또, 동생 구하라의 아픔이 위로받길 바랐다.
 

인터뷰에 응하기까지 굉장히 망설였는데요. 친모에 대한 비방, 비난으로만 초점이 맞춰지는 게… 저처럼 억울한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하라법’ 입법을 청원했고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길 하는 마음이거든요.

‘억울하다’는 건 어떻게 해석하면 되나요. 제 경우엔 친모가 부모의 역할을 하지 않았음에도 동생이 죽고서 상속권을 가져간다는 게 비통했어요. 천안함, 세월호 사건 때도 순국 장병과 학생들에게 주어진 보상금이 그들을 버리고 떠난 직계존속에게 전달된 경우가 있었잖아요. 그런데도 관련법이 개정되질 않아 이렇게(입법 청원) 하게 됐습니다.

큰 틀로 보면 엄마와 아들의 분쟁인데 그 점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요? 남들이 봤을 땐 모자가 법적으로 싸우는 게 좀 그럴 순 있겠죠. 제 입장에선 엄마에 대한 정을 느껴본 적도 없고 엄마의 사랑이 뭔지도 몰라요. 10여 년 만에 처음 마주했을 때도 할 말이 없더라고요. 길 가는 아주머니를 만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아버지는 본인에게 주어진 재산을 오빠에게 준 걸로 알아요. 하라한테 해준 게 없다고 하셨어요. 저랑 동생이랑 같이 컸다 보니 제게 주시더라고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요? 그래도 부모로서 책임지려고 노력은 한 사람이죠. 근데 상황상 아버지가 타지를 돌면서 일을 해야 해서 저희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은 안 됐어요. 다른 곳에서 일하면서도 한 번씩 오셔서 용돈도 주고 아버지 역할을 하려고 했는데…. 오랜 정을 주면서 키운 건 아니라서 저희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시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도 아버지는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하라 씨 재산이 얼마나 많아서 이런 일이 벌어지나 싶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100억 자산 구하라’, 이런 이야기도 있었는데 실제론 아니에요. 동생이 중간중간 일을 쉰 적도 많았고요. 품위유지비라고 해야 하나. 동생이 살고 있던 집만 해도 한 달 도시가스비로 200만원을 썼고요. 지금 집이 비어 있는데도 매달 70만원은 나오더라고요.

친모가 주장하는 몫까지 오빠에게 넘겨질 경우 좋은 시선만 따를 거라는 보장도 없어요. 규모가 얼마나 될진 모르겠지만 하라 이름을 딴 재단 설립을 생각하고 있어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건 아니라서 (밝히는 게) 조심스럽지만… 한부모가정을 돕는다거나… 일단 그런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구하라’라는 이름이 좋은 의미로 영원히 기억됐으면 좋겠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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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씨 남매는 할머니 손에 자랐다. 남매는 서로를 유일한 가족이라 여겼다.

# 무척 외로웠던 내 동생 하라

남매는 서로를 유일한 가족이라 여겼다. 2012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구하라는 깜짝 출연한 오빠를 보고 눈물을 쏟아낸 적도 있다. 당시 호인 씨는 자신을 “구하라를 업어 키운 친오빠”라고 소개하며 남다른 우애를 보였는데, 실제로 더할 나위 없는 남매였다. 인터뷰에 동석한 구 씨의 아내도 “보고 있으면 애틋한, 마음 찡한 남매”라고 회상했다. 동생을 잃은 오빠의 애통함은 견줄 데 없었다. 호인 씨가 추억하는 하라는 누구보다 외롭고 사랑을 필요로 한 동생이었다.

동생이 떠나고 오빠는 어떻게 지내는지도 궁금했어요. 한 달간은 하라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죠. 아버지랑은 별개로 동생은 가족이 저밖에 없다 생각했고, 저도 그랬어요.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심경은요. 안 믿었어요. 하라가 죽기 전에 (자살) 시도를 한 번 한 걸로 알려졌는데 실은 여러 번이에요. 하라가 약을 먹었다고 해서 저희가 급하게 서울에 온 것만 해도 다섯 번이니까요. 그때마다 소문이 나지 않게 제가 뒷수습했어요. 그래서 소식 듣고도 ‘아… 또. 얘를 어쩌면 좋나’ 했지, 안 믿었어요. 아내랑 급하게 하라한테 가는 길에 이모님(10년 가까이 구하라 살림을 도와주던 분) 전화가 오더라고요. 경찰들이 조사 때문에 하라(시신)를 안 내려주고 있대요. 그때서야 아 진짜구나…. 신호고 나발이고 비상등 켠 채로 엄청 달렸어요. 장례식장에서 눈물이 안 나올 정도로 운전 내내 울었어요.

극단적인 시도가 여러 번 있었군요. 그런 일 있을 때마다 가보면 아가씨가 “나 이제 절대 안 그럴 거야! 걱정 마, 괜찮아” 그래요. 정말 말도 안 되게 씩씩하게 말을 해요. 아가씨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나 늘 걱정이었어요.(구호인 아내)

제가 토요일 오후 4시까지 일을 하고 저녁에 밥을 먹다가도 동생이 보고 싶다고 연락하면 바로 서울 가서 같이 있다가 다음 날 대전 내려가고 그랬어요. 설리 사건 터졌을 때도 하라가 너무 걱정돼서 계속 전화해보면 걱정하지 말라고만….(구호인)

죽기 일주일 전 도쿄 콘서트 땐 전혀 생각 못 할 일이었어요. 포부도 남다르고 “나 이렇게 할 거야~” 하면서 계획도 술술 말하고. 죽을 결심을 하리라곤 생각 안 될 만큼 너무 쌩쌩했어요.(구호인 아내)

뭐가 그리도 힘들었을까요. 저희 생각은 어머니의 부재가 확실히 크지 않았나 해요. 아가씨는 항상 사랑을 필요로 했어요. 친구를 많이 만들고 연애를 해봐도 채우질 못했어요. 가슴속 그 어떤 구멍이 너무 크게 뚫렸던가 봐요.(구호인 아내)

저도 동생도 힘들게 자라서인지 엄마에 대한 그런 게 있죠. 입학식 때나 졸업식 때, 가족관계 적어서 내야 할 때 엄마를 적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고민이었어요. <동물농장>에서 제 새끼 지키려는 동물 볼 때마다 친모한테 화가 나더라고요. 동물도 저렇게 새끼를 지키겠다는데 어떻게 사람이 그래요.(구호인)

힘들게 자랐다는 덴 경제적인 면도 포함되겠죠? 어릴 때부터 동생은 텔레비전 보면서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했어요. 전주예고까지 진학했는데 학비가 너무 비싸서 결국 다른 학교로 옮겼어요. 저는 고등학생 때 주유소 숙식을 했어요. 아버지가 만나시는 분이 계셔서 저희랑 같이 살자고 서울로 불렀는데, 눈치 보면서 큰 터라 싫더라고요. 학교 끝나면 주유소에서 일하고 잤어요. 그때 하라는 여기저기 오디션을 다녔고, 다행히 소속사가 생기면서 기숙사(연습생 생활)에 들어갔어요.

하라 씨 고충을 오빠는 잘 알고 있었겠네요. 네, 알고 있었어요. 누굴 만나는지도 알았고요. 동생은 만나는 사람이 있으면 저한테 꼭 소개해줬어요.

엄마에 대한 얘기는 안 하던가요? 하라가 가진 수첩들이 엄청 많아요. 매일 조금씩 뭘 쓰는 걸 좋아했거든요. 한번은 수첩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어머니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하고 있더라고요. 너무 슬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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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가 직접 쓴 메모, 엄마를 향한 그리움도 담겼다.

# ‘구하라’, 오래도록 기억됐으면

온전한 가정에 대한 갈증이었을까. 구호인 씨가 2018년 3월 결혼한 뒤로 동생은 “언제 조카를 보여줄 것이냐”는 말을 달고 살았다. 구하라가 그토록 바라던 조카는 그가 떠나고 일주일 뒤에야 존재를 알려왔다. 이미 이름도 붙였다. 구하라와 오빠 부부가 함께 지은 ‘하린’이다. 조카가 생긴다는 소식을 일찍 알았더라면 동생의 오늘이 달랐을지도. 오빠는 하린이를 데리고 동생 납골당을 찾을 생각을 하다 눈물을 흘렸다.

하라 씨를 보내고 임신 사실을 알았다고요? 맨날 조카 빨리 만들어 달라고 압박 아닌 압박을 했었죠.(미소) 직접 약국 가서 영양제도 사주고요. 언젠가 “우리는 딸을 낳고 싶다. 이름으로 ‘구하린’ 어때?”라고 하니 “너무 예쁘다~”라면서 좋대요. 마침 딸이라서 바람이 이뤄졌어요.(구호인 아내)

가끔 노래를 부르면 동생 생각이 너무 나요. 특히 허각 씨 ‘나를 사랑했던 사람아’를 부를 때 그 가사가 동생을 떠올리게 해서 눈물부터 나와요. 하린이가 태어나서 하라한테 보여줄 생각 해도 또 눈물 나고.(구호인)

카메라 밖 하라 씨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제가 느낀 건, 방송에서는 활기차 보여도 그 밖에선 몸이 안 좋아서 하루 종일 자거나 다음 날까지도 누워 있는다는 거였어요.(구호인)

항상 의지의 소녀였어요. 깡이 보통이 아니에요. 어디에도 지지 않으려는 그런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요.(구호인 아내)

호인 씨 아내분과도 사이가 돈독했던 모양이에요. 처음 만났을 땐 제가 아가씨를 안 좋아했어요. 많이 다운돼 있고… 생각해보면 그때도 이미 너무 힘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근데 더 알아가다 보니 정말 멋진 사람이더라고요. 콘서트를 보고 있으면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멋지고 파이팅 넘치고. 우리 아가씨는 퀸이에요. 퀸!

‘구하라법’까지 생기면 하라 씨는 더 오래 기억되겠죠. 동생이 대중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요? 뜻하지 않은 사건 때문에 욕 세례도 있었지만, 그런 건 모두 뒤로하고 좋게만… 하라가 오래오래 좋게만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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