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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진가 막내, 조현민 한진칼 전무 단독 인터뷰 <2>

물컵 갑질 논란부터 경영권 다툼 비하인드까지...

2020-02-28 09:34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오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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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도, 듣고 싶은 말도 많은 인터뷰였다. 질문지를 빼곡하게 채운 질문들을 조현민 전무는 단 하나도 꺼리거나 피하지 않았다. 쏟아내는 질문에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꾸밈없이 대답을 해나가던 그는 많이 울고 많이 웃었다. 최근 몇 년 사이 그와 가족 그리고 한진그룹에서 일어난 이슈들은 그를 변화시켰고 성장시켰다.
# 영원한 버팀목 아빠

인터뷰를 나누는 내내 ‘아빠’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그만큼 아빠는 조 전무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자 큰 존재였다. 본격적으로 고 조양호 회장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 전무는 많이 울었다. 늦둥이 막내딸에게는 아빠와의 추억이 유난히 많았다. LA에서 마지막을 지킨 것도 조 전무였다.

30대에 아버지를 떠나보내셨네요. 최근에 엄마랑 아빠 이야기를 하다가 “아휴, 너는 서른에 아빠를 보내고” 하시면서 안됐다고 하시는 거예요. “엄마, 나 서른여섯인데” 하니 “그게 서른이지” 하시더라고요. 며칠 있다가 집안일에 서툰 모습을 보고 “너는 나이가 사십인데 그것도 못 하니?” 하시더라고요. 서른여섯인데.(웃음)

조양호 회장 별세는 갑작스러운 소식이었어요. 18년 12월 출국하고 못 돌아오셨어요. (폐)이식수술 때문에 LA에 갔어요. 언니, 오빠는 가정이 있으니까 제가 부모님 모시고 가게 됐죠. 하필이면 전날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셨거든요. “필요하면 언제든 전화하세요” 하고 자러 들어갔어요. “시리(Siri)야, 현민이 전화해” 녹음해두고 급하면 연락하라고 했는데, “아유, 자는데 무슨 전화~” 하시면서 주무셨어요. 그런데 다음 날 새벽 6시에 병원에서 전화가 왔어요. 갑자기 호흡이 확 나빠지셨어요. 산소마스크 쓰시고 입원하시고, 그때부터 못 나온 거예요.

혼자서 경황이 없으셨겠어요. 건강하셨어도 언젠가는 보내드리겠지만, 일주일 사이에 이렇게 되니까…. 이식수술 기다리면서 중환자실로 가면서, 일반병동 간호사들과 빨리 보자, 잘하고 오라고 인사를 나눴어요. 엄마랑 저는 “아빠 나오시면 간호사랑 의사들에게 감사 표시로 불고기 도시락을 선물하자”고 이야기할 정도로 괜찮았어요. 저희가 병원에 매일 가니까, 우연히 마주치면 너무 반갑게 “미스터 조 어떠냐? 잘 있냐? 힘내라” 하고 응원을 해줬어요. 그랬는데, 진짜, 갑자기 눈앞에서 그렇게 되시니, 너무 힘들고 충격이었어요.

투병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었죠. 오죽하면 자살 소문까지 났었잖아요. 호흡기 들고 다니면서 검찰조사 받으시고 그랬어요. 휠체어 타고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아빠는 “휠체어 타고 쇼 한다”는 이야기 듣기 싫으시다고 꿋꿋하게 들어가셨어요. 티 안 나게 산소호흡기도 작은 캔으로 준비하셔서 들고 다니셨고요. 비서들이 항상 대기하고 그랬어요. 마음이 되게 아팠죠.

아빠와의 추억이 많으시죠. LA에서의 시간은 어땠나요. 아빠 건강한 모습으로 마지막 찍은 사진은 인천 하얏트에서 밥 먹고, 아빠 공항 내려드리고 집에 온 날 찍은 거예요. 사실 그때만 해도 체크업하러 병원 들어가시는 거였어요. LA 아빠 방에서 해변이 보였어요. 높아서 저희 비행기가 지나가는 것도 다 보여요. 항상 거기 앉아서 컴퓨터 하시면서, 아침에 비행기 도착 시간 되면 우리끼리 손 흔들면서 “우리 비행기다. 저기 있겠다” 하고 그랬어요.

개인적으로 성장하는 시간이 되었죠. 아빠 그늘 아래서, 아빠가 든든한 방패이자 기댈 수 있는 대상이었어요. 작년에 복귀했을 때 제일 달라졌던 것은, 저는 여전히 저인데 이제 진짜 혼자 선 거예요. 아빠의 그늘이 그렇게 컸던 것 같아요. 옛날에 아빠가 농담으로 “너는 내 손안에 있어” 하면 너무 싫었는데, 그때가 너무 그리운 거죠. 사람 한 명이 없어졌는데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을까 싶어요.
 

# 남매간 갈등 일으킨 경영권 다툼
오빠 조원태 지지… 언니 선택도 존중

아버지를 떠올리며 한참 눈물을 쏟아낸 조현민 전무는, 자연스럽게 지금 한진가 이슈로 주제를 옮겼다. 지금 한진가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 중이다.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부회장의 양자 구도. 조현민 전무는 어머니 이명희 고문과 함께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어머니와 함께 오빠 조원태 회장의 손을 잡으셨습니다. 뭐랄까, 물론 아빠가 계셨으면 지금의 이런 복잡한 상황이 생기지도 않았겠죠. 저나 엄마나 냉정하게 오빠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전문 경영인으로서 체질 변화와 혁신을 당연히 하면서도 동시에 할아버지가 만드시고 아빠가 키워놓으신 걸 그래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오빠가 아직은 나이가 젊고, 냉정하게 말해 경영 심판을 못 받았다는 시선도 있지만 저는 지켜봐왔기 때문에, 오빠가 오너 겸 전문경영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빠가 아빠와 같은 길을 걷길 원하나요. 아빠만큼은 못하겠지만, 오너가 나쁘다는 인식을 깨고 싶어요.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꼭 달라야 할 이유가 없다는 건 아빠가 증명하시지 않으셨나 생각합니다. 아빠는 마지막 남은 항공 전문 CEO셨어요. 오빠도 결국에는 그런 CEO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빠도 그런 걸 원하셨고요. 잘 보시면 언니에게는 호텔과 음식, 저에게는 광고와 마케팅을 맡기면서 아빠 나름대로 저희가 전문 경영인이 되라는 뜻이 있었어요. 이번에는 오빠를 믿고 나름대로 지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의사결정을 하기까지 어머니와 함께 고민이 깊으셨을 것 같습니다. 엄마는 더 흔들리셨던 게, 그래도 자식이 셋인데 다 잘되어야 하는 거죠. 저도 사실 마음이 편치 않아요. 잘은 모르지만 언니가 그런 선택까지 하게 된 배경은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미안한 마음은, 저는 언니와 연년생 자매들처럼 친구처럼 티격태격 대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니에요. 조금 더 제가 언니에게 든든한 동생이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걸 못 해준 것은 미안해요. 분명히 언니 나름대로 그 선택을 한 이유는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이에요.

한진가 이슈와 함께, 우리 사회에 재벌을 주제로 한 여러 가지 키워드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재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시간이 지나면서 같이 변해야 하는 것 같아요. 할아버지 때 다르고, 아빠 때 다르고, 저희 때가 다른 거 같아요. 힘든 시기를 보내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걸 부인하고 억울해하기보다는 잘 받아들이고, 빨리 변화해서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 단독 인터뷰 <3>에서 이어집니다. 

 

 http://woman.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1&mcate=M1001&nNewsNumb=2020026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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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nk1905  ( 2020-03-01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3   반대 : 1
지금까지 고 조양호 회장의 임종을 가족들 모두가 지켜보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막내인 조 전무가 마지막을 함께 하였다는 새로운 사실을 이 인터뷰 내용을 읽어보고 알게되었네.
어려운 경영권 싸움에서 적으로 돌아서 언니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발언은 참 대단하다는 느낌을 던져준다.
한진그룹이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데,이 참에 쓸데없는 분야는 팔아버려서 재무구조를 개선하여 다시 태어나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그 와중에 조 전무가 오너의 한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여 한진그룹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길 희망한다.
  쳐밀리  ( 2020-02-28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2   반대 : 3
임언영 기자님, 단독타이틀로 2편씩이나 얼마짜리 기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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