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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억 <우주> 낙찰 20대 송자호, 알고 보니 ‘카라’ 박규리 연인

#김환기 #최고낙찰가

2019-12-26 03:20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조선일보DB, 송자호, 뉴시스, 갤러리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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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고 김환기의 대표작 <우주>가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로 낙찰돼 놀라움을 안긴 데 이어, 낙찰자가 20대 청년으로 밝혀지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주인공은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 수석 큐레이터이자 동원건설 송승헌 전 회장의 손자 송자호 씨. 그는 카라 멤버 박규리의 연인이기도 하다.
11월 23일 고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점화 <우주>(Universe 5-IV-71 #200)가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132억원(88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구매 수수료까지 더하면 최종 가격은 약 153억5000만원이다. 한국 미술품 낙찰가 역사상 최고 기록으로, 지난해 5월 붉은색 전면점화 <3-Ⅱ-72 #220>이 세운 낙찰가(85억3000만원) 기록의 두 배에 가깝다. 한국 미술품이 경매시장에서 100억원을 돌파한 건 처음이다.

<우주>는 김환기가 뉴욕 시절 작업한 추상점화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유일한 두 폭짜리 작품이다. 그의 오랜 지인이었던 재미동포 의사 김마태 씨와 부인 전재금 씨가 고인한테서 생전 구입해 40년 이상 개인 컬렉션으로 소장해왔다. 작품 자체의 희귀성은 물론이거니와 김환기가 고국의 하늘을 그리며 완성한 말년의 걸작이라는 의미까지 더해져 기록 경신은 애초부터 예견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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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간 서른세 번의 응찰이 이어질 정도로 경매가 치열했다.

송자호가 낙찰자? “밝히기 어려운 부분 있어”

역시 접전 속 경매였다. 약 57억2000만원(3800만 홍콩달러)으로 시작해 곧장 2억~3억원씩 뛰었다. 10분간 서른세 번의 응찰이 이어졌다. 보통 작품 한 점당 경매 시간이 2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경매의 치열함은 엄청난 것이다. 때문에 낙찰받은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당연했다. 미술계 관례상 낙찰자의 신원은 비공개가 원칙이다.

그러나 다음 날 새벽 궁금증을 해결할 만한 단서가 나왔다. “<우주> 낙찰자는 송자호”라는 정체불명의 메일이 일부 기자들에게 전달된 것. 송 씨가 마지막까지 전화응찰로 경합을 따라간 끝에 작품 낙찰에 성공했다는, 짧지만 구체적인 내용이었다.

정작 낙찰자로 지목된 그는 사실 여부 확인에 난감해했다. 송 씨는 “개인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낙찰에 대해) 더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다.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응찰을 통해 경합에 나선 건 사실이나 최종 낙찰과 관련해서는 모호한 입장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낙찰자가 맞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으나 더 이상 확인할 수 없었다.

송 씨는 경매나 낙찰을 언급하는 데 소극적이면서도 <우주>에 관심을 보인 배경을 묻는 질문엔 힘주어 답했다.

“당연히 우리나라 미술사에 있어 제일 중요한 작품이라고 판단해 제일 크게 관심을 가졌어요. 한 가지 확실한 건 그 작품이 한국에 다시 오길 바라는 마음이고 그건 변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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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건설 장손이 큐레이터 하는 이유

송자호 씨는 올 2월부터 서울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의 수석 큐레이터로 근무 중이다. 그의 동료 직원에 따르면 “굉장히 열정적이고 성실한 큐레이터”라고. 그는 동원건설 송승헌 전 회장의 장손이기도 하다. 동원건설은 충청도에 기반을 두고 1957년 설립된 중견기업으로,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건설산업과는 무관하다. 현재는 송 씨의 아버지인 송재윤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가업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분야에 송 씨가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의 소신과 사명감이 그 답이다. 그는 아주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미국 보스턴의 월넛힐 예술학교에서 파인아트 전공 과정을 수료했으며 2016년부터 독립 큐레이터로 나섰다.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라면 어머니는 아들의 미술 활동을 무척이나 반대했다고 한다. 오히려 아버지가 많은 도움과 응원을 보냈다. 직접 그에게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아쉬움은 없느냐고 묻자, 그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소신과 사명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단 한 번도 후회하거나 이 선택이 잘못됐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즐기고 싶은 거 즐기고 제 분야에서만큼은 전문가가 되고 열심히 하자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다.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도 얘기했다.

큐레이터로서 목표가 확고하다. ‘미술 대중화’가 바로 그가 하고 싶은, 그리고 하고 있는 역할이다.

“대중이 끊임없이 접근할 수 있는 전시, 나이를 불문하고 남녀노소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미술이라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내년 상반기 중 갤러리 오픈 예정, 가업 승계? 정해진 건 없다!

길지 않은 대화였지만 스물다섯, 그 나이대다운 호기로움이 전해졌다. 그의 개인 SNS에서도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큐레이터 면모 외에도 일상을 엿볼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연인 박규리와의 관계다. 앞서 그는 <우주> 낙찰자로 지목되기 전 걸그룹 ‘카라’  멤버 박규리의 공개 연인으로 대중에 알려졌던 바다. 둘은 지난 6월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열린 전시회 <슈퍼스타 존 버거맨>에서 처음 만나 연인 사이로 이어졌다.

“(박규리와) 좋은 감정을 갖고 잘 만나고 있어요. 제가 직접 기획한 전시 오프닝을 통해서 알게 된 게 사실이고 ‘예술’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더 가까워지게 된 것 같습니다.”

두 사람 모두 개인 SNS에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할 만큼 연애 공개에 스스럼이 없다. 10월 처음으로 보도된 데이트 사진만 봐도 여느 연예인 커플처럼 얼굴을 가린다거나 떨어져 걷는 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송 씨는 가수 김희철, 배우 윤균상 등 연예인들과 친분이 두텁다. 개인적인 친분을 넘어 그들과 함께 미술 대중화를 돕고 싶은 마음도 크다.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외국 아트페어를 보면 스타들이 메인으로 참석한다. 이를테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 피트 같은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이 늘 참석하는 것이다. 이들은 미술, 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다. 스타들을 통해 미술, 예술이 대중에게 한층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중 별도 갤러리를 오픈할 준비에 한창이다. 그에게 이후 집안 사업에 관여할 계획은 없느냐고 물었다.

“아직까지 정해진 건 아예 없어요.”
 
 

 
국내 미술품 판매가 상위 10점 중 9점, 김환기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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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의 푸른색 전면점화 <우주>

<우주>가 153억원대에 팔리면서 국내 미술품 판매가 상위 10점 중 9점이 김환기 작품으로 채워졌다. 나머지 1점은 지난해 47억원에 낙찰된 이중섭의 <소>다. 이번 홍콩 경매 전까지는 45억2000만원에 낙찰된 박수근 <빨래터>가 10위였다.

김환기 작품 가운데 낙찰가 상위 9점을 살펴보면 <3-Ⅱ-72 #220>이 85억3000만원으로 <우주> 뒤를 바로 잇는다. 그 뒤로는 지난해 약 72억원에 낙찰된 <Untitled>, 65억5000만원의 <고요 5-IV-73 #310>, 63억원의 <12-V-70 #172>, 54억원의 <무제 27-VII-72 #228>, 48억9390만원의 <Untitled> 등이 있다.

이처럼 김환기는 한국 미술문화의 국격을 높이고 있지만 그는 한국에 없다. 1974년 뇌일혈로 별세, 미국 뉴욕 맨해튼 북쪽 외곽에 있는 묘지에 잠들어 있다. 그 옆으로는 2004년에 생을 마친 부인 김향안 여사도 나란히 묻혔다. 김환기는 임종을 맞기 전까지 그림을 그렸고, 드로잉을 포함한 30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1913년 전남 신안 섬에서 태어나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를 거쳐 뉴욕에서 눈을 감기까지 그는 일생을 열정적 화가로 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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