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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접견 신청을 했다!

#박근혜 근황 #서울구치소

2019-12-26 03:19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이근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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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수술을 위해 대학병원에 입원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지난 9월 구치소를 나선 지 78일 만이다. 외부에 머무는 동안 심경 변화는 없었을까. 구치소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의 접견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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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2월 18일 기자가 직접 작성한 접견 신청서
2 접견 신청서 작성대 옆에 붙은 안내문
3 구치소 앞에서 만난 박 전 대통령 지지자
4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입원 치료를 마치고 12월 3일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안 되겠지? 안 될 거야….’

‘순전히 취재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접견을 신청하기로 결심하고서도 여러 번 고개를 저었다. 유영하 변호사를 제외한 그 누구와도 면회를 원치 않으며, 실제로 황교안 전 총리의 면회 신청도 거절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황 전 총리의 면회를 거절한 덴 또 다른 이유가 있을지언정 현재로선 담당 변호사 외에는 외부 접촉을 삼가고 있다.

하지만 두 달여 동안 외부 병원에서 지내면서 생각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 않은가.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12월 18일 오후 경기 의왕시로 향했다.
 

“지금은 23회 차… 전광판을 확인해주세요”

서울구치소 정문에 들어서기 전부터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박근혜 대통령님! 빠른 쾌차 소원합니다. 사랑합니다!’, ‘우리의 소원은 석방’, ‘박근혜 대통령님! 어떤 경우에도 절망은 없습니다! 대통령님을 끝까지 지켜드리겠습니다!’ 등 박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한데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앞으로 몇몇이 모여 있어 지지자들이겠거니 여기며 구치소 안으로 서둘러 움직였다. 접견이 오후 4시까지 가능한 터라 혹시 모를 대기 시간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23회 차 접견입니다. 전광판을 확인해주세요.”

민원실에 다다르자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접견이 몇 번째인지 공지하는 것으로, 내내 울려 퍼진다.

은행 창구에 들어선 기분이었다. 면회 접수에 앞서 접견 신청서를 작성하고 번호표를 뽑아 기다리면 된다. 신청서를 뽑아 들다 옆에 붙은 경고문(?)에 절로 시선이 갔다.

‘기자 등 신분을 속인 불법취재접견 엄금!!’

수용자와 어떤 관계인지 거짓으로 기재하는 사례에 대한 강한 경고였다. 그렇지 않아도 접견 신청서 ‘관계란’에 뭐라고 적어야 할지 내심 고민 중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름부터 관계, 주민번호, 주소, 연락처 등 거짓 하나 없이 작성했다. 관계는 ‘기자’.

알 수 없는 기대감과 함께 접수처로 가 신청서를 내밀었다. 접수원이 신청서를 보자마자 가벼운 웃음을 더해 얘기했다.

“이분은 안 돼요. 본인이 아무도 접견을 안 한다고 해서.”

신청서를 다시 한 번 내밀며 정말 아무도 안 되느냐고 묻자 “네! 모든 접견을 안 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저처럼 기자가 와서 접견 신청을 한 적 있나요?”

“전혀요, 아무도.”

“저기 정문 앞에 있는 지지자들은요?”

“시도를 하긴 하는데 그분들도 안 돼요. 당사자가 변호사 접견을 제외한 모든 접견을 안 하겠다고 밝혀서요. 변호사는 변호인 접견실을 통해서 예약하고요.”

온라인 접견 신청도 마찬가지다. 법무부 온라인민원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접견 신청서를 작성한 결과 ‘수용자 사정에 의해 접견이 불가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접견 대신 박 전 대통령의 근황을 확인하기 위해 유관 부서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부서 관계자는 “(근황은) 개인정보 때문에 알려드릴 수 있는 게 없다”며 “접견 거부는 본인 의사라 어쩔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들어올 때 봤던 무리가 여전히 서 있었다. 예상과 달리 그들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가 아닌, 다른 수감자의 지지자였다. 그중 한 명은 “좀 아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응원하러 온 여자분을 봤다. 대전에서 오셨다고 하더라. 무슨 단체에서 온 건 아니고 개인적으로 왔단다. 잠깐 서 있다 갔다”고 얘기했다.

주변에 걸린 플래카드와 천막만 보면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 있을 법도 한데, 그러진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란색 긴급 호송 차량이 구치소에서 나왔다. 동시에 한 남성의 외침이 울렸다. “대통령님 쾌유를 빕니다! 건강하세요!”

그는 박 전 대통령에게 힘을 싣고자 경기 부천에서 구치소까지 온 60대 중년이었다. 그는 “저 차가 대통령님을 병원에 모시고 가는 차량일 수도 있어 응원한 것”이라며 준비해온 피켓을 든 채 자리를 지켰다. 또, 보도용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는 요청에 “물론이다. 얼굴이 나와도 된다”며 촬영을 허락했다.
 

일주일에 두 차례 통원 물리치료… 형집행법 절차대로

박 전 대통령은 퇴원한 후 일주일에 두 차례 통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를 잘 알고 있는 한 측근은 “물리치료 때문에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병원으로 간다”고 전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허리디스크 등 지병으로 구치소와 외부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왔다. 지난 4월과 9월엔 건강 악화를 이유로 형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검찰이 모두 불허했다. 이후 정밀검사 결과 수술이 필요하다는 전문의 소견에 따라 법무부는 9월 외부 수술을 허가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통원 치료는 어떤 이유로 가능한지 구치소에 문의했다. 그 결과 박 전 대통령뿐 아니라 수용자 누구나 건강 상태에 따라 외부 진료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구치소 관계자는 “구치소나 교도소 안에도 의사들이 있어 수용자의 건강 상태를 의무관이 판단한다”며 “형집행법에 적시된 절차대로 수용자는 기관장의 허가를 받아 외부 진료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과 국정원 특수활동비 사건, 모두 두 건의 파기환송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당초 국정농단 사건은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에, 특활비 사건은 형사1부에 배당됐는데 특활비 사건을 형사6부에 재배당하면서 두 사건이 병합돼 진행된다. 옛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한 혐의는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2년이 확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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