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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변경 3번, 재벌 3세도 외식업은 어려워?

#김동선 #한화셋째아들 #외식업성적표

2019-10-28 09:08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독일 교민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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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씨가 3년 만에 전국체전 승마 무대에 복귀했다. 2017년 음주 사건 이후 독일로 거처를 옮겼던 만큼, 그의 근황에 이목이 쏠렸다. 더욱이 그는 올 초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레스토랑 2곳과 바를 오픈했다. 이를 두고 그가 한화그룹의 서비스 사업 부문을 승계할 거라는 추측이 등장했다. 승마선수인 그가 외식사업 운영은 어떻게 할까? 뒤셀도르프에서 운영 중인 가게들을 현지 교민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
“아시아 요리에 대한 창조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공정한 가격에 좋은 품질의 요리를 내놓겠다.”

지난 2월 독일 매체 <RP OLINE>에 김동선의 기사가 실렸다. 한화그룹 삼남이 아닌, 외식업 사업가로서 응한 인터뷰였다. 승마선수로 활동했던 그의 이력이 이례적이었는지 ‘한국 승마선수 기업가 되다(Reiter aus Korea wird Gastro-Unternehmer)’라는 제목이 붙었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김동선 씨는 상반기 중으로 바센베르크엔 중식당을, 뒤셀도르프엔 일식당과 클럽 라운지를 열겠다고 했다. 승마선수인 그가 식당을 운영하기로 한 건, 현지에서 여러 아시아 메뉴를 먹어본 뒤 더 나은 메뉴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클럽 라운지(DAS AZIT)를 연 이유는 뒤셀도르프에 있는 젊은 아시아인들이 자유롭게 놀 공간이 별로 없다고 느껴져서라고 밝혔다. 개업에 앞서 수개월간 현지 아시아 음식점을 돌며 시장조사를 마쳤다는 그는 사전 준비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독일에서의 외식업에 대한 당찬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8개월여가 지난 지금 그의 포부만큼이나 가게 운영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현지 교민에게 식당 방문을 요청한 뒤, 실시간 메신저를 통해 매장 상황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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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인 셰프는 이건희 회장의 단골집으로 유명한 일본 기요다 스시에서 요리를 배운 한국인이다.
2 블랙과 화이트 조합의 인테리어가 세련된 느낌을 풍긴다.
3 올해 2월 독일 매체 <RP ONLINE>에 ‘한국 승마선수 기업가 되다’라는 제목의 김동선 씨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외식업에 대한 당찬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일식집 DAS SHABU
이건희 회장 단골 일본 스시집 출신 셰프 영입

현지 기준 10월 16일 낮 12시 26분, 부부가 들어선 샤부샤부 식당 다스 샤부(DAS SHABU) 안은 매우 한적했다. 메인 셰프 한 명과 서빙 스태프 한 명, 손으로 셀 수 있는 정도의 손님이 전부였다. 점심 영업을 시작한 지 20여 분 지난 때다. 부부가 보내온 사진 속 매장은 말끔한 모습이었다. 블랙과 화이트의 조합은 전체적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풍겼다. 좌석은 2인석을 비롯해 4인석, 6인석 등 다양하다. 한쪽으로는 셰프를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기다란 바 테이블도 자리하고 있다.

“되게 깔끔해요. 꽤 넓은 편이고 좌석 수가 많네요. 아기 의자도 구비돼 있고 방처럼 쓸 수 있는 공간도 있어요. 열다섯 명 정도 앉을 수 있겠어요. 팝송이 흐르다 한국 노래도 나와요. 임창정 노래예요.”

교민 부부가 주문한 음식은 메인 메뉴인 샤부샤부와 스시 오마카세, 스키야키, 덴푸라 우동이다. 인근 일식당 메뉴와 비교하면 메뉴 수가 적은 편에 속한다고 했다.

“메인 셰프님께 여쭤보니 인기 있고 밀고 싶은 메뉴 몇 개만 정해서 운영하기로 했대요.”

메인 셰프는 일본에서 머물다 올해 1월 뒤셀도르프로 온 한국인이다. 그를 포함한 모든 직원이 한국인이며, 메인 셰프는 일본 긴자 ‘기요다 스시’에서 요리를 배우고 왔다. 기요다 스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학시절 단골 식당으로 익히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09년 기요다 스시의 3대 사장 기무라 마사시를 ‘호텔신라 30주년 기념식’에 초청해 ‘기요다 스시 갈라 디너’를 펼쳤는데 1인당 가격이 50만원대였다. 이러한 명품 초밥집에서 전수한 셰프의 실력은 어떨까? 일단 제값을 톡톡히 하는 듯하다. 부부에게 스시 맛을 묻자 “아주 만족스럽다”는 답변이 곧장 돌아왔다.

“저희가 사실 일본에서 10년 살다 여기에 왔어요. 일본에서 먹었던 맛 그대로이고 재료도 신선하네요. 아! 서비스로 참치회를 주셨는데 스페인에서 가져오신대요. 스키야키 맛도 좋아요. 일본 닌교초에 있는 유명 스키야키집과 비교해도 거의 비슷한 레벨의 맛이에요. 대신 고기 맛엔 차이가 있어요. 독일 고기가 일본 것보다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걸 만회하려고 소스를 좀 더 진하게 만든 것 같더라고요.”

스시 오마카세 가격은 50유로(10월 18일 기준, 6만5721원). 10조각에 평균 80~100유로인 현지 일식집에 비해 낮은 가격대다. 이들 부부가 지불한 총 금액이 86유로(11만3040원)인 점을 감안해도 값비싼 식당은 아니다.

부부가 한 시간가량 머물면서 본 손님 대다수가 한국인, 일본인이었다. 부부의 말에 따르면 뒤셀도르프에 거주하는 동양인 중 일본인이 가장 많다고 한다. 김동선 씨가 일식집을 차린 배경에도 한몫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생선 구하는 게 쉽지 않아요. 그래서 아이가 있는 집은 생선을 먹으려고 일식집을 많이들 찾죠. 의외로 독일 사람들이 스시를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고요. 일반 슈퍼에서도 스시를 팔 정도니까요. 스시가 주력 메뉴인 게 그래서가 아닐까 싶어요.”

다스 샤부가 위치한 거리는 뒤셀도르프에서도 중심가인 베르그스트라세(Berger Str.)다. 화학 대기업, 백화점, 쇼핑몰, 은행 등이 있어 평일 낮엔 직장인이, 평일 저녁과 주말엔 가족 단위 사람들이 몰려든다.

“주말엔 사람들이 줄 서서 식당에 들어갈 정도로 붐비는 거리지만 오늘처럼 평일 대낮엔 많지 않아요. 다스 샤부는 8월 15일에 오픈해선지 손님 수가 평균 정도인 것 같고요. 셰프님이 절 보자마자 한국인인 걸 알고 가게 홍보 좀 많이 해달라고 하셨어요.”

아이로니컬하게도 뒤셀도르프에 살고 있는 한국인 사이에선 다스 샤부의 이미지가 썩 좋지 않다고 했다.

“여기 사는 엄마들이 활동하는 독일맘카페가 있어요. 어떤 분이 ‘다스 샤부라는 가게가 생겨서 한번 가보고 싶다’는 글을 올렸더니 부정적인 댓글들이 달렸어요. 현지 신문 보고 한화 회장 아들이 하는 식당인 걸 아는데 이미지가 워낙 안 좋아서….”

그렇지만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스시와 서비스가 제공돼 교민뿐 아니라 현지인에게도 인기를 얻는다면, 이미지가 달라지지 않겠느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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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 기본 세트, 덴푸라 우동, 스키야키 등 현지 교민이 직접 주문한 메뉴들이다.

클럽 라운지 DAS AZIT
쟁반짜장 맛집에서 잔치 대관 장소로? 6개월간 업종 변경만 3차례

김동선 씨 소유의 또 다른 가게, 다스 아지트(DAS AZIT)는 다스 샤부에서 2㎞ 남짓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엔 같은 날 오후 8시 워킹홀리데이 중인 교민이 다녀왔다.

“간판도 매장 안도 모두 불이 꺼져 있어요. 장사를 안 하나 봐요.”

다스 아지트 관련 공지가 게재되는 공식 SNS에 휴무 소식은 없었다. 연말파티, 돌잔치, 졸업파티 대관 용도인 가게인 터라 행사가 없으면 문을 열지 않는 듯했다. 내부를 확인할 수 없어 주변 분위기를 설명해달라고 했다.

“여긴 큰 도로도 아니고 사람이 많이 안 다니는 주택가예요. 지금 비가 내려요. 골목 자체가 너무 깜깜해요. 근데 다스 아지트가 언제부터 돌잔치 하는 곳이었어요? 최근까지 쟁반짜장 맛집이었는데.”

그의 말마따나 다스 아지트는 4월 중순 처음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세 차례 업종 변경을 했다. 클럽 라운지로 출발했으나 4개월 뒤 모던 한식 다이닝 라운지로 바뀐 데 이어, 10월 1일부터 복합 이벤트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클럽 라운지였을 때 아는 오빠가 일했었는데 7월엔 한창 바쁘다고 했어요. 쟁반짜장이 엄청 인기 많았어요. 딱, 한국 짜파구리 맛이에요.”

김동선 씨는 개인 SNS에 ‘다스 아지트 소식’을 올리며 상당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독일 매체 인터뷰에서 “(다스 아지트에서) K팝 음악을 들려주고 한국 전통 막걸리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그곳이다. 지금은 계획과 전혀 다른 모습의 매장이 되었다. 잦은 업종 변경 이유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매장 SNS 게시글로 미뤄보아 정체성을 찾는 과정으로 추정된다.

‘아지트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바로 우리만의 공간, 우리만의 장소라는 의미입니다. 저희는 아지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지트를 찾아주시는 고객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해, 아늑하고 만족스러운 우리만의 공간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일에 있는 김동선 씨의 가게 중 제일 먼저 개업한 중식집 다스웍(DAS WOK)은 뒤셀도르프에서 60㎞가량 먼 바센베르크에 있다. 뒤셀도르프와는 다소 먼 거리라 이번 취재에서 직접 찾아갈 수 없었다. 다만 한 교민은 방문 기억을 떠올리며 “직원이 한국인이라 이용하기 편했다. 주문한 음식 대부분이 맛있었고, 늦은 시간까지 포장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매장 인테리어는 국내 중식당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숟가락과 젓가락, 포크, 나이프가 함께 세팅되어 있다는 것.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오가는 식당임을 가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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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지 기준 10월 16일 오후 8시 DAS AZIT는 운영되고 있지 않았다.
2 DAS AZIT가 위치한 거리는 인적이 드문 주택가다.

외식업, 서비스 계열사 운영 염두에 둔 활동?

김동선 씨는 외식업에 뛰어들기 전 한화건설에서 근무했다. 2014년 한화건설에 과장으로 입사한 뒤 2016년 신성장전략팀장으로서 신사업을 찾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17년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퇴사, 독일로 건너가 지냈다.

그러던 중 올해 10월 전국체전 승마 종목에 출전해 동메달을 땄다. 10대 때부터 국가대표 승마선수로 활동한 그는 2014년까지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3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4년 개인전 2위를 기록한 적도 있다. 2014년 마장마술 단체전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팀을 이뤄 뛴 경기였다.

김동선은 또 2014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마장마술에 출전했을 만큼 기량을 자랑했지만, 일련의 논란으로 대한승마협회로부터 견책 징계를 받아 국내 대회에서 사라졌다.

때문에 이번 출전을 두고 경영 참여 여부와 연관 짓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자숙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의 첫째 아들인 김동관은 한화큐셀 전무로 재직 중이고, 둘째 아들 김동원은 한화생명 상무로 재직 중이다. 재계에선 셋째 김동선 씨에겐 호텔·리조트 등 서비스 계열사를 물려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재 그의 외식사업이 향후 기업 운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결정된 게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동선 씨의 사업에 관한 질문에도 “현재 그룹 소속이 아니고 개인적인 영역이다 보니 공식적으로 드릴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답했다. 승마대회 직후 근황에 대해서도 같은 반응이었다.

“회사 소속이 아니니 저희가 (근황을) 묻지도 않거니와 혹 물어도 확인이 잘 안 됩니다. 독일 내 사업 역시 그룹과 별개고 회사 차원의 개입도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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