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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테라스·82쿡은 ‘맘×의 성지’ 정말 그럴까?

남편 사과 이유? vs. 아침부터 대통령 비하?

2019-10-24 09:50

취재 : 장가현  |  사진(제공) : 레몬테라스 캡처, 82쿡 캡처,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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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라면 한 번쯤 ‘레몬테라스’와 ‘82쿡’이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거다. 온라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부 커뮤니티인 이곳이 요즘 따라 자주 세간의 입에 오르내린다. 어떤 글이 올라오고 어떤 사람들이 활동하는 곳일까.
“남편이 사과하는 이유 봐주세요”
“인터넷·TV 결합상품 어디 것 쓰세요?”
VS.
“조국 전 장관의 웃음을 찾아주자”
“애들 밥은 주고 아침부터 대통령 비하에 매진하는 거냐?”

얼마 전 화제가 된 기사가 있다. 10월 10일자 <조선일보>의 ‘극성 친문 맘카페서도 “조국 사퇴” 62%…회원들 “이제 숨통 트인다”’라는 제목의 기사다. 기사 내용은 이렇다. 진보적인 성향을 띠는 커뮤니티 ‘레몬테라스’(이하 ‘레테’)와 ‘82쿡’에서 ‘조국에 대한 나의 생각은?’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레몬테라스는 설문조사 참여자 약 1500명 가운데 62%가 즉시 사퇴를 선택했고, 82쿡 역시 댓글로 조국 서울대 교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조사에서 대다수가 ‘조국이 사퇴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내용이다.

이 투표 결과로 두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어졌다. ‘자유한국당 쪽의 댓글알바다’, ‘인터넷 여론이 아닌 현실 여론’이라는 의견이 충돌하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기사 댓글은 전쟁터가 됐다. 두 커뮤니티의 성향이 ‘친문이다’, ‘아니다’부터 시작해서 ‘맘×카페다’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그렇다면 논란이 된 ‘레몬테라스’와 ‘82쿡’은 어떤 커뮤니티일까.
 
레테 운영자는 전업주부에서 인테리어 인플루언서로,
82쿡은 여성지 편집장 경력
 
레테는 회원 수가 약 303만5000명이나 되는 대형 카페다. 2004년 2월 생겨 16년째 대표 여성 커뮤니티로 손꼽힌다. 레테에서 주로 활동하는 이들은 주부이거나 예비 주부들이다. 특히 결혼 날짜를 잡은 ‘예신’(예비 신부)들이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등 결혼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레테 운영자(카페 매니저)의 닉네임은 ‘레테’다. 2010년 <레테야 레테야 헌집줄게 새집다오>라는 셀프 인테리어 책을 낸 황○○ 씨다. 황 씨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한 후 전업주부가 됐다. 스스로 신혼집 꾸미기에 도전하면서 비싼 가구와 소품 없이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네이버에 카페 ‘레몬테라스’를 개설했다. 2004년 개설 때부터 활발하게 회원들과 소통하던 매니저 레테는 2012~2013년부터 활동이 뜸하더니 2017년부터는 아예 글을 남기지 않았다. 블로그도 2011년 11월 글이 마지막이다.

82쿡은 레몬테라스처럼 포털사이트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가 아니라 따로 사이트를 갖고 있다. 여성지 편집장을 지낸 김○○ 대표가 2002년 요리와 살림 정보를 나누기 위해 문을 연 것이 시작이다. 주로 연예인에 대한 가십거리나 결혼생활 이야기 등 소소한 즐길 거리를 올리는 회원들이 많다. 82쿡은 회원 수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지만 하루에 게재되는 게시 글 개수로 짐작하면 레몬테라스의 ¼ 정도로 추정된다.

레테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몇 가지 논란이 있었던 곳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2010년에 있었던 일명 ‘정교빈 사건’으로, 정교빈은 드라마 <아내의 유혹>

에서 배우 변우민이 맡았던 배역의 이름이다. 레테에서 활동하는 한 회원의 남편이 벌인 불륜 행각이 극 중 배역과 비슷해 ‘정교빈 사건’으로 불린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레테 회원인 여자 A의 남편이 B와 간통을 저질렀다. B는 모 중소기업 부사장의 딸로 스펙이 좋았다.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 A는 당시 임신 상태였고 B를 만났다. 안하무인으로 나오는 B의 태도에 결국 A 부부는 이혼했다. 나중에 A는 B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고 레테에 글을 썼다. 사연을 듣고 충격 받은 회원들이 글에 있는 정보로 B의 신상을 찾아냈다.

최근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고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에게 강한 반감을 드러낸 글을 쓴 레테 회원을 고소한 일이다. 레테 회원 일부가 돈을 모아 한 신문에 ‘혜경궁 김씨는 누구입니까’라는 광고를 게재하고 ‘이재명은 사퇴하라’라는 글을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띄우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결국 이 지사는 자신을 극우 성향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회원이라고 칭한 레테 회원을 고소했다.

82쿡은 레테에 비해 이런 논란이 덜한 편이다. 82쿡 회원들이 가장 눈에 띄게 움직였던 때는 2008년 광우병 파동이 일어났을 무렵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주도해 촛불시위에 참가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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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레몬테라스에 10월 3일 올라온 ‘조국에 대한 나의 생각은?’ (우)레몬테라스 카페 메인.

온라인 최대 커뮤니티 레몬테라스

이런 크고 작은 논란을 일으킨 두 커뮤니티의 현재는 어떨까? 지난 10월 17일부터 10월 19일까지 3일간 두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분석했다. 먼저 회원가입을 하려고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을 한 다음 회원가입을 시도했다. 그런데 올해 9월부터 12월 31일까지 카페 신규가입을 받지 않는다는 안내창이 떴다. 결국 수소문 끝에 레몬테라스에 가입된 D씨의 아이디를 빌려야 했다.

아이디를 빌려달라고 하자 D씨는 먼저 ‘강퇴’ 당했는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레몬테라스는 회원을 관리하는 기준이 엄격하다. 타 사이트의 홍보성 게시물이나 댓글, 타 사이트 이벤트 글, 후기 리뷰 글, 비방성 글이나 욕설이 금지돼 있고, 반복 게시물을 도배성으로 올린 경우, 게시판마다 개별 공지된 사항을 어긴 경우, 저작권을 위반한 경우, 회원의 신고가 있는 경우 스태프의 판단 후 조치한다. 회원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공지가 있지만, 레테 운영진의 회원 관리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많다. 불합리하게 운영진에게 강퇴를 당했다 주장하는 닉네임 ‘미○’는 “홍보 글을 쓴 것도 아니고 결혼 준비 과정만 올렸을 뿐인데 아무런 말도 없이 강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전 레테 회원이었던 닉네임 ‘오○○○’은 “우파 쪽 정치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강퇴 당한 것 같다”며 다른 커뮤니티에 글을 남겼다.

강퇴 규정을 살펴보고 있는데 지인이 아이디를 넘겨줬다. 그 아이디를 바탕으로 레테 탐방을 시작했다. 레테는 게시판이 무려 100여 개가 넘는다. 크게 보면 카페의 설립 취지였던 ‘인테리어·리폼·DIY’ 정보가 있는 게시판, ‘요리’에 대한 게시판, ‘이야기’ 게시판, ‘결혼’ 게시판, ‘임신·출산·육아’ 게시판, ‘임산부’ 게시판, ‘미용·살림·교육’ 게시판, 각 지역별 게시판 등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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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레몬테라스의 인기 게시판인 쫑알쫑알. (우) 게시판과 ‘시사,이슈.소통’

생활정보 게시판보다 자유게시판 활성화

레테의 하루 작성 글은 대체로 2000개 이상에서 3000개 미만이다. 주말보다 평일 게시 글의 수가 더 많았다. 인기 글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운영진이 막아놔서 볼 수 없었다. 인기 글 순위에 대체로 정치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보니 불편을 느낀 이용자들이 많아서 막아놓은 것 같았다.

게시판별로 글이 몇 개씩 올라오는지 살펴봤다. 인테리어·리폼·DIY 게시판에 속한 ‘우리 집 일상 풍경’ 게시판에는 18일에는 15개, 19일에는 16개가 올라왔다.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게시판은 하루 게시물이 10개 미만이다. 댓글 수도 2개, 3개 정도로 적다. 굳이 많이 보지 않아도 잘 쓰지 않는 게시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혼 게시판에 들어가 살펴보니, ‘예비신부방’에는 17일에 24개, 18일에 25개, 19일에 32개 글이 올라왔다. ‘새댁방’은 예비신부방보다 활발하다. 17일에 95개, 18일에 130개, 19일에 97개 글이 게시됐다. 결혼방은 주로 결혼식 준비나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온다. ‘남편과 통장 공유 어떻게 할까요’, ‘시아버지 칠순상 해드리고 싶은데’ 같은 글이 대부분이다. 임산부방도 비슷하다. 17일에 64개, 18일에 53개, 19일에 52개 글이 올라왔다. ‘아이 성별 봐주세요’, ‘주수는 16주인데 아기가 더 크대요’, ‘23주 갈비뼈 통증’ 같은 제목이 올라온다.

레테 탐방의 결론을 내리자면 이렇다. 레테의 정체성이었던 ‘정보’ 관련 게시판에는 글이 많지 않았다는 것. 요즘은 주부들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레테 이용자 중 아이디 ‘노○○’는 “레테에서 정보 게시판을 보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며 “결혼정보를 얻으려는 예비신부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게 알려지면서부터 광고성 글이 훨씬 많아져서 정말 필요한 정보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역 게시판에는 글이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인구가 많은 서울지역 ‘마포, 서대문, 은평’ 게시판은 17일 5개, 18일 3개, 19일 1개가 올라왔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역별로 맘카페가 세분화되는 추세이다 보니 지역에 대한 정보는 대개 그쪽에서 얻는다.
 

‘이야기’ 카테고리 1일 게시글 2000개 이상

레테에서 가장 몸집이 큰 게시판은 ‘이야기’ 카테고리에 있다. 여기에 ‘쫑알쫑알 게시판’, ‘학부모 게시판’, ‘여행이야기’, ‘반려동물 사랑방’, ‘유머·연예·가십’, ‘나도 사진작가’, ‘시사·이슈·소통’ 게시판이 있다. 레테 회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게시판은 ‘쫑알쫑알 게시판’으로, 다른 커뮤니티의 자유 게시판 같은 곳이다. 이곳에 올라오는 게시 글은 다른 게시판과 차원이 다르다. 17일에는 1718개, 18개는 1595개 글이 작성됐다. 19일은 1216개 글이 올라왔다. 말 그대로 ‘미친 화력’이다.

이곳에는 다른 게시판에 쓸 법한 글이 모두 올라온다. ‘남편이 사과하는 이유 봐주세요’, ‘인터넷·티비 결합상품 어디 것 쓰세요?’, ‘한 달 생활비 어느 정도 쓰시나요’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다.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는 거의 없다. 18일에 게시된 글 중 조국 교수가 사법시험을 봤는지를 묻는 글, 19일 서초동 집회가 끝나는 시간을 묻는 글 등이 전부였다. 이 게시판 글은 조회 수가 1000을 넘으면 높은 편이다. 19일 글 중 ‘여자 조건 어때요? 나이가 많은데 눈이 높아요’, ‘남편과 저 둘 중에 누가 잘못했는지 봐주세요’, ‘나이가 들수록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기 힘든가 봅니다’라고 작성한 글 등이 있다. 한눈에 봐도 평범한 내용이다. 이용자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분이나 궁금증, 하소연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레테의 정치에 관한 글은 대부분 ‘시사·이슈·소통’ 방, 일명 ‘시사방’에 있다. ‘시사방’의 1일 게시 글 수는 잘 운영되고 있는 다른 게시판을 웃돌았다. 17일에 299개, 18일에 274개, 19일에 310개가 작성됐다. 대체로 300개 전후의 게시 글이 올라왔다.

10월 19일에 올라온 글은 ‘서초동 집회’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집회에 다녀온 후기와 집회 때 찍은 사진들에 댓글이 많이 달리고 조회 수도 높았다. 19일 게시 글 중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글 중에는 ‘70대 어르신의 서초집회 평’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트위터 글을 캡처해서 올린 글에 ‘내 칠십 평생 살면서 삼선개헌반대부터 외쳐왔지만 이런 감동적인 집회시위는 한 번도 없었다. 다음 주도, 그다음 주도 개혁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쭈욱 서초로!’라고 쓰여 있다. 여기에 ‘진정으로 깨어 있는 어르신입니다’, ‘어르신 고생 많으셨습니다’ 같은 댓글이 40개 넘게 달렸다. 서초동 집회 사진을 찍어 올린 글도 댓글이 130개를 넘었다.

댓글 수가 140개를 넘고 조회 수가 2000을 넘은 글 중에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전에 대한 글도 있다. 작성자는 ‘평양축구 보면서 우리 선수들 다칠까 아찔했고 다치지 않고 돌아와 준 것만도 감사한데 대통령님은 아니신 건지’라고 작성했다. 댓글에서는 글의 내용으로 의견이 갈렸다. ‘작성자는 애들 밥은 주고 이른 아침부터 대통령 비하에 매진하는 거냐’는 댓글, ‘일 잘못한 통일부를 욕해야 한다’는 댓글, ‘문재인 찍었지만 이번 일은 이해가 안 된다’, ‘잘못한 건 잘못했다 해야 하는데 맹목적으로 신격화시켜서 지지하면 안 된다’, ‘그 잘못이 자한당, 보수언론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댓글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다.

이번에 기사가 난 ‘조국에 대한 나의 생각은?’이라는 설문이 진행된 글에는 댓글이 1102개가 달렸다. 10월 4일 다른 게시 글에서 조국 지지와 반대를 묻는 투표를 했지만 카페 스태프 이상만 볼 수 있는 게시 글이라 확인할 수 없었다.

조회 수가 3000을 넘은 글 중에는 유니클로 불매운동에 대한 글도 있다. 작성자가 사는 곳 근처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 앞 사진을 찍어서 불매운동이 여전히 잘되고 있다고 쓴 글이다. 조국 전 장관의 사진을 올리고 ‘이분의 웃음을 찾아주자’는 게시 글도 조회 수가 3000이 넘었다. 댓글은 40개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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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온라인 커뮤니티 82쿡 메인화면. (우)82쿡 자유게시판.

2015년부터 신규회원이 없는 82쿡

다음에는 82쿡의 글을 살펴봤다. 82쿡은 2015년부터 신규회원 가입이 막혀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82쿡 회원들은 자신들을 우스갯소리로 ‘고인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즐겼던 주부들의 나이를 유추해보면 대략 이용자의 나이가 40대와 50대인 것을 알 수 있다. 공지사항 글도 2015년 12월에 마지막으로 올라왔다가 올해 9월과 10월에 시스템 장애를 복구했다는 내용의 공지가 올라왔을 뿐, 새로운 회원을 받겠다는 내용은 없었다.

82쿡의 게시판은 심플하다. 크게 리빙, 푸드 앤 쿠킹, 라이프, 커뮤니티, 이벤트, 쇼핑으로 분류됐다. 리빙은 ‘살림돋보기’, ‘리빙데코’, ‘살림물음표’, ‘살림의 기초’, ‘쇼핑정보’로 세분화된다. 살림돋보기 게시판의 가장 최근 글은 올해 8월 8일에 작성된 글이다. 리빙데코는 9월 20일 글이 가장 최근 글이다. 올라오는 글이 많아봤자 한 달에 2개 정도다.

푸드 앤 쿠킹은 ‘키친토크’, ‘뭘 사다먹지?’, ‘요리물음표’, ‘식당에 가보니’, ‘히트레시피’, ‘요리의 기초’로 구분된다. ‘푸드 앤 쿠킹’은 리빙보다 상황이 그나마 낫다. 키친토크 게시판의 최근 글이 10월 18일에 작성된 ‘바람이 차가워지면 따뜻한 만두 속국’이다. 올해 10월에만 10개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닉네임을 살펴보니 같은 작성자가 많았다. 고○, 프○○○, 조○○ 등 일명 ‘터줏대감’이 상주하는 게시판처럼 보였다. 나머지 게시판은 상황이 리빙 카테고리에 있는 게시판과 비슷하다. 한 달에 2개 정도 글이 올라온다.

라이프는 ‘육아&교육’, ‘건강’, ‘뷰티’ ‘패션’으로 나뉘었다. 나머지 게시판도 다 비슷하게 글이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게시판을 살펴보다가 정말 ‘죽어 있는’ 게시판을 발견했다. 패션 게시판의 최근 글은 무려 2년 전인 2018년 12월에 올라온 ‘코트 좀 봐주세요’다. 지금까지 살펴본 게시판을 보면 이 커뮤니티가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새 글이 적다.

82쿡 회원들이 자주 찾는 게시판은 따로 있다. 커뮤니티 섹션에 있는 포털사이트에 82쿡이라고 치면 연관검색어에도 뜨는 ‘자유 게시판’이다. 자유 게시판에는 하루에 500~600개 정도 글이 올라온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17일에는 533개, 18일에는 575개, 19일에는 518개 글이 올라왔다.
 

자유게시판 외 게시판 글 거의 없어

게시판의 이름처럼 자유롭게 많은 글이 올라온다. 자유 게시판에 들어가면 왼쪽 하단에 최근 많이 읽은 글이 10개 정도 있다. 10월 20일 오전 1시 기준으로 최근 많이 읽은 글을 보면 ‘어제 등산 다녀오시는 조국 교수님 봤어요’, ‘외교부가 미국과 외교에서 얻어낸 것을 일본과 비교한 유튜브 링크 글’, ‘가수 박지민 양 보면 늘 안타깝네요’, ‘아베, 앞으로 5년간 한국과 관계 개선은 없다’, ‘가난하니까 오래 살기 싫으네요’, ‘50대 계신가요? 다들 어떻게 살고 계신가요’, ‘50 초반 부부생활’, ‘정부가 집값을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거예요’, ‘집값 쌀 때 안 사고 뭐 했냐는 인간들’, ‘자라 옷 사기 너무 힘들어요’ 순이다. 가장 많은 조회 수는 제일 처음에 링크된 ‘어제 등산 다녀오시는 조국 교수님 봤어요’로 1만6250을 기록했다. 인기 글 중 가장 낮은 조회 수는 5706이다. 레테보다 게시판 수도 적고 추정되는 회원 수도 적지만 비회원도 게시판을 볼 수 있어서인지 조회 수는 훨씬 높았다.

19일에 작성된 글 중 조회 수가 높은 글을 찾아봤더니 1만1757을 기록한 글이 있었다. ‘일베클로 매장에서 줄 서는 알바 정말로 있네요’이다. 글 작성 전날인 18일 유니클로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자막을 단 광고를 게재한 여파인 듯했다. 정치 행동으로 유명해진 커뮤니티인 만큼 정치와 관련된 글도 많다. 레테와 마찬가지로 서초동 집회 현장 실시간 중계 글, 후기 글이 많았다.

10월 17일에는 ‘개인 명예훼손 고소 동참자 대모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17일에만 4개, 16일에는 2개가 올라왔다. 작성자는 “공인이 아닌 사람과 가족을 비난하는 것은 개인 명예훼손이기 때문에 제3자가 고소가 가능하다”며 “조국 교수 가족을 비난하는 글을 캡처해 보내달라”는 글이었다. 같은 제목의 글을 레테에서도 확인했다. 레테 작성자는 82쿡의 글을 인용해 같이 동참하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조회 수가 1400이 넘고 댓글도 약 100개가량이 달렸다. 제3자 고소가 가능하냐는 법리를 묻는 댓글을 제외하면 ‘좋은 일을 한다’, ‘응원한다’는 댓글이 많았다.

두 커뮤니티에는 주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일상적인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회원들 사이에 논란이 생기는 글은 대체로 정치에 대한 이슈가 많았다. 최근에는 ‘서초동 집회’나 조국 교수에 대해 글들이 주로 게재된다. 조국 교수의 문제를 두고 논쟁하는 것은 두 커뮤니티가 비슷하다. 레테와 82쿡 모두 조국 교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이들이 꾸준히 글을 작성하지만, 서초동 집회에 대한 이야기나 조국 교수를 지지하는 글보다는 적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비판적인 설문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목소리가 큰 이들이 글을 남기는 경우가 많아서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주부들끼리 생활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개설된 두 커뮤니티는 세월이 지나면서 성향이 변했다. 레테는 주부들이 나누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쫑알쫑알 게시판’의 이용자가 더 많지만 인테리어, 결혼 등 정보를 나누는 게시판의 인기는 줄었다. 대신 시사, 이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게시판이 성장했다. 레테의 대외적인 이미지처럼 진보적인 성향의 작성자가 쓴 글이 다수지만 보수이거나 문재인 대통령, 조국에 비판적인 글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82쿡은 다른 게시판이 거의 유명무실해졌고 자유 게시판만 활성화된 상태다. 여기에는 생활정보나 연예계 가십 같은 이야기도 자주 등장하지만 정치나 사회 이슈에 대한 글도 많다. 레테와 마찬가지로 진보적인 성향의 글이 주류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데 반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난하는 성향의 글들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근 들어 온라인 커뮤니티는 하향세에 접어들고 있다. 커뮤니티의 정보전달 기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정치나 사회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시판은 이전보다 더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조차 얼마나 갈지 장담할 수 없다. 요즘은 유튜브 채널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나뉘어 있어 앞으로 유튜브가 온라인 커뮤니티의 자리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탄생과 부흥을 거치고 지금에 이른 주부 커뮤니티가 하향세를 극복하고 살아남을지, 살아남는다면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궁금해진다.
 

레몬테라스 회원 2명과 나눈 1문 1답
“카페 멤버가 봐도 정치색 짙다”

레몬테라스에서 활동하는 주부 2명에게 물었다. C로 시작하는 아이디를 쓰는 박미혜(34·가명) 씨와 g로 시작하는 아이디를 쓰는 조지민(42·가명) 씨다.

Q 레몬테라스에 가입한 이유와 가입연도는?
결혼한 지 햇수로 5년째니 가입한 것도 그쯤이다. 당시 결혼 준비를 하려고 정보를 알아보다가 친구가 추천을 해서 가입했다.
가입한 지 10년 정도 됐다. 결혼하기 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했다. 결혼을 하니 주부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얻어야겠다 싶어서 가입했다.

Q 커뮤니티 활동량은 어느 정도?
주로 눈팅만 하고 있다. 글을 잘 안 쓰기도 하지만 써도 금방 지워버린다. 혹시나 내가 그 대상이 될까 봐 글은 잘 안 쓴다. 댓글은 간혹 달기도 한다. 일주일로 따지면 1~2회 정도 댓글을 남기는 편이다. 카페에 접속하는 건 거의 매일이다.
쫑알쫑알 게시판에서 주로 활동한다. 간혹 논란이 될 만한 글이 올라왔을 때 실시간으로 댓글이 달리는 걸 보다가 밤을 새운 적도 있다. 시사방에는 전엔 자주 갔지만 지금은 가지 않는다. 서초동 집회 내용만 많이 올라와서 보고 싶은 글이 딱히 없어서다.

Q 이번에 보도된 투표에 참여했나?
기사가 나간 다음에 그런 투표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 시사방은 거의 보지 않기 때문이다. 댓글을 봤는데 내가 알던 시사방의 성격과 다른 내용이라 놀랐다.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댓글은 달았다. 나는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서초동 집회에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 투표 결과를 보고 좀 놀랐다. 댓글에 있는 의견처럼 다른 우파 커뮤니티에서 조작을 한 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결과만 두고 보면 놀랍다.

Q 레몬테라스가 정치적 성향이 강한 커뮤니티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시사방에서 정부에 쓴소리를 하면 언론에 속고 있다든가 자한당 지지자냐는 글이 올라오는 걸 많이 목격했다. 그래서 진보 성향이고 대통령과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당연하다. 워낙 유명하지 않나. 내가 아는 여초 커뮤니티는 대체로 진보 성향이다. 커뮤니티에서 합심해 정치활동을 했기 때문에 수차례 있었던 촛불집회가 알려졌다고 생각한다.

Q 레몬테라스는 유독 맘×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 커뮤니티다. 그렇게 느끼나.
글을 보다 보면 대부분 평범한 사람이다. 간혹 가다 상식에서 벗어난 글을 올리는 사람도 보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안 좋은 면만 화제가 되니 그게 레테 회원 전체의 성향인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밖에서는 레테 한다는 말을 잘 안 한다. 색안경을 끼고 볼까 봐.
온라인 커뮤니티는 글에 달리는 첫 댓글의 내용으로 여론이 조성되는 특성이 있다. 맘× 소리를 들었던 글들이 그런 식으로 분위기가 쏠렸던 글이 많았다. 대부분은 평범하다. 오히려 도덕적인 잣대나 행동은 오프라인보다 엄격한 것 같다.

Q 앞으로 계속 레몬테라스 회원으로 활동할 건가.
그렇다. 오프라인이나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안 좋은 시선으로 보지만 솔직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커뮤니티는 거칠고 솔직하다. 그 점이 재밌다.
굳이 탈퇴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10년을 활동했으니 나름대로 소속감이 있다. 요즘 커뮤니티에 예전처럼 글이 많이 올라오진 않아서 아쉽긴 하다. 그래도 카페가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 활동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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