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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신혼집 근저당권 설정… 실제 소유는 최순실?

#최순실 #옥중편지 #정유라신혼집

2019-09-03 10:00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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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최순실 옥중편지’가 공개되면서 진위 여부를 비롯해 딸 정유라의 근황에 이목이 쏠렸다. 정 씨는 올해 초, 서울 강남에서 경기 남양주로 거처를 옮겼다. 고급 아파트로 알려진 정 씨의 새 보금자리를 다녀왔다.
“(…) 우선 그 돈 가지고 집 월세로 얻던지(‘얻든지’의 오기) (…) 생활비, 아줌마비는 계속 줄 거야. 걱정하지 말구. 몸이나 잘 조리해. 엄만 늘 니(‘네’의 오기) 걱정이다.”

최순실이 옥중에서 딸 정유라에게 보냈다는 편지엔 ‘당부’와 ‘걱정’이 가득하다. 최 씨는 정 씨에게 자신이 소유한 건물이 곧 팔리면 매각 비용 중 일부를 줄 테니, 그 돈으로 집을 사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동네까지 제시했다.

한 신문사를 통해 이 편지가 보도되자 최순실은 “내 것은 맞다”면서도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내용과 관련해 불거진 은닉재산 의혹에 완강히 반박했다. 편지대로라면 최 씨는 딸에게 최소 25억원, 최대 30억원을 건넨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월 최 씨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7층짜리 건물을 중소 봉제의복제조회사에 팔았다. 매각 비용으로 얻은 금액은 120억원대. 그중 78억원은 공탁금을 내는 데 쓰였다. “추징금 70억원 공탁해놓고 세금 내고 하면 40(억)~50억 남아. 그래서 너에게 25(억)~30억 주려고 하는데 (…)”라는 편지 내용과 일치한다. 다만 정유라는 엄마가 언급한 ‘청담동’, ‘성수동’이 아닌 경기 남양주시로 이사했다.
 

“편하게 산책하던 정유라, 최근 안 보여”

정유라가 살고 있는 곳은 서울 강남에서 차로 30분가량 이동하면 보이는 동네다. 정유라는 지난 2월 말부터 남양주 호평동 소재 아파트에 살고 있다. 여느 아파트와 다를 바 없는 곳이지만 뒤쪽 단지엔 별도 테라스 세대가 자리 잡고 있다. 전체 1275세대 가운데 40세대만 테라스 세대다. 테라스 세대 중에서도 68평 단층 구조, 84평 복층 구조로 나뉘는데 정유라는 84평 규모 테라스에 거주 중이다. 복층 테라스 세대가 있는 동은 총 세 개다. 정 씨의 집은 아파트 정문에서 가장 거리가 먼 동에 있다.

현장을 직접 찾아가보니 전체적으로 소란스럽지 않은 동네였다. 몇몇 소규모 카페와 편의점, 부동산이 들어선 낮은 상가만 눈에 띌 뿐 흔한 프랜차이즈 음식점도 없다. 찾아간 날은 평일 낮. 아파트 인근 초등학교에서 하교하는 아이들과 학부모가 행인의 전부였다. 만일 정유라가 거닐고 있다 해도 대다수가 개의치 않을 법한 분위기였다. 근처 부동산 직원은 “(정유라가) 낮에 편한 차림으로 나와서 산책하는 걸 몇 번 봤다”며 “주민들은 그러려니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옥중편지가 공개된 이후로는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또 다른 부동산 직원은 “굳이 외출할 필요가 없는 구조의 집이다. 복층이다 보니 천장이 높아 집에만 있어도 답답하지 않을뿐더러, 딸린 테라스가 넓어 바깥 분위기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내가 정유라여도 안 나온다”고 웃어 보였다.

한 주민도 정유라 목격담을 귀띔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지 꼭 한 마리를 데리고 다니더라고. 가끔 애도 나오고. 모자는 쓰는데 딱히 얼굴을 가리거나 하진 않아요. 사람들이 인사하면 잘 받더라고요. 근데 요새 기자들이 자꾸 동네에 오니까 보이질 않네요. 여길 잠깐 떠나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안 보여요.”

그는 정 씨가 자주 가는 식당이 있느냔 질문에 “전혀. 식당이 별로 없기도 하고 잠깐 나왔다 들어가는 게 전부”라고 답했다.

테라스 단지의 경우 집과 주차장이 바로 연결돼 있어 외부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이 정유라가 주민들 시선을 피해 생활하는 데 한몫했으리라는 게 부동산 직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보안을 선호하는 연예인들도 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부동산 측에 따르면 아이돌그룹 엠블랙 출신 미르, 배우 방은희가 거주했고 가수 김혜림, 개그맨 김대희, 인교진·소이현 부부, 박유천 등이 거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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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필관리사 새 남편과 거주 중

정유라와 같은 동에 거주하는 사람을 포함한 다수 주민들의 목격담을 종합해보면, 정 씨는 아들과 한 남성, 보모,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와 산다. 남성은 정유라의 남편이자 거주지 공동명의자인 이 모 씨다.

이 씨는 정유라 아들의 친부가 아닌, 두 번째 남편이다. 2017년 11월 정유라가 신사동 소재 자택에서 머물 당시 괴한의 흉기에 피습을 당한 마필관리사이기도하다. 지난해 1월에는 정유라와 팔짱을 낀 채 식당을 나서는 장면이 보도된 바 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정 씨와 이 씨는 2월 말에 공동명의로 현재 집을 매입했다. 매입가는 9억2000만원이며 주택소유지분은 정 씨가 10%, 이 씨가 90%다. 한 가지 특기할 점은 두 사람의 매매계약 6일 뒤에 최순실이 7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채권, 채무 관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 씨 부부가 최순실에게 7억원을 빌려 이 아파트를 사들인 셈이다. 등기부등본상 채권최고액이 7억원이면 대출원금은 5억6000만원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근저당권자는 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그 즉시 담보에 대한 경매를 신청할 수 있고 후순위 대출자보다 먼저 돈을 받을 수 있다”면서 “정유라 집의 실질 소유자는 최순실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 호화로운 생활을 해온 정유라다. 그 점에 비춰보면 현 거주지는 정 씨의 과거 근거지들과 괴리가 있다. 때문에 그가 호평동에 집을 산 배경에 의문이 생긴다. 이에 부동산 직원은 “가까운 데 승마장이 있다. 같이 살고 있는 남자가 마필관리사니까 나중에 생계 활동이나 본인 취미생활을 고려한 점이 있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다.

주변 승마장 두 곳을 모두 가봤으나 직원들은 “이사 온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한 중년 남성은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정유라? 아이고! 여기 오면 나가라고 해야죠. 안 받아줄 겁니다. 걔 때문에 승마 이미지 다 떨어지고. 정유라 애기 때 승마 배우는 거 봤는데 정유라나 그 엄마나 싸가지가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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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파이낸셜뉴스>가 보도한 최순실의 옥중편지

엄마 최순실은 대법원 판결 대기

‘옥중편지’에 앞서 7월 초 최순실은 뜻밖의 근황을 알리기도 했다. 수감돼 있는 서울 동부구치소 목욕탕 탈의실에서 넘어져 이마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그는 곧장 구치소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약 30바늘을 꿰매는 봉합 수술을 받았다. 찢어진 부위는 양 눈썹 사이부터 정수리 부근까지로, 일상생활엔 지장이 없는 수준의 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돼 2심에서 징역 20년,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고 박근혜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6월 20일 여섯 번째 심리를 마지막으로 국정농단 심리를 일단 종결하기로 했다. 당초 8월에 선고가 이뤄질 거라는 예측이 나왔지만 무산돼, 이르면 9월 늦으면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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