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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vs. 방송 출연 후회 백종원의 골목식당 그 후

2019-02-14 09:38

취재 : 이근하 기자  |  사진(제공) : 조지철, SBS 캡처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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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 한번 출연했다 하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한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화제성으로는 단연 최고다. 자칭 ‘거리 심폐소생 프로젝트’답다. 방송 직후 사람들이 식당에 절로 모여드니 인근 상권이 살아나는 듯하다. 문득 궁금하다. 방송에 출연한 지 꽤 지난 식당들은? 방송에서 특히 화제가 됐던 몇몇 식당의 근황을 살폈다.
충무로 국숫집 ‘필동멸치국수’
여전히 큰손, 원가 절감은 노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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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9일 오후 3시, 점심때를 넘긴 시간대여서일까. 필동 거리는 한산했다. <골목식당>에 나왔던 가게 앞은 좀 다르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눈에 띄는 차이는 없었다. 지난해 2월 ‘필동 편’에서 백종원과 마찰로 유독 입방아에 오르내렸던 국숫집 ‘필동멸치국수’에 들어섰다. 비릿하면서도 구수한 멸치 냄새가 콧속으로 훅 들어왔다.

“당연히 줄 서서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사람이 없네요?”

밖에 서 있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장사가 잘 안 되나 하는 우려가 섞인 질문이었다. TV 속 모습 그대로 사장이 답했다.

“밥때가 지났잖아요. 아까 점심시간에는 이 앞에 사람들이 복작복작했어요. 국수는 회전율이 좋아서 대기 줄이 금방 줄어요.”

‘필동 편’ 방영 당시 이 집은 백종원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맛이 없어서도, 위생 상태가 불량해서도 아니었다. 원가 계산이 문제였다. 백종원은 방송에서 “원가를 잘못 계산한다. 내가 판매하는 음식의 원가를 잘못 알고 있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사장은 1만5000원짜리 남해멸치 한 박스(1.5㎏)로 20그릇 분량의 멸치국수 국물을 만들어왔는데, 백종원은 “60그릇은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지나친 양도 문제점이었다. 면발이 그릇을 한 가득 채울 정도였다. 한 그릇을 다 비우지 못하고 남기는 손님이 많았다. 하지만 사장은 그만의 방식을 고집했고, “음식에 대한 자신감은 좋지만 고칠 건 고쳐야 한다”는 백종원의 조언으로 마무리됐다.

사장은 백종원의 조언을 일부 받아들이고 있었다. 기자가 멸치국수를 주문하자 사장은 “적당히 드릴까? 많이 드릴까?”라고 물었다. 이전과 달리 양 조절을 했다. 다만 ‘적당히’ 시킨 국수를 받아들고 조금 놀랐다. 다른 국숫집에 비하면 확실히 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가게 벽면에 붙은 ‘맛있게 먹는 방법’에 따라 국물 한 숟가락을 떠마셨다. 지금껏 먹어본 멸치국수 국물과는 다른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아! 멸치 한 박스로 국수 20그릇을 만드는 자부심이란 이런 것인가’

국숫집 사장은 멸치 한 박스 가격은 올랐지만 여전히 한 박스당 20그릇을 만든다고 했다. 국수 가격도 변함없다. 

“원가 줄이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성격이 잘 안 바뀌네요.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잖아요.(웃음) 그래도 보이죠? 면발 양은 줄였어요. 부족하다 말하면 당연히 더 드립니다.”

최근에는 새 메뉴를 추가했다. <골목식당> ‘성내동 만화거리 편’에 나온 ‘참나물 파스타’에서 영감을 받아 열무비빔국수 대신 참나물비빔국수를 팔고 있다. 국숫집 사장은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변화 중이다.

“돈 벌려면 음식 장사 말고 다른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는 것 보면 더 퍼주고 싶고, 잘해주고 싶고…. 아, 국수는 맛있게 드셨어? 모자라지 않아? 더 삶아줄까?”
 

해방촌 원테이블 ‘비플로르 키친’
방송 이후 곤혹스러운 문의 빗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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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수록 짜증나네, 화나네.”

지난해 5월 백종원은 해방촌 원테이블에서 4만원짜리 밀푀유 나베를 먹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원테이블은 셰프의 자존심을 걸고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준비 없이 하는 건 원테이블을 하는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주는 거다. (여긴) 폐업까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혹평했다.

그로부터 반년이 흐른 지난 1월 10일, 해방촌 원테이블을 찾았다. 본래 이름은 ‘비플로르 키친’이지만 ‘해방촌 원테이블’로 더 유명하다. 예약 없이는 갈 수 없다. 오후 5시, 7시, 9시 하루 딱 세 번, 1시간 30분씩 운영하는 원테이블 콘셉트의 파티룸이기 때문이다.

오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이용하기로 예약했다. 예약을 완료하기까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안내된 전화번호로 이틀 전부터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모 포털사이트 채팅 서비스로 메시지도 남겼지만 하루가 지나서야 답장을 받았다. 답답한 마음에 불편함을 토로했더니 식당 측 나름의 이유를 설명했다. 

“방송 나가고 예약번호로 별의별 연락이 다 왔어요. 남자들끼리 가면 같이 놀아주느냐는 둥 술 마셔주느냐는 둥…. 전화로 공격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모든 예약문의는 채팅 서비스로 받게 됐어요.”

백종원은 이곳에 여느 원테이블 레스토랑과 다르게 놀이공간으로서 성격을 더한 파티룸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고, 식당 주인은 받아들였다. 맛보다 멋에 치중하던 모습도 덜어냈다. 그렇다고 대단한 맛의 음식들은 아니었다. 백종원의 조언처럼 ‘놀이공간이지만 창피당하지 않을 정도의 음식’이었다.

방송 이후 이곳을 찾는 사람은 부쩍 늘었단다. 주말 파티를 문의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그래서인지 강지영 대표는 요즘 목표가 하나 생겼다. 

“부산에도 이런 가게를 하나 더 내볼까 해요. 지방에는 파티룸 개념의 공간이 많지 않아서 괜찮을 것 같거든요.”
 

뚝섬 경양식집 ‘플레이티드’
매출 뚝, 방송 이후 더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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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섭게 추운 날씨만큼 매장도 서늘했다. 주말 저녁식사 시간임에도 기자를 포함한 세 팀이 전부였다. 식당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한숨을 토하며 담배를 물던 주인 모습을 봤는데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장사 잘되세요?”라는 물음에 주인은 텅 빈 테이블들을 가리키며 답했다.

“보시다시피요. 한창이어야 할 시간에 이렇게 한가하네요.”

<골목식당> ‘뚝섬 편’은 유독 말이 많았다. 지난여름 첫 방송이 나가자마자 ‘식약처 및 담당기관의 대대적인 식당 위생 점검과 불시 점검의 시행을 촉구합니다’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까지 올라온 출연거리는 없었잖아요. 시작부터 좋지 않았으니 시청자들이 달갑게 볼 리가요.”

플레이티드는 방송 당시 고기 맛과 식감, 플레이팅 부분에서 백종원의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장국을 와인잔에, 수프를 머그잔에 담아내는 방식은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결과적으로 백종원은 고기 배합 비율, 수프 및 샐러드 플레이팅 솔루션을 제공했다. 그러나 플레이티드 주인은 거절했다. 매장을 방문하기 전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다.

함박스테이크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장국과 수프가 나왔다. 예상과 달리 모두 옴팍한 그릇에 담겨 있었다. 샐러드는 원래대로 양배추 없이 양상추만 가득했다. 백종원은 양배추를 얇게 썰어서 샐러드가 더 풍성하게 보이도록 하라고 했었다.

“솔루션 수용하고 그 부분을 촬영했는데, 방송엔 안 나왔어요. 지금까지 솔루션대로 장사하고 있고요. 아, 샐러드는 원래 제 방식대로 하고 있어요. 방송에 나오지 않아서 다들 오해하시는데 샐러드 플레이팅은 백 대표님과 협의한 부분이에요.”

방송의 여파는 컸다. ‘제멋대로’ 이미지가 박힌 탓에 방송 이후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오히려 방송 전보다 매출이 줄었다고 했다. ‘뚝섬 편’이 방영할 때만 사람이 몰렸고 그마저도 엄청난 인파는 아니었다.

“원래 주말 유동인구가 적은 골목이긴 하지만 방송 효과를 보지 못한 것도 있어요. 방송 취지가 골목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건데…. 이전 단골들이 주변 회사원들인데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옛날에 먹던 게 더 좋다고…. 휴! 아래층 족발 가게도 (장사가) 워낙 안 돼서 2~3주 전부턴 일요일에 문을 닫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방송 출연을 후회하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단호하게 “네”라고 답했다.
 

신포시장 타코야키집 ‘타코타마’
달라진 영업 태도, 매출 3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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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렌즈부터 빨간 머리, 아이라인까지. <골목시장> ‘신포시장 편’에 출연한 타코야키 가게 주인은 한결같이 화려했다. 그 속에서 변한 게 있다면 장사를 대하는 태도, 마음가짐이었다.

불과 5개월 전 그는 부족한 요리 기본기와 불성실한 태도, 비위생적인 주방 때문에 뭇매를 맞았다. MC인 조보아가 타코야키 만드는 법을 배운 지 일주일 만에 주인보다 빠른 손놀림을 자랑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백종원은 솔루션 중단까지 선언했지만 사장이 금세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마음을 돌렸다.

“(백종원이) 저만의 타코야키를 찾아야 한다고 했어요. 새우도 넣어보고 옥수수도, 베이컨도 넣어보고 정말 다양한 식재료로 만들었는데 아직 확신이 없어요. 짜다고 말씀하시는 손님이 많아서 해결 방법을 연구 중이에요.”

매출이 3배 이상 늘 정도로 바빠졌다. 주말이면 매장 앞에 긴 대기 행렬이 생긴다고 했다.

“매일 장사가 잘되는 건 아니에요. 요즘같이 추운 날, 평일에는 밖에서 기다리기 힘드니까 손님이 적어요. 제 손이 더 빨라져야 할 것 같아요.”

그는 이날 타코야키를 팔진 못했다. 냉장고 전원이 고장 나 모든 재료가 상했기 때문이다. 매장 문을 일찍 닫았을 법도 한데 평소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평일 낮에는 주변 직장인들이 꽤 오세요. 오늘도 오실 텐데, 헛걸음하시는 게 죄송해서 직접 얼굴 보고 사정을 말씀드리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포방터 시장 홍탁집 어머니와 아들
평일 낮에도 문전성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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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탁집 아들 SBS에서 연예대상 신인상 받아야 한다.’ 지난해 연말 여러 네티즌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단 댓글이다. 그 정도로 홍탁집 아들은 <골목식당> 시청률 견인의 주역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지난 1월 8일 낮, ‘포방터 시장 편’이 방영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선지 ‘어머니와 아들’은 평일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바로 옆 분식집 할머니가 “장사 방해되니까 저 옆으로 줄 서라”고 성화였다. 오후 4시 40분이 되자 아들이 밖으로 나와 대기 번호표를 나눠줬다. 그는 “연락처를 남기면 순서대로 전화를 건다”며 “따뜻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했다.

두 시간쯤 지나자 “안으로 들어오라”는 연락이 왔다. 따로 주문할 필요는 없다. 낮에는 닭곰탕, 저녁에는 닭볶음탕으로 메뉴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홍탁집 아들은 쉴 새 없이 모든 테이블을 챙겼다. “떡부터 드세요” “앞에 있는 소스에 찍어 드시면 더 맛있어요” “닭다리는 나중에 드세요”…. ‘포방터 시장 편’ 방송 초반에 보이던 퉁명스러운 표정은 온데간데없었다.

한쪽에는 아들과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지방에서 비행기 타고 왔다고 했다. 아들은 이런 경우가 처음이 아닌 듯 익숙하게 손가락으로 ‘브이 자’를 그리며 사진 찍었다.

그는 방송 이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꾸준히 전하고 있다. 이른 새벽 시장에 나가 직접 채소를 고르는 모습, 어머니와 닭을 손질하는 모습 등. 방송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이다.

가게 한편에 걸린 각서장에서 그의 각오가 느껴졌다.

“본인은 1년 안에 나태해질 경우 백종원 대표님이 저희 가게를 위해 지불해주신 모든 비용의 5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변상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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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풀파워  ( 2019-05-24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1   반대 : 0
재밌게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