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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체육계 미투 & 폭력 엄마들은 불안하다!

2019-01-28 09:58

취재 : 장가현 기자  |  사진(제공) : 뉴시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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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어도 미투 열풍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체육계다. 우리나라 쇼트트랙 간판 선수인 심석희가 조재범 코치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데 이어 전 유도선수 신유용 씨가 유도선수로 활동할 당시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두 사건의 정황과 진행 상황, 이전에 체육계에서 있었던 성폭행 사건을 정리했다.
#PART1
더 있다! 그치지 않는 체육계 미투

금메달리스트의 이면은 폭력으로 얼룩져 있었다.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세상은 충격에 휩싸였다. 심 선수가 조 전 코치에게 처음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때가 만 17세, 미성년자였기 때문이다.

심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여름부터 태릉선수촌, 진천선수촌,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 등에서 여러 번 조 전 코치에게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범죄행위가 일어난 장소는 외부와 차단돼 있는 로커룸이다. 대회를 앞둔 시점에도 예외는 없었다. 심 선수는 국제대회를 앞두고 집중훈련을 하는 기간뿐 아니라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기 한 달 전까지 조 전 코치에게 시달렸다. 심 선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2018년 12월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
 

로커룸, 모텔방, 합숙소에서 생긴 악몽 같은 기억

조 전 코치는 심 선수의 주장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전 코치의 변호인은 “조 전 코치가 심 선수의 주장을 굉장히 당황스러워하고 억울해한다”며 “로커룸은 지도자나 선수들에게 공개된 곳이어서 성폭행이 일어날 수 없다”고 전했다.

심 선수의 고백 이후 젊은빙상인연대는 기자회견을 열어 심 선수에게 지지를 표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조 전 코치가 심 선수를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 선수촌 로커룸은 외부와 차단돼 충분히 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라며 조 전 코치의 주장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 여 대표는 “이번 사건 외에도 추가 피해사실을 파악하고 있다”며 “2개월여 전부터 빙상계 성폭력 의혹을 접수해 사실관계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심 선수는 2월 독일 드레스덴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대표팀 강화훈련에 참가했다.

심 선수에 이어 전 유도선수 신유용 씨도 고등학생 시절 코치 A씨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밝혔다. 신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2015년까지 약 20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A씨는 지난해까지 대한유도회 정식 지도자로 등록돼 있었고, 현재는 활동을 중단했다. 대한유도회는 이사회를 열어 A씨를 영구 제명했다.

태권도계에서도 피해자가 나왔다. 전 대한태권도협회 이사 B씨가 운영하는 태권도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운 이지혜 씨다. 이 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B 전 이사에게 지속적으로 폭력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이 씨는 “시합에 나가면 모텔방에서 옷을 다 벗기고 체중을 쟀다”며 “운동하는 여자애들은 가슴이 크면 안 된다며 매일 가슴을 만졌다”고 밝혔다. 이 씨는 B 전 이사를 강간치상 및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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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선수(왼쪽)와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

혐의 밝혀도 솜방망이 처벌

체육계 미투가 불거지기 전에도 용기를 내 체육계 성폭행을 폭로한 사람이 있다. 테니스 선수로 활동한 김은희 코치다. 김 코치는 2016년 10월, 초등학교 시절 자신을 성폭행한 테니스부 코치를 고소해 징역 10년과 12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처벌을 끌어냈다. 김 코치의 사례처럼 가해자가 처벌을 받는 경우는 별로 없다. 처벌을 받더라도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는 경우가 더 많다.

이경희 리듬체도 국가대표 후보 선수 코치는 2011년부터 3년에 걸쳐 대한체조협회 간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간부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화성시청 쇼트트랙팀 이 모 감독은 훈련 중 여자선수들과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 40시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3년 뒤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 재심사를 통해 영구제명에서 자격정지로 처벌수위가 낮아졌다.

2007년에는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박 모 감독이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있었다. 박 감독은 같은 해 4월 미국 전지훈련 도중 만 19살의 신인 선수를 자신의 호텔방으로 불러 성폭행을 시도했다. 당시 선수는 불안한 마음에 동료에게 미리 도움을 요청했는데, 그 동료가 방문을 두드려 간신히 위기에서 벗어났다. 박 감독은 이 사건 이후 영구 제명됐지만 대한농구협회에서 추천서를 받아 중국에 진출해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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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운동하는 자녀 둔 엄마들 걱정 & 어떻게 막나?

문화계, 교육계, 정계 등에서 터진 미투 운동이 이번엔 체육계에서 나왔다.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폭행이 가해졌다는 사실은 세상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운동하는 딸을 둔 부모는 불안해졌다. 대체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 걸까. 현재 체육계의 체벌, 성폭행 사례와 대응책을 찾아봤다.

체육계 미투 사건은 ‘미투’ 폭로가 있기 전부터 몇 번 고발이 있었다. 2008년 KBS 시사프로그램 <쌈>에서 스포츠계에 만연한 성폭력을 고발한 것이 시초였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 학교 여자농구감독이 매일 밤 다른 아이들을 방으로 부르는 걸 봤다는 목격담이 올라왔다. 여자농구부 감독 방에서 여자 선수가 나오는 게 이상해서 따라갔더니 화장실에서 하반신을 씻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익명의 네티즌은 “중학교 레슬링부에 여자 숙소 안 강당에 이불이 펼쳐져 있어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감독이 안 건드린 여자가 없다”는 ‘썰’을 풀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는 소문일 뿐일까 아니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일까?
 

체육계 내부에서 알음알음 퍼진 ‘나쁜 소문’들

딸이 운동을 하는 주부들을 수소문해보니 없는 이야기는 아닌 듯했다. 중학교 2학년 딸이 축구선수로 뛰고 있는 40대 주부 A씨는 아이들과 부모들 사이에서 이런 소문이 알음알음 퍼지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아이들과 엄마들 사이에서 들리는 풍문을 꺼냈다. A씨가 사는 지역에 있는 모 중학교 축구코치 이야기였다.

“그 사람이 나쁜 손, 이런 걸로 유명했대요. 아이들 사이에서도 누구 조심해야 한다 이런 말이 돌잖아요. 몇 년 전에 그 축구부에 예쁘장한 애가 들어왔는데 걔를 그렇게 끼고 다녔다고 하더라고요. 근육이 얼마나 붙었는지 봐야겠다고 허벅지를 만지는 걸 본 애도 많대요. 애들 중에 가슴이 좀 큰 애가 있었는데 손으로 가슴을 찌르면서 가슴이 크면 제대로 뛰겠냐는 이야기도 하고. 이런 일이 몇 번 발생하니까 학교 측에서 잘랐어요. 지금은 유소년 축구단에서 다시 일하고 있고요.”

그럼 A씨 딸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축구선수는 팀 훈련이 많아서 합숙훈련을 주로 한다고 했다. A씨는 딸의 얼굴을 주말에나 볼 수 있는데, 시합이 생기면 그마저도 힘들단다. 부모와 떨어져 사는 딸이 합숙소에서 그런 일을 당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고 말하는 목소리에서 떨림이 느껴졌다. 딸에게는 내색할 수 없었다. 훈련에 집중하는 딸에게 괜한 소리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노파심에서였다. 하지만 딸이 엄마 마음을 먼저 알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아이들도 충격이 큰가 봐요. 자기들끼리 뉴스도 찾아보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별일 없느냐고 물으니까 없다고는 하죠. 학교 코치랑 감독도 못 믿겠어요. 다 남자니까. 딸한테 혹여나 그런 일이 생기면 꼭 엄마한테 말하라는 말밖에는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네요.”

B씨는 얼마 전 태권도 선수 출신인 이지혜 씨가 코치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 B씨의 딸은 여섯 살 때 오빠를 따라 태권도장에 갔다가 재능을 발견해서 계속 운동을 하고 있다. B씨의 딸은 초등학교 4학년이다. B씨는 딸이 태권도를 시작하기 전 아들이 모 대학 태권도학과로 진학한 지인을 만나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지인은 여자아이들은 잘 고민해보고 운동을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세히 말하진 않았는데 지도자가 여자선수들이 수치심을 느낄 만한 일이 많이 생긴다는 내용이었어요. 태권도는 대회 앞두고 계체량을 측정해서 선수들이 체중조절을 해요. 그때 몸무게 재보자고 옷을 다 벗으라고 하거나 이런 일이 종종 있대요. 이런 것까지 감안해서 잘 생각해보라고 했는데 그때는 일부에서만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죠.”

그러다 최근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태권도에서도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는 폭로였다. 게다가 한두 명도 아니고 무려 20명이었다.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뉴스를 보고 아이 아빠랑 상의했어요. 계속 운동을 시켜야 하나 싶어서요. 아이가 재능도 있는데다 하고 싶다고 하니 해보라고 했는데, 이런 환경이라면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어느 부모가 자식이 다칠 걸 뻔히 알면서 불구덩이에 집어넣겠어요. 그만두라고 할 거예요.”
 

취업, 진학 등 장래를 빌미로 위력 행사

모 대학 체육학과 출신 여성 보디빌더 C씨에게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고발 이후 주변 분위기가 어떤지 물었다. C씨는 고등학교 때 운동을 시작했다. C씨는 체육계에 만연한 폭행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체대는 원래 군기가 심하기로 유명하잖아요. 지금은 나아졌다고 들었는데 예전에는 새벽같이 집합해서 선배들이나 코치들에게 맞는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어요. 다들 운동은 원래 맞으면서 하는 거라는 생각을 해서 그냥 넘긴 거죠. 뉴스에는 심하게 다치거나 죽거나 하는 이야기만 나가서 그렇지, 알려지지 않은 일도 엄청날 거예요.”

남자 지도자가 여자선수들을 성폭행하는 일이 자주 있을까? C는 “그런 일은 소문으로도 잘 돌지 않는다”며 “있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입을 다물어서 알 수 없다”고 했다.

“쇼트트랙이나 유도처럼 합숙훈련을 하는 종목에서 코치가 여자선수들을 건드린다는 말은 들었어요. 심석희 선수처럼 엘리트 체육인은 합숙훈련도 빈번하고 코치의 말이 절대적이라 거부할 수 없었을 상황이 짐작이 가요.”

C씨는 운동 특성상 여자선수가 성희롱을 판단하기 힘든 점도 지적했다. 운동은 자세나 힘을 주는 위치 등이 중요해서 지도할 때 신체를 터치하는 경우가 많다. 허벅지에 손을 갖다 댔다고 치면 지도로 봐야 할지 성추행으로 봐야 할지 애매하다는 것이다.

학교나 소속단체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지난 스쿨 미투 사건 때 봤듯 교육현장에는 성희롱 예방교육 커리큘럼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아뇨. 제 기억에는 받은 적이 없어요. 그런 교육을 받았다는 사람은 주변에 없었어요. 만약 학교에서 그런 교육을 했다 하더라도 운동하는 애들은 훈련 받느라 들을 시간도 없었을 거예요.”

C씨는 취업을 빌미로 성희롱당한 경험을 털어놨다. 학교 운동부는 코치가 학생들에게 운동만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진학이나 취업 같은 진로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절대 권력을 행사하기 쉽다.

“몸매가 좋다, 몸이 유연해서 남자들이 좋아하겠다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저는 다행히 그 사람과 관계없이 일을 구해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인생이 달린 문제를 쥐고 있는 사람한테 ‘노’라고 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문체부, 스포츠 윤리센터 건립 지원

한편 체육계 미투 사건이 불거진 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체육계 성폭력과 관련한 모든 제도와 대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노 차관이 발표한 대책에는 체육계 성폭력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높이고 민간 주도로 특별조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성폭력 예방책을 마련하고 피해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세부 내용에는 감사원에 국가대표 선수 관리와 운영실태 감사를 청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참여하는 체육계 성폭력 조사 진행해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체육계 비리를 전담하는 스포츠윤리센터도 설립한다. 성폭력 징계 수위를 높이고 인권관리관을 선수들이 있는 현장에 배치해 예방에 힘쓸 것이라고 발표했다.

대한체육회도 성적 지상주의와 엘리트 체육 위주 육성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문제가 됐던 합숙 위주, 도제식 훈련 방식을 근원적으로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대학교 1학년 때까지 하키선수로 활동한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은 “국민체육진흥법에 국위선양을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결과 중심주의로 이어진다”며 “결과 중심주의를 위해 만든 선수촌 제도가 과연 합리적이고 정당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성폭력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상담팀장은 “체육계처럼 극명한 수직관계가 있는 조직에서는 제도와 관행을 고치지 않고서는 예방할 수 없다”며 “예방법뿐 아니라 피해선수들이 법적, 의료적,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교육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 팀장은 “체육을 전공하는 아이들은 대부분이 성에 대한 인지가 취약하다”며 “아이들에게 성희롱과 성폭행을 정확히 알려주고 거절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생겨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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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사  ( 2019-02-02 )  수정 삭제    답글 찬성 :0   반대 : 0
학교에서도 운동부 훈련갈때마다 성교육과 안전교육을 시키지만 코치들이 너무나 학생들에게 영향력이 있어 훈련이나 대회때마다 교감으로서 걱정이 많습니다. 끊임없이 교육시키고 체육계가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