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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감금·사망설… 대륙최고 미녀, 판빙빙 실종 미스터리

2018-09-30 22:25

취재 : 박지현 기자  |  사진(제공) :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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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0일이 훌쩍 지났다. 중국뿐 아니라 할리우드까지 넘나들었다. 그야말로 세계적인 여배우였다. 그런 그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그사이 온갖 유언비어도 나왔다. 판빙빙은 어딨을까. 각종 외신을 분석해봤다.
지난 9월 16일은 판빙빙의 생일이었다. 일부 팬들은 ‘생일에 깜짝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었다. 한 가닥 희망은 절망으로 돌아왔다. 지난 6월 2일 이후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자신의 웨이보에 빈곤 아동 자선사업에 대한 글을 남긴 이래, 어떤 근황도 전해지지 않고 있다. 공식석상에서 얼굴을 비친 건 5월이 마지막이었다.

한국에 그의 ‘증발’ 소식이 전해진 건 9월 초 미국 망명설이 퍼지면서다. 이후 탈세, 파혼설을 지나 구금에 이어 사망설까지 돌고 있다. 그 가운데 지난 9월 6일 중국 관영기관지 증권일보가 “판빙빙은 확실히 억류됐으며 법률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갑이 합성된 사진까지 소셜미디어에 유포되면서 근거 없는 보도가 쏟아졌다. 그러나 이내 기사는 삭제됐다. 언론 통제가 심한 중국에서 그의 소식을 제대로 전하지 않아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다만 홍콩, 대만 등의 매체에서 중국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판빙빙은 현재 감금 중이며 복귀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사를 쏟아내면서 감금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은 없다.
 

유명 앵커의 폭로에서 촉발

죄목은 명목상 탈세다. 시작은 추이융위안의 폭로였다. 실제로 대만 등 유력 언론에서는 판빙빙의 실종이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CCTV 유명 사회자인 추이융위안은 지난 5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판빙빙이 이면계약을 통해 거액의 출연료를 받고 탈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폭로에는 이유가 있다. 판빙빙은 지난 2003년 <휴대폰>이라는 영화를 찍었다.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은 불륜을 즐기는 인기 시사 프로그램 앵커인데, 이 캐릭터가 추이와 매우 흡사했던 것. 실제로 당시 개봉 이후 추이와 그의 가족은 오랜 기간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차차 잊히는 듯했다. 그러다 15년이 지난 5월 10일 이 영화의 감독인 펑샤오강이 웨이보에 <휴대폰 2>가 곧 개봉될 거라고 알렸다. 출연진은 1편과 같아 판빙빙이 여주인공을 맡았다. 판빙빙 또한 “나에게 다시 배역을 준 펑 감독에게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추이 앵커가 분노한 지점이다. 추이는 “영화 <휴대폰>은 내게 큰 상처를 줬다. <휴대폰 2>도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것. 창작의 자유를 간섭해선 안 되지만 이번 사정은 특수하다. 심사숙고한 뒤 행동하라”며 의미심장한 경고를 날렸다. 이후 그는 판빙빙을 겨냥한 듯 “한 연예인이 영화, 드라마에 출연하면 계약서를 2장 쓴다. 출연료가 하나는 1000만 위안, 또 하나는 6000만 위안(약 100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것은 촬영장에서 달랑 나흘 촬영하고 받는 출연료”라고 밝혔다.

판빙빙의 소속사는 즉각 대응했다. 지난 5월 29일 성명을 내고 추이 앵커의 거짓 정보 유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추이는 중국 형법의 탈세 처벌 조항을 올리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국가세무총국이 개입하며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세무총국은 공식 웨이보에 “연예계 이중계약 사건을 고도로 중시한다”며 “고소득 연예인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불법 탈세가 적발될 경우 법에 따라 엄격히 처리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추이는 지난 6월 “판빙빙이 4일 동안 6000만 위안을 받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는데 그녀는 이와 무관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수습하기엔 늦었다. 이미 대대적인 세무조사가 시작됐기 때문. 지난 6월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세무 당국과 외환 감독 당국, 금융 범죄 수사관 등이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영화배우, 모델, TV 스타,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사를 겨냥해 탈세와 외환 반출 혐의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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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판빙빙 웨이보)

서서히 사라지는 판빙빙의 흔적들

이후 대만의 한 신문은 “7월 30일 판빙빙 매니저 무샤오광이 체포됐지만, 회사 관계자와 판빙빙은 이틀간 철저한 조사 뒤에 석방됐다”며 “현재 당국은 100명의 A급 스타의 세무자료를 확보했으며 고액 출연료, 탈세 등 악습을 바로잡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또 다른 매체에서는 “지난 조사에서는 풀려났지만 8월 다시 이어진 조사에서 감금당했다”고 보도하면서 판빙빙의 행방은 다시 묘연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개봉 예정이던 판빙빙 주연의 SF 영화 <줴지>의 속편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의혹을 키웠다. 한 영화평론가는 그가 연기한 부분이 통편집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CCTV 영화 채널에서는 지난 7월 1일 방영 예정이던 판빙빙 주연의 2017년 작 <쿵톈례>를 당일 다른 작품으로 바꿔 방영했다. 뿐만 아니다. 브루스 윌리스와 송승헌, 판빙빙이 출연한 <대폭격>의 포스터에서는 판빙빙의 이름이 갑자기 사라졌다. 지난 8월 개봉 예정이었는데, 10월로 미뤄졌다.

광고모델로 활동하던 브랜드에서도 그의 이름을 지우고 있다. 호주의 한 유력 일간지는 “호주 최대의 비타민 제조사 스위쎄 웰니스에서 당분간 판빙빙 이름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그와 계약한 독일의 몽블랑도 계약을 해지했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 판빙빙이 차고 나온 다이아몬드 브랜드 드 비어 웹사이트에서도 현재 그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판빙빙 집 앞에 있던 차들도 돌연 사라졌다. 그가 대표로 있는 ‘빙빙영상매니지먼트’의 사무실 역시 갑자기 텅 비워졌다고 한다. 지난 9월 7일 봉황망은 “판빙빙 회사의 직원들이 최근 모두 휴직 상태가 됐다. 홍보팀원들은 휴직한 지 1개월이 넘어가고 있고 이와 같은 휴직 상태는 아마도 3년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빙빙영상매니지먼트기업은 3년간 이직률 0%를 기록할 만큼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부족함 없이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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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과 그녀의 약혼자 리천.

판빙빙 동생, 약혼자 심경은?

이런 가운데 판빙빙의 동생 판청청이 처음으로 심경을 전했다.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판청청은 지난 9월 8일 난징에서 진행된 팬미팅에서 두 차례에 걸쳐 오열했다. 판청청은 “최근 일이 많았는데, 이를 계기로 더 용감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누나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건 아니지만, 정황상 판빙빙과 관련된 발언으로 보인다.

실종 이후 ‘파혼설’도 돌았다. 그의 약혼자 리천의 근황도 전해졌다. 리천 역시 판빙빙의 탈세 의혹이 제기된 이후 7월 초부터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지 않고 공식 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리천은 지난 5월 말부터 미국에 체류하며 드라마 <칠일생>을 촬영하고 있다. 촬영이 대부분 사막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고 목격담도 적었다는 것. 이후 리천은 지난 8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 VCR로 등장해 근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 속 리천은 평소보다 크게 야윈 상태로, 약혼반지도 끼고 있지 않아 파혼설에 무게를 실었다. 리천의 절친한 친구인 배우 정카이는 8월 말 한 행사에서 기자들로부터 판빙빙과 리천의 파혼설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잘 모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판빙빙 실종사건은 미국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CNN에서는 최근 “중국 정계의 검은 자금이 연예계에 숨겨져 왔다”는 추측을 제기하며 판빙빙 사건을 방패로 고위급 공직자 비리를 엎으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에서도 “그녀를 알고 있는 어떤 사람도 그녀의 실종이 단순히 세금문제로 탈루된 세금만 다 납부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호탕한 성격에 애주가

판빙빙은 우리 나이로 38살이다. 상하이예술학교를 졸업했고, 드라마 <황제의 딸>로 유명해졌다. 이후 지금까지 영화 총 40편, 드라마 8편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중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과 <엑스맨>도 있다. 지난 5월에는 제시카 체스테인과 페넬로페 크루즈 등 세계적인 여배우들과 함께 또 다른 블록버스터인 <스파이> 영화홍보 활동을 하기도 했다. 중국을 벗어나 세계적인 스타로서 입지를 다지며 활발한 활동을 했다. 지난 2007년에는 매니지먼트 회사까지 설립해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는 등 만능 엔터테이너로 거듭났다.

그의 인기는 스크린 밖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 회사의 대표이기도 했던 그는 평소 직원을 가족처럼 아낀 것으로 유명했다. 직원들의 각종 대소사를 잊지 않고 챙겼다. 과거 “앞으로 회사에서 일하는 모든 미혼 여성의 결혼 비용을 책임지고 이들의 인생을 함께 논하며 한 명 한 명 시집을 보내겠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실제로 회사 설립 이후 그는 첫 번째로 결혼 소식을 알린 여성 직원에게 두둑한 축의금과 함께 목걸이를 선물했다. 게다가 결혼식 당일 테이블 음식까지 준비해 축하의 마음을 거하게 전했다. 10년간 장기 근속한 임원급 직원에게는 결혼 선물로 집까지 사줘서 화제였다. 그는 애주가로도 유명하다.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남자들과 대작해도 지지 않을 수준이라고. 남자 못지않은 화통한 성격도 인기 비결이었다. 이 같은 성향은 그의 아버지를 닮았다고 한다. 판빙빙의 아버지 또한 애주가로 유명한데, 지난 2015년 리천이 인사를 갔을 때 아버지와 술잔을 기울이다가 심하게 취해 잠들었다는 이야기도 오랫동안 회자됐었다.
 
 


중국의 사라진 셀럽들

# 유명 아나운서가 박제로?
판빙빙 실종으로 장웨이제 사건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장웨이제는 1990년대 중국 다롄TV에서 활동하던 아나운서다. 당시 전 충칭시 당서기였던 보시라이와 내연관계로 알려졌다. 그는 공공연히 유부남인 보시라이의 애인이라는 걸 드러내며 다녔다. 그러던 중 1998년 돌연 실종됐다. 당시 임신 8개월 상태였다. 2004년엔 장기 실종자 명부에 이름이 올랐고, 현재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던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열린 ‘인체의 신비전’에 실종된 장웨이제가 임신부 표본으로 활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표본의 얼굴이 장웨이제와 너무 닮았고, 표본의 임신 상태도 8개월이었다는 것. 게다가 전시회의 인체 표본 대부분이 다롄의 한 업체에서 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의혹은 한동안 지속됐다. 보시라이 부인의 복수극이라는 것인데, 당시 전시를 기획했던 독일인 해부학자 군터 폰 하겐스는 이 같은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현재까지 장웨이제의 행방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 재벌 총수도 예외 아냐
중국 투자회사 밍톈그룹 창업자인 샤오젠화 회장. 그는 지난 2018년 1월 27일 홍콩에서 사라진 뒤 지금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샤오 회장은 2016년 기준 개인 재산이 60억달러에 달하던 대부호다. 실종 이후 시진핑 국가주석 누나 부부의 재산 증식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당시 “샤오 회장이 보디가드 2명과 함께 홍콩 포시즌스 호텔 서비스드 아파트에서 공안들에게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고 전했다. 밍톈그룹 사이트는 현재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위챗에 개설한 계정에 있는 모든 내용도 삭제됐다. 현재까지 중국 당국은 샤오 회장의 행방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생사조차 불명확하다. 뇌물 및 돈세탁 연루설과 권력 내부 투쟁설 등 소문이 돌았지만, 당국은 그의 구금 여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 중국 국적을 포기한 중국 스타들
판빙빙의 사태로 인해 중국 국적을 포기한 중국 스타들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 국적을 포기한 스타에는 조미, 공리, 유역비, 장철림, 탕웨이 등이 있다. 조미는 지난 2008년 사업가 남편과 함께 싱가포르에서 혼인신고를 했으며, 두 사람 모두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했다. 1996년 싱가포르 국적의 기업인과 결혼한 중국 대표 여배우 공리 역시 2008년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했다. 유역비는 미국 국적을, 장철림은 영국 국적을 취득했다. 탕웨이는 2008년 홍콩 영주권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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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공리, 유역비, 탕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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