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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현송월·응원단 평창 찾은 북한 여성들

2018-02-27 13:34

취재 : 황혜진 기자  |  글 : 조선DB,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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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약 400명의 북한 여성들이 한국을 다녀갔다. 백두혈통부터 당·군·정 소속 예술단장과 예술단원들에 미녀 응원단까지, 평창을 다녀간 북한 여성들의 이모저모.
‘실세’ 김여정, 어렸을 땐 말괄량이?

북한의 신무기, 평창 올림픽 홍보 금메달, 북한의 이방카…. 북한 최고지도자의 직계혈통, 이른바 ‘백두혈통’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김여정(31)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외신들로부터 부여받은 별명들이다. 그녀는 이번에 국제무대에 얼굴도장을 제대로 찍고 돌아갔다. 도도하고 꼿꼿한 자세로 말을 아끼다가도 ‘한방’이 필요한 자리에서는 적극적인 태도에 환한 미소를 더해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는 평이다.
김 부부장은 김정일과 셋째 부인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2004년 5월 사망) 사이에서 김정철·정은에 이어 태어난 막내딸이다. 김정은과 함께 1990년대 후반부터 수년간 스위스 베른의 공립 초등학교에서 유학했고 이후 김일성종합대학 특설반을 졸업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특별히 답하는 일 없이 시종일관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20대 중반까지도 천방지축 말괄량이 소녀 같은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2012년 오빠인 김정은의 능라인민유원지 개관 행사 때에는 도열한 노동당 군부 핵심 인사 뒤를 깡총거리며 뛰어다녔고, 오빠 모습이 재밌다는 듯 치아를 드러내며 크게 웃는 모습이 공개됐다. 후에 친구 10여 명과 함께 이곳을 찾아 놀이기구를 타기도 했는데, 친구들이 소리를 지르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것과 다르게 김여정 부부장은 발장난을 하며 쾌활하게 손을 흔들었다고 한다.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의 후지모토 겐지는 회고록에서 “(김정일은) 여정이 귀여워 어쩔 줄 몰라 했다”고 전했다.

결혼과 임신 여부도 관심이다. 2015년 왼손 약지에 반지를 끼고 김정은의 육아원 시찰을 수행하는 모습이 공개돼 결혼설이 제기됐었다. 대북 소식통에 의해 최룡해 당비서의 아들 최성과 결혼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최성이 2014년 교통사고를 당한 후 사망했다는 말도 있다.

평창을 찾아서는 마른 몸에 비해 배가 조금 나온 듯해 또 임신설에 휩싸였다. 김여정이 방남 기간 우리 정부 관계자에게 임신 사실을 이야기했다는 말도 들린다. 임신설은 “김여정의 임신 사실을 알고 의전했느냐”는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가 “노코멘트하겠다”고 답해 그 가능성에 더 힘이 실렸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2015년 4월 국회 정보위에서 김 부부장이 그해 5월 출산할 것으로 추정하고, 남편은 김일성대 동기생으로 추측했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김 부부장은 둘째 임신 중에 평창에 온 것이다.

김정은에게 복종하고 권력에는 일절 손을 대지 않는다는 김정철과 달리 김 부부장은 김정은 체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고모인 김경희가 김정일 시대 2인자로 꼽혔듯, 이번 방남의 성과에 힘입어 ‘남매 정치’를 이어갈 거란 전망이다.
 

현송월 단장·삼지연관현악단원은 모두 고위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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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지연관현악단. 2 2015년 3월 김정은의 동해 신도방어중대 시찰을 수행하며. 앳된 얼굴이 눈에 띈다. 노동신문. 3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4 2015년 1월 김정은과 평양육아원, 애육원을 찾은 김여정의 모습. 왼손 약지에 반지를 끼고 있다. 노동신문.

“단장인 제 체면을 봐서 박수를 더 크게 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송월(41)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은 시원시원한 성격과 화려한 무대매너로 한국인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 돌아갔다.

음악으로 주체사상을 가르치고 체제를 선전하기 때문에 북한은 음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직접 삼지연악단과 왕재산예술단을 창단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가 사망한 뒤 약 반 년 만에 모란봉악단을 창단했다. 예술단원들은 당이나 정부, 군에 소속된 공무원들이다. 현 단장도 마찬가지. 2014년 현 단장은 육군 대좌 계급장을 달고 모란봉악단 단장 자격으로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의 토론자로 나섰다. 이때 처음으로 그녀가 모란봉악단 단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북한이 2018년 평창올림픽 기념 공연을 위해 파견한 삼지연관현악단은 기존의 삼지연악단,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조선국립교향악단, 만수대예술단, 공훈국가합창단 등 6~7개 북한 예술단에서 최정예 연주자와 가수, 무용수를 뽑아 구성한 일종의 ‘프로젝트 그룹’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인 2월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2월 11일에는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각각 공연했다.

현 단장은 1차 때와 달리 서울 공연에서 직접 무대에 올라 객석을 술렁이게 했다. 그녀는 “통일을 바라는 뜻이 깊은 공연장이 바뀌지 말고 통일의 노래가 울렸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우리 온 민족이 지켜보는 이 자리에서 화해와 단합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러 나왔다”고 하고는 ‘백두와 한라는 내 조국’이라는 노래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평양에서도 다 들리게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하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현 단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연인이었다는 설도 있고, 김정은 위원장의 첫사랑이었다는 설도 있으나 확인된 바는 없다. 방남 내내 그녀의 패션에 이목이 집중됐다. 일각에서는 현 단장의 가방이 2500만원에 달하는 명품 브랜드 헤르메스 사의 클러치백과 비슷하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현 단장은 방남 일정을 마치고 북한에 돌아가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북한이 공개한 기념사진에서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은 방한기간에도 선보였던 연습복 차림에 부동자세로 서서 포즈를 취했지만, 현 단장은 정장을 입고 김정은과 같이 나란히  앞줄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
 

조금 더 여유 있어진 응원단, 취재진 질문엔 말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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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응원단.

올림픽 응원을 위해 방문한 총 229명의 북한 응원단원은 경기장의 흥을 돋우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대 초중반 여성으로 구성된 응원단은 북한 선수를 응원할 때는 인공기를 흔들었지만, 남한 선수를 응원할 때는 한반도기로 바꿔 들고 “조국 통일”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갑습니다’ ‘휘파람’ ‘아리랑’ ‘나의 살던 고향은’ 등 남북한 노래를 섞어 부르며 독특한 율동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과거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등으로 이미 세 차례 방문한 바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남쪽 열기나 관심이 덜하긴 했다. 하지만 그만큼 표정이나 행동이 훨씬 자유분방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다만 남측에 온 소감이 어떠냐나 ‘김일성 가면’이라는 의혹을 낳았던 남성 가면에 대해 취재진이 질문할 때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김정은 부인 리설주
‘동지’에서 ‘여사’로 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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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29)에게 처음으로 ‘여사’ 호칭을 사용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지난 2월 8일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북한 건군절 기념 열병식 행사를 녹화 방영하면서 “김정은 동지와 리설주 여사가 열병식장에 나오셨다”고 밝힌 것. 김정은 집권 첫 해인 2012년 리설주를 처음 등장시키며 줄곧 ‘리설주 동지’라고 불러오던 것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그간 ‘여사’ 호칭은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에게만 부여됐었다.

리설주는 대학 교원인 아버지와 산부인과 과장이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평양 금성제2중학교를 졸업하고 중국에서 유학하며 성악을 전공했다. 보천보전자악단, 은하수관현악단에서 활동하다 2009년 김정은과 결혼했다. 자녀가 셋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둘째만 딸(주애)로 드러났을 뿐 첫째와 셋째 성별은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INTERVIEW
 
북한 예술선전대 출신 탈북민 유현주
“응원단·예술단원들, 표현 못 해도 속으로 만세 불렀을 것”

Q 이번 방남단 구성을 어떻게 보나. 최고지도자 직계혈통부터 고위 간부, 예술인, 체육인까지 다녀갔다. 남한과의 대화나 교류에 대한 의지를 북한이 보여준 것 같다. 특히 김여정은 김정은의 친동생으로서 백두혈통의 최고 자격으로 한국에 왔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그만큼 북한도 남한과의 대화가 절실함을 보여준 것 같다. 현송월 단장이 모란봉악단을 이끌고 있는 만큼 이번에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맡으면서 김정은 전용악단인 모란봉악단 단원들을 주축으로 멤버를 구성해 올 줄 알았다. 현송월 단장만 나타난 것은 한국 언론들에서 한때 숙청이니, 사형이니 하며 항간에 나돌던 소문을 북한에서도 알고 있고, 한국에서 현송월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것을 알기에 일부러 현송월을 앞세워 더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와보려는 의도였다는 생각이 든다.
 
Q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방남단을 지켜보는 감회가 남달랐겠다. 남북이 그리 멀지 않음을 느꼈고, 통일 의지만 확고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지않아 통일이 되어 하나 된 나라에서 기차 타고 그리운 고향에 갈 꿈에 들뜨기도 했다.
 
Q 김여정 부부장의 결혼, 남편, 임신에 대해 추측성 보도가 많았지만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여성 고위공직자의 결혼에 대해 따로 보도하거나 널리 알리는 분위기는 아닌가 보다. 북한 당국에서 강연회나 전원회의를 통해 통보해주지 않는 한 김 부자들은 물론 당 간부들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알려주지 않은 사실을 우연히 듣게 되는 경우가 있고 조용히 사라지는 사람들도 있어 알려고 하지 않는다. 몰라도 되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가족을 잃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Q 김여정 부부장은 북한 인민들에게 이미지가 어떤가. 백두혈통의 귀한 공주처럼 여겨지기도 하나. 아직까지는 일인 독재체제이기에 김정은의 우상화 작업에 몰두하고 있고 김여정에 대해서는  따로 거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중앙당 조직부부장을 맡고 있고 김정은 옆에 나란히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니 북한 주민들은 얘기를 안 해줘도 추측이나 소문을 통해 그녀의 위치를 알게 된다.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검은색 한복을 입고 김정은 옆에서 슬피 울던 모습이 김여정의 존재를 알게 된 시작이었다고 볼 수 있다. 공주 같은 이미지보다는 북한 김 부자들의 자손으로서 여성 지도자, 여성 정치인의 이미지가 더 강한 것 같다.
 
Q 현송월 단장은 예술인으로서 어떤 평가를 받는 인물인가. 북한 인민이 보는 현송월 단장의 이미지가 궁금하다. 북한 김정일 시대에 김정일 전용악단인 왕재산경음악단에서 활동하던 가수로 이름만 기억하고 있었을 뿐 당시엔 그리 유명하지 않았다. 어느 날 갑자기 모란봉악단 단장으로, 대좌라는 계급장을 달고 나와 많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Q 북한에서 가수나 음악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나.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장래 희망인가. 한국 청소년들이 아이돌 가수나 배우가 되고 싶어 하듯 북한도 똑같다. 예술인으로 성공하여 티브이에 나온다면 집안 경사이고 엄친아, 엄친딸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꿈을 꾼다고 해서 모두 이룰 수는 없기에 힘 있고 빽 있는 집 자녀들이 예체능 쪽으로 가는 편이다. 그마저도 지원자가 많아 경쟁률이 꽤 높다.
 
Q 응원단도 마찬가지인가. 응원단은 주로 당에 충성도가 높은 집 자녀, 즉 출신 성분이 좋은 집 여성들로 구성된다. 20대 초중반에서 뽑는데 인물과 키가 준수해야 하고, 심의를 거쳐 통과해야 한다. 해외여행의 자유가 없는 폐쇄된 북한에서 북한을 떠나 다른 나라를 가보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가장 큰 소망이기에 이번에 응원단이며 예술단원들은 겉으론 표현하지 못하지만 속으로는 만세를 불렀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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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주는…
함경북도 청진 출생. 청진예술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예술선전대 기악팀장 및 선전부 아나운서로 활동하다 2005년 탈북했다. 한국에서 통일·안보강사,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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