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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때문에 고개 숙인 정치인들

2017-10-18 09:56

취재 : 황혜진 기자  |  사진(제공) :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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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아들의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아들이 군대 내 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입건됐을 때에 이어 두 번째다. 정치인들이 자녀의 언행 때문에 몸살을 앓아야 했던 사례를 살펴봤다.
필로폰 밀반입과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
남경필 경기도지사 장남 마약 투약으로 구속
“아들 사랑하지만 사회인으로서 죄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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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이 또다시 아버지의 고개를 숙이게 했다. 3년 전 군복무 당시 후임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된 데 이어 이번에는 마약 밀반입과 투약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의류업체에 근무하던 남 지사의 장남 남모 씨(26세)는 9월 회사에 휴가를 내고 중국으로 출국해 유학 시절 알고 지내던 중국 지인의 소개로 필로폰 약 40만원어치인 4g을 구입했다. 이는 약 1백3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약 일주일 후 이를 속옷에 숨긴 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남 씨는 강남구 선릉역 인근 자신의 자취방에서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덜미가 잡힌 것은 즉석 만남 데이트 앱에서 “얼음(마약)을 갖고 있으니 같이 화끈하게 즐길 사람을 구한다”며 여성을 물색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남 씨는여성으로 위장해 마약범과 성매매를 단속 중이던 경찰에 9월 18일 긴급 체포됐다. 

당시 독일 출장 중이던 남 지사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다음 날 급히 귀국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도지사로서 경기도민과 국민들께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또 일어나도록 된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버지로서 무한한 책임과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무거운 얼굴로 기자회견을 연 남 지사는 “아들이 너무나 무거운 잘못을 저질렀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아버지로서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아들이 수감된 성북경찰서 유치장을 찾았다. 양손에 쇼핑백을 들고 온 남 지사는 “오전에 둘째 아들이 면회했는데 (첫째 아들이) 옷이랑 노트가 필요하다고 했다길래 가져왔다”고 했다. 30분간 면회를 마친 남 지사는 “아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사회인으로서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있는 대로 죄를 받아야 한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모르길래 말해주고, 지은 죄를 받은 것이라고 얘기했다. 안아주고 싶었는데 (칸막이로) 가로막혀 있어서 못 안아줬다”고 안타까워했다.

남 지사의 장남이 군대 내 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남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저는 경기도지사로서 1천만 명이 넘는 경기도민의 부름을 받고 선택됐다. 공인(公人)으로서의 역할을 흔들림 없이 하겠다”며 “사인(私人)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장제원 의원 아들 조건만남 논란
“수신제가 못해 반성… 미안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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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도 아들 때문에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올초 M.net <고등래퍼>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용준 군(17세)이 소셜미디어에서 ‘조건만남(성매매)’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장 의원은 당시 바른정당 소속으로 당 대변인과 부산시당위원장을 맡으며 어느 때보다 높은 인지도를 구가하고 있었지만 모든 당직에서 물러났다.

장 의원은 “수신제가를 하지 못한 저를 반성하겠다”며 “아들 문제뿐만 아니라 저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분께도 참회하는 시간을 가지겠다. 다시 한 번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당직 사퇴와 사죄 이후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한 비난이 쇄도하자 “때론 유명인들이 인터넷 댓글을 보고 자결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다”며 “비판을 비판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라도 살인적 욕설과 비하, 조롱은 자제해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9월 용준 군은 노엘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첫 음반을 발표했다. 장 의원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과 아픔을 겪었지만 내일 아들 노엘의 첫 음반이 나온다. 음악활동 자체를 반대하고 꾸짖었던 아빠로서 가슴이 많이 아프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지금은 무척 대견하다. 사랑한다”며 아들을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막내아들의 “국민 정서 미개하다” 발언
정몽준 전 의원 “아이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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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전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2014년 4월 막내아들 예선 씨(당시 19세)의 소셜미디어 글로 논란에 휩싸였다.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상황에서 예선 씨가 유족을 비난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예선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족들이) 대통령에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에 물세례 하잖아.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라며 “국민이 미개한데 대통령만 국민의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된다. 국민이 미개하니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느냐”고 적었다.

논란이 커지자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행동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다.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다.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유가족, 실종자 가족,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두 차례 고개를 숙였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예선 씨는 지난 6월 큰누나인 남이 씨 결혼식에 가족들과 함께 참석해 오랜만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 없다”는 딸에
고승덕 전 의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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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고승덕 전 의원은 선거를 사흘 앞두고 이혼한 전 아내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희경 씨(당시 27세)의 소셜미디어 글로 큰 상처를 입었다. 미국에 사는 희경 씨는 “(아버지가) 자기 자녀들의 교육을 맡은 적이 없다. 전화와 인터넷이 있어도 우리 남매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며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고 전 의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딸이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학부모 행사에도 참석했고 가끔 전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아왔다”며 “자녀를 이용해 나를 끌어내리려는 공작 정치”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희경 씨는 다시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글을 쓴 것이지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 전 의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거리 유세현장에서 “못난 아비를 둔 딸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왼손을 번쩍 들고 절규했다. 하지만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리던 그는 끝내 고배를 마셨고, 패러디 영상만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고 전 의원은 “아픈 가족사에 대해 세세한 말씀을 드리기 어렵지만 아버지로서 결별 과정과 재혼으로 인해 아이들이 받은 마음의 큰 상처에 평생 미안한 마음”이라며 “지난 10여 년 동안 청소년 활동과 봉사에 매진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청소년 교육 사단법인인 드림파머스 대표와 가출 청소년을 위한 상담과 치료 교육을 지원하는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으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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