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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장관의 몰락 조윤선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

2017-01-25 11:30

취재 : 임언영 기자  |  사진(제공) : 조선일보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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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으로 인한 특검 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의 몸통이라는 의혹을 받은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구설의 중심에 섰다. ‘박근혜의 여자’, ‘스타 장관’이라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조 장관은 특검의 청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최초의 현직 장관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문체부 노조에서 조 장관의 사퇴 촉구 성명문을 발표했을 정도로 문체부 내부의 여론도 좋지 않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박근혜정부와 함께 스타로 등극했다. 당시 박 당선인의 대변인이었던 조 장관은 정권 출범 이후 화려한 수식을 달고 장관으로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첫 여성 대통령의 첫 여성가족부 장관, 출범 이래 최연소 여성가족부 장관 등 이 모든 화려한 수식이 조 장관의 것이었다.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사법고시 합격,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한국시티은행 법무본부장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 대변인까지 초엘리트 코스만 걸어온 조 장관이다. 여기에 눈길을 끄는 화려한 외모와 똑 부러지는 화술, 높은 문화적 소양까지 갖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많은 여성들이 동경하는 인물이 되었다. 열혈 오페라 팬인 조 장관은 오페라 동아리 ‘라 돌체 비타’를 만들어 틈틈이 오페라 공부를 하면서, 관련 저서를 출판하기도 했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시공사, 2007), <문화가 답이다>(시공사, 2011)가 조 장관이 펴낸 책이다.

차세대 리더, 여성 정치인의 롤모델 등 당시의 찬사로 봤을 때 조 장관의 일생은 온통 장밋빛이어야 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여성가족부를 거쳐 청와대 첫 여성 정무수석으로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으며, 이후 문체부로 옮겨서 장관직을 두 번째로 역임하고 있다. ‘박근혜의 여자’라 불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잘나가던 박근혜의 여자, 급브레이크
 
이렇게 잘나가던 조 장관은 지금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암흑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국정농단으로 인한 특검 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윤선 장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의 몸통이라는 의혹을 받은 것이다. 그간 청문회 등을 통해서 일절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조 장관이었으나, 특검 수사의 압박 속에서 결국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최초의 현직 장관 신세까지 됐다. 그간 각종 매체나 청문회를 통해서 ‘잘 모르는 사이’라고 일관했던 김기춘 비서실장과 함께 조사를 받고 실질심사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조윤선 장관의 모습이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조사가 진행될 때마다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의 몸통이었으며 주장한 상당한 부분이 거짓 진술이었다는 것이 속속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의 반대집회를 지시한 정황까지 나왔다. 조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 어버이연합을 동원해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포착된 것. 이로써 청와대와 어버이연합의 연결고리 역할을 조 장관이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당시 나빠진 여론을 돌리기 위해서 집회를 관리한 것이다.
 
 
오페라를 사랑하는 문화 장관의 민낯

조윤선 장관은 오래전부터 문체부 장관을 꿈꿨다고 한다. 법조인이었음에도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라는 책을 쓸 정도로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었다. 조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서 “이 문제로 많은 문화예술인은 물론 국민께 심대한 고통과 실망을 야기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조 장관이 보인 책임 회피 발언과 증거인멸 시도 등 책임감 없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 함께 일을 하는 문체부 노조에서도 조 장관의 사퇴 촉구 성명문을 발표했을 만큼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존경받고 책임감 있는 리더였다면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반응은 정반대였을 것이다.

조 장관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 역시 이미 상당히 돌아서 있다. 오래전부터 문체부 장관을 꿈꿨다며, 문화를 잘 아는 장관으로서 본인을 내세우며 기대감을 키우던 조 장관이었기에 실망감도 더 컸다.

특검의 수사는 한창 진행 중이다. 하루가 다르게 수사 상황이 달라지거나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생기는 요즘이다. 문화계 주변에선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과 관련된 수사도 종결될 때까지는 종결된 것이 아니지만, 한때 클래식을 사랑하고 문화를 이해한다고 알려진 엘리트 여성 정치인의 민낯이 공개돼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는 반응이다. 오페라를 사랑해서 직접 동아리를 만들 정도로 예술을 이해하던 문화인이 정치나 이념적인 이유로 문화예술인을 줄 세워 각종 지원에서 배제시키는 등 정치적 악용을 주도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이 아이로니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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