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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스타일링 완성한 청담동 미용실

직접 가서 본, 세월호 7시간 진실의 중심

2016-12-26 15:20

글 : 임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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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 한 매체에서 세월호 참사 날 박근혜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했다는 사실을 보도한 다음, 헤어를 담당한 정송주 원장이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정 원장은 국민 모두가 궁금해하는 7시간의 진실을 알고 있겠다는 합리적인 의혹에서다. 청담동 미용실에 직접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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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후 3시 22분. 박근혜 대통령의 헤어를 전담하는 미용사인 청담동 토니앤가이 정송주 원장이 청와대에 도착한 시간이다.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정 원장의 자매도 함께했다. 이로써 베일에 싸여 있던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중 90분의 시간이 확보가 됐다. 적어도 그 시간 동안 대통령은 올림머리를 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했다.
보도에 의하면 정 원장은 대략 오후 1시 전에 청담동 숍에서 출발했다. 급하게 나간 탓에 그날 오후에 예약되어 있던 일반 손님들의 예약이 취소되었다고 한다. 청담동에서 청와대까지 가는 시간은 평일 낮이라도 적어도 한 시간은 소요된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적어도 12시에는 세월호 소식을 들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 원장은 이날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하기 전 박 대통령의 헤어를 담당했다. 당시 평소의 완벽한 올림머리와는 다르게 흐트러진 머리를 연출했다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 절대 침묵을 유지해왔던 청와대였기 때문에 논란이 많이 됐다. 그 촌각을 다투는 시각에 미용사를 불러서 머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이들이 죽어가던 그때 대통령이 머리를 올리고 있었다는 배신감에 국민들의 분노지수가 올라갔다. 세월호 당일 외부인 출입이 없었다는 주장을 해왔던 청와대 경호실 차장의 발언은 거짓이었던 것이다.
논란이 일자 그 모든 것을 밝힐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던 청와대는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을 위해 총무비서관실 소속으로 2명의 계약직을 채용하고 있다. 4월 16일 출입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오후 3시 20분경부터 약 1시간가량 청와대에 머문 것으로 확인되며, 당사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20여 분이다”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굿판설, 성형시술설 등 각종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적어도 90분의 팩트는 확보하게 된 셈. 어쩌면 정 원장은 그날의 진실을 알고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모두에게 생겼다. 원장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청담동에 위치한 토니앤가이 미용실을 찾았다.
 
# 직접 가보니…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청담동 고급 미용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토니앤가이 미용실을 찾았다.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맞은편, 고급 편집숍들 사이에 황금색 외관이 눈에 띄는 건물이다. 1~2층에는 TWG라는 고급 찻집이 있는데 내부공사 중이었고, 미용실은 3~4층 두 층을 사용하고 있었다. 외관은 골드 컬러의 화려함을 자랑했지만, 미용실 실내공간은 화이트를 콘셉트로 한 깔끔한 느낌이었다. 청담동 미용실답게 조용하면서도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분위기, 서비스도 좋은 곳이었다.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곳이라 붐비는 느낌이 없었다.
이곳의 헤어디자이너는 원장, 부원장, 시니어 디자이너, 디자이너 이렇게 네 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헤어커트와 펌의 비용이 각 등급마다 다르다. 외부에 공개되어 있는 원장의 시술비용은 커트 11만원부터, 기본 펌은 22만원부터, 디지털 펌과 매직스트레이트는 29만원부터, 컬러 염색은 12만원부터로 책정되어 있었다. 디자이너의 경력에 따라 가격은 낮아지지만 가장 저렴한 디자이너의 시술비용도 헤어커트 5만5천원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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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오후, 머리 손질을 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세월호 관련 보고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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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주 원장의 남편 김대식 토니앤가이 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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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원장이 최순실로부터 박 대통령을 소개받은 시점은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던 200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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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원장이 최순실로부터 박 대통령을 소개받은 시점은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던 2005년이다.

* 사진은 모두 토니앤가이 홈페이지에서 발췌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12월 9일 탄핵이 가결된 날이었다. 정 원장은 평소대로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입구에 있던 청담점 지점장이 “지금은 손님을 응대하고 있고, 그 어떤 인터뷰 요청에도 응할 수 없다”고 했다. 세월호 당일에 올림머리를 했다는 사실이 보도된 이후 굉장히 많은 취재진이 찾아와서 힘들다는 것이 이유였다. 또 지점장은 “수년째 대통령의 헤어를 담당한 것은 맞지만 최근 보도된 내용 중에 사실과 다르게 와전된 부분도 많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말을 하겠지만, 지금은 그냥 조용하게 있을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도 답답한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도를 계기로 정 원장과 대통령의 인연 역시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을 계기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밝혀졌고, 정 원장의 남편이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 등록을 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을 받고 있다.
 
# 정 원장은 어떤 사람?
최순실로부터 시작된 인연

정송주 원장은 최근 10년 동안 박 대통령의 헤어를 전담해온 미용사다. 매일 아침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하고, 해외 일정이 있으면 동행하는 최측근 중의 최측근. 여동생 정매주 씨는 대통령의 메이크업 담당이다. 토니앤가이 대구점, 청담본점 점장, 토니앤가이 아카데미 이사를 지냈다. 자매는 2013년 대통령 취임 때부터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소속으로 관저를 드나들었다. 대통령이 해외순방 행사를 할 때는 전용기를 함께 탔다.
그런데 이곳이 최순실의 단골 미용실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 옷과 가방에 이어 헤어와 메이크업까지 어김없이 최순실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분개했다.
실제로 정 원장은 최순실로부터 박 대통령을 소개받았다.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지내던 2005년이었다. 이때부터 박 대통령의 올림머리가 시작됐다. 게다가 정 원장의 남편인 김대식 대표가 지난 20대 총선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토니앤가이 아카데미 대표로 등록되어 있는 정 원장의 남편 김대식 대표는 사회복지 전문가로 서울복지신문사 대표를 겸하고 있기도 하다. 정 원장은 1984년 영국에서 미용실을 운영했었는데, 당시 유학 중이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부부는 10년 뒤인 1994년 영국의 헤어브랜드 토니앤가이를 국내로 들여왔다. 지금은 청담동, 이촌동, 잠실 등 전국 30여 개의 체인점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김대식 대표는 새누리당 내에서 문화예술정책과 관련해서 많은 일을 하고 있고, 누리스타 부단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평생 미용인인 아내와 함께해온 덕분에 미용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의원으로 당선이 된 것은 아니지만 인천 동구·중구, 강화군, 옹진군 지역에 출마했던 남편 덕분에 경력 의심을 받고 있는 정 원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본인은 떳떳하게 자수성가한 사람인데 무슨 특혜를 받은 것처럼 비치는 것에 억울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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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고수하는 이유는?
육영수 여사의 향수 불러일으키는 이미지 정치

세월호가 물에 가라앉는 절박한 순간에도 왜 대통령은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올림머리를 고수하려고 했을까. 대통령의 헤어스타일은 고 육영수 여사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강력한 이미지 정치를 했던 박 대통령은 한복을 즐겨 입던 육영수 여사의 품격 있는 모습을 고스란히 답습했다. 사실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탄핵 이전까지 이런 대통령의 정치적인 전략은 굉장히 성공적이기도 했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올림머리가 본인의 의지만은 아니라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헤어스타일을 바꿀 생각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헤어스타일을 한번 바꿔봤는데, 새마음봉사단 식구들은 말할 것도 없고 뵙는 분들마다 옛날 머리가 훨씬 좋다고 하셔서 다시 옛날 모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그에 대한 인간적인 매력보다는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를 느껴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입증하는 말이기도 하다.
트레이드마크 격인 올림머리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는 대통령 당선 이전에도 있었다. 2007년 2월 한나라당 전 대표 신분으로 미국을 방문한 대통령은 보스턴 공항 검색대에서 경고음이 울리는 수모를 당했다. 10분 정도 정밀검색을 당했는데, 확인 결과 문제는 머리핀이었다. 올림머리를 하면서 부분 가발을 착용했는데, 이때 사용된 철제 머리핀이 경고음을 울리게 한 것이다. 당시 검색요원들은 박 대통령을 별도의 공간으로 데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뒤졌다. 머리핀의 개수는 모두 24개였는데, 마지막 하나를 찾지 못해서 시간이 지체됐다고 한다. 다행히 당시는 지금처럼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나쁘지 않은 시점이었다. 오히려 의전 대접을 제대로 하지 않은 보스턴 공항 검색대를 비난했고, 박 대통령이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그게 룰인데 지켜야 한다”고 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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